전부터 한국어가 중국티베트어족에 속할 수 있다고 했고,
한국어는 상고음 시대의 중국어가 일본어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언어라고 했지만
과연 정말 한국어에 있는 일본어하고 비슷한 어휘가 일본어에서 온 외래어인가?
그러면 이제 한번 이것에 대해 알아 보도록 하자.
사실 한국어에 있는 일본어하고 비슷한 어휘를 보고
반대로 한국어는 원래 일본어하고 비슷한 언어였는데,
상고음 시대의 중국어의 영향을 받아서 이렇게 변했다고 보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비록 거리에 비해서는 한국어하고 일본어는 서로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국어하고 일본어는 어느 정도 서로 영향을 받은 것이 확실하고,
일본어가 한국어에 영향을 끼친 것이 한국어가 일본어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면 한번 알아 보도록 하자.
아무튼 대부분 아는 사실일 수 있지만 모음은 자음에 비해 빨리 변한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같은 계통에 속하는 언어라고 해도 모음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가까운 언어라고 해도 그런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래 전부터 모음까지 포함해서 기록이 많이 남아
모음에 대해서 그나마 어느정도 알 수 있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는 언어들도
알기 힘든 경우가 많다.[1]
그러면 한번 오래 전부터 기록이 남은 게르만어파에 속하는 언어들을 보자.
english - german - danish - swedish
hand [ˈhænd], [ˈhænd/ˈhæn̥] - hand - hånd[ˈhɐnˀ] - hand
to give[təˈgɪv] - geben - give[ˈgɪvə/ˈgɪwə] - giva
to go[təˈgɜʊ], [təˈgɔʊ] - gehen - gå[ˈgɐ] - gå
stone[ˈstɜʊn], [ˈstɔʊn] - stein - sten[ˈsdɛn] - sten
far[ˈfɑ:], [ˈfɑ˞] - fern - fjern[ˈfjɛɐn] - fjärran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기초 어휘가 모음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자음은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계통이 갈다고 해도 모음이 일치하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여기서 아이슬란드어까지 포함시키면 더 복잡해 지지만
아이슬란드어는 라틴어에서 온 외래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나중에 라틴어에서 온 외래어까지 비교하자면 부적합해서 뺐다.
아무튼 그러면 한번 라틴어에서 온 외래어를 보자.
english - german - danish - swedish
discuss[dɪsˈkɐs] - diskutieren - diskutere[ˌdɪsgəˈtɐ] - diskutere
legal[ˈli:gəl], [ˈligəl] - legal - legal[lɪˈgæl/lɪˈgæʊ] - legal
separation[ˌsɛpəˈɹeiʃən], [ˌsɛpə˞ˈɹeiʃən] - separation - separation[sɪˌpɑrəˈɕɔn] - separation
참고로 영어는 영국식하고 미국식을 둘다 썼는데,
첫번째가 영국식이고 두번째가 영국식이다.
보면 알겠지만 라틴어에서 온 외래어는 모음이 비교적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일단 발음이 많이 변해서
철자가 불규칙적인 영어하고 덴마크어는 발음 기호까지 표시했으나
고유어에 비하면 모음이 상당히 규칙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한국어와 일본어 사이에 나타나는 비슷한 어휘들은
특정 시기에 어느 한쪽에서 들어온 외래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 이 단어들이 한국어에서 일본어로 들어온 외래어일까
사실 이것에 대해서는 간단하다. 일본어가 계통도 중국티베트어족 한국어파에 속하는 언어인지
아니면 고립된 언어인지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것과 달리
적어도 일본어는 일본어족에 속하는 언어들끼리와의 관계는 어느 정도 알려졌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어족이 정말 일본어족인지 아니면 다른 대형 어족에 속하는 어파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것에서는 딱히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아무튼 한국어와 일본어의 비슷한 단어를 보자.
middle korean - middle japanese
wih - upe, woriru
ɑtsɑm - asa
mɨr < *mis - midzu
보면 알겠지만 모음까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말고도 한국어와 일본어의 기초 어휘에서 비슷한 단어는 적지만
모음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2]
그러면 한국어가 중국티베트어족에 속한다고 할 경우
한국어 기초 어휘는 과연 중국어하고 모음까지 일치할까?
사실 이것에 대해 알 수는 없다.
어째서냐면 상고음은 중고음하고도 모음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보는 학자들이 많고,[3]
심지어 중고음에 대해서도 모음에 대해 확실하지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인정되고 있는 정장샹팡(鄭慞尙芳)의 발음을 보도록 하겠다.[4]
old korean - old chinese
*park-ta < prak-ta - *mraŋ明
*kak - *khen犬
*lip - *labs葉
보면 알겠지만 그다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상고음의 모음은 중고음의 모음도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한 상태라 알 수 없다고 봐야 한다.
아무튼 이런 것을 보면 한국어에 있는 일본어하고 비슷한 단어가 일본어에서 온 외래어일 확률이 높다.
[1] The Status and Prevalence of Proto-Indo-European *ɑ, Adam Hyllested
[2] The Japanese-Korean Vowel Correspondences, John Whitman et al
[3] The *-i-/*-ji- Distinction in The Old Chinese Reconstruction System of Li Fang-Kuei, Zev Handel et al
[4] Zhengzhang et al
잘 모르겠지만, 그냥 혼자만의 생각으론..
원래 두 언어가 같은 언어군에 속하지 않았을까요?
한국어는, 일본어와 비슷했다가 아니라. 원래 일본어가
한국어랑 같은 군에 속했는데 한국어가 변했다가 맞을 거 같아요.
즉 고대에, 한반도에서 사람들이 일본으로 넘어가기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두 언어는 거의 같은 언어였고 그 뒤로도 꽤 오래 비슷했지만
대륙과 붙어 있는 한국어가 조금씩 변화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