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학계를 떠나는 한 박사과정 학생의 뜨거운 질타 2013년 9월 24일

 

이달 초, 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의 한 박사과정 학생은 졸업을 몇 달 앞둔 상황에서 학교를 그만두며 학교의 모든 연구원에게 편지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그의 편지는 1000 번이 넘는 트위터의 RT와 13000 번의 페이스북 like 를 받았습니다. 아래는 그 편지의 요약입니다.

 

{내가 박사과정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나는 학계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고 믿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학계는 차라리 거대한 지원금을 집어 삼키면서 무의미한 결과들만을 양산하는 진공청소기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은 학문의 진전보다 자신의 이력만을 신경쓰는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습니다.

아래에 구체적인 학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에 앞서, 나는 두 가지를 먼저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모든 것들은 내가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세계 여러 곳의 학문적 동료들과의 대화를 통해 내가 느낀 점들입니다. 또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이 내가 말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이 글을 통해 특정한 누군가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학계는 더 이상 제어 불가능한 상태로 빠져들었다는 것을 말하려고 합니다.

나는 오늘날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실제로 무언가를 ‘배우고’ 학문에 어떤 기여를 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대학원에 진학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적어도 나는 그랬습니다. 만약 당신도 그렇다면, 내가 아래에 기술한 좌절들에 어느 정도는 동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중요한 것은 더 이상 과학이 아닙니다. 비즈니스입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학문의 목적은 우리를 둘러싼 우주를 이해하고, 진실을 찾으며, 이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배워왔습니다. 나는 이 진실을 찾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단호한 정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학계에 들어와 가장 처음 배우는 것은 ‘너무 정직함’이 곧 ‘너무 솔직함’으로도 불리며 여러분의 단점으로 생각된다는 사실입니다. 또 자신의 연구를 ‘광고’해야 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해야 하며, 단어의 선택에 있어서도 전략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배웁니다. 사람들은 연구의 내용보다는 화려한 발표에 신경을 쓰며, 인맥 역시 부도덕하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활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학계의 모든 비즈니스적인 측면을 알고 나면 이런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연구가 가끔씩 나온다는 것에 오히려 놀라게 됩니다.

 

2. 젊은이여, 열심히 연구하라. 언젠가는 당신도 연구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나는 가끔 학계의 많은 연구가 나와 같은 학생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어이없음을 느낍니다. 진정 학문을 전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수많은 교수들이 학문 연구에 쓰는 시간은 극히 적습니다. 많은 이들이 학생이 작성한 논문을 읽어주는 댓가로 자신을 저자에 포함시키기를 요구합니다. 학생들 역시, 자신이 연구를 하는 이유가 언젠가 자신도 직접 연구를 할 필요가 없는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인지 궁금해 합니다.

 

3. 학계의 퇴행적 현실:

박사과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들이 스스로 연구 주제를 선택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도교수의 취향에 따라 연구 주제를 할당받게 된다는 사실과, 이 주제가 충분히 의미있는 것이 아님이 밝혀졌을 때의 책임을 학생들이 지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지도교수와의 알력은 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결국 학생들은 현실적 이유로 스스로를 어느 정도 속이게 되고 이는 이들의 미래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4. 독창성은 곧 독이 된다:

독창적인 연구는 대체로 출판되기 힘듭니다.

또 오늘날과 같이 논문의 수가 중요시되는 사회에서, 결과가 나오기까지 적어도 10년이 걸릴 지 모르는 새로운 분야를 연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이런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들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이상적인 학계라면, 이미 충분한 실력을 검증받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도전을 권장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이미 잘 알고 있으며 쉽게 논문을 쓸 수 있는 문제에만 도전하고 있고, 그 결과 그들의 이력서에는 하나의 분야에 있어 작은 차이들을 발표한 많은 수의 논문들로 가득차게 되었습니다.

 

5. 유행을 따르는 연구자들:

사실 유행하는 연구주제를 선택하는 것은 오늘날 연구자들에게 매우 편리한 방법입니다.

우선 다른 사람들에게 왜 이 주제를 택했는지를 복잡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당신의 연구를 사람들이 인용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인용지수의 상승은 당신의 인지도를 높이며, 당신은 당신과 비슷한 기회주의적 학자들 사이의 네트워크에 낄 수 있고 카르텔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불행히도 이러한 경향은 연구의 질을 낮출 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칩니다.

이들은 그 분야의 성장이 정체되었을 때 그 유행했던 연구방법을 적절하지 않은 다른 분야에도 적용하려 합니다.

 

6. 숫자에 중독된 연구자들:

오늘날 수많은 연구자들은 인용 빈도(citations), 피인용지수(impact factors), 논문 수 등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고 있습니다.

때로 이들은 익명으로 다른 사람의 논문을 검토하면서, 자신의 논문을 인용하라는 평을 남깁니다.

EPFL의 총장은 매년 우리 학교의 순위를 이야기하는 전체 메일을 보냈습니다. 나는 항상 이 순위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했습니다.

만약 총장이 우리 학교의 연구가 세상의 어떤 어려움을 해결했고, 어떻게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었는지를 말해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7. 옹고집과 폭력성:

나는 종종 학계의 많은 이들이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거나, 또는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부한 것에 악이 받혀 늦게서야 남들에게 복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학계에서의 공격성은 다양하게 표출됩니다. 이들은 피어리뷰를 통해 다른 이를 공격하며 학회에서 직접 서로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나는 한 분야의 가장 뛰어난 학자들 조차 새로운 방법론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쓰레기”라고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8. 학계는 가장 성공적인 사기 시스템:

학계의 모든 이들은 진지하게 자신들에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정말 필요한 존재들인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돈이 학계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그 결과로 자신이 속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이해되는 결과를 내어놓고 있으며, 그 결과 이들의 작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거의 가능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위의 것들이 나의 관점에서 본 학계의 문제점들입니다. 아마 다른 이들은 또 다른 문제점들을 여기에 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진짜 학문”은 이상적인 개념일 뿐이며 현재의 시스템에서 이를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나는, 나 역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이 마땅히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박사과정을 그만두는 것은 개인적인 결정일 뿐이며, 이것은 전혀 해결책이 아닙니다.

나는 단지, 사람들에게 이런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고, 그들이 어떤 책임감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아직 나의 동년배들 중에는 “학계” “학문”이 동의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생각을 접고, 다른 방법으로 나의 학문에 대한 열정을 추구할 생각입니다.

한 때 나도 내 이름 뒤에 붙을 ‘박사’라는 호칭을 꿈꾸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나는 그 꿈을 버립니다.

그렇다고 내가 지난 4년간 배웠던 모든 지식이 같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적어도 그 점에 대해서는 나는 이 학교에 무한한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이 글은 Pascal Junod의 블로그(http://crypto.junod.info/2013/09/09/an-aspiring-scientists-frustration-with-modern-day-academia-a-resignation/)에

올라왔으나 그가 쓴 글은 아니며 그 역시 저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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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 대학의 메타-연구 혁신센터(Meta-Research Innovation Centre) 2014년 3월 26일

 

2005년 의학연구자 존 요아니디스(John Ioannidis)는 “왜 대부분의 연구는 틀렸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소수의 실험대상을 통해 얻은 발견을 통계적으로 확대해석함으로써 의학분야의 과학적 발견들이 ‘재현불가능(irreproducible)’해지는, 곧 ‘틀린 사실’을 발표하게 되는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후 요아니디스는 연구방법에 관한 연구를 의미하는 ‘메타-연구’ 분야를 개척하며 불성실한 과학과의 싸움을 계속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달 말, 그의 노력은 스탠포드 대학에 METRICS 라 불리는 “메타-연구 혁신센터(Meta-Research Innovation Centre)”를 만드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이 센터의 모토는 “의학 연구의 질을 낮추는 요소들을 파악하고 최소화 하는 것”으로 매우 직설적입니다.

요아니다스와 센터의 공동창립자인 스티븐 굿맨(Steven Goodman)은 이 목표를 위해 학회를 운영하고 다른 연구결과를 감시하는 “저널 워치(Journal watch)”를 만들 계획입니다. 또한 정부와 정책결정자들이 불확실한 연구결과에 바탕해 정책을 결정하지 않도록 노력할 계획도 있습니다.

 

재현불가능성(Irreproducibility)은 과학에 대한 위협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몇몇 분야에서는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심리학의 경우, 버지니아 대학의 오픈사이언스센터(Center for Open Science)에서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13개의 심리학 이론을 다시 검증한 결과

그 중 10가지만이 참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오픈사이언스센터는 “암 생물학 재현성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최근의 50가지 암연구를 검증하는 작업 역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요아니디스는 이러한 재검증시도들이 실제로 연구의 신뢰성에 영향을 주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며, 따라서 METRICS는 바로 이 작업을 통해 재현성에 대한 과학 역시 다른 과학분야와 마찬가지로 증거에 기반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ETRICS 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무의미한 연구, 곧 노력의 낭비입니다.

2010년 란셋(Lancet)지는 전체 의학연구 비용의 85%에 달하는 약 200조원의 비용이 실험자체의 결함이나 중복된 연구, 그리고 결과가 발표되지 않거나 제대로 보고되지 않음으로써 소모되었다고 추정했습니다.

METRICS는 이런 과도한 비효율을 고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상황에 따라 과학자들의 불성실한 행동을 제재할 수 있는 새로운 논문출판방식을 고안할 계획도 있습니다.

 

또한, 요아니다스는 출판편향(publication bias)으로 알려진, 곧 연구자들이 모든 실험자료를 발표하지 않고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결과만을 발표됨으로써 결과적으로 편향된 자료만이 존재하는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아니디스는 자신들이 다른 이를 비판하는 바로 그 실수를 자신들도 하지 않기 위해 메타연구 자체의 연구방법을 검증할 계획입니다.

“나는 어떤 메타연구 형태도 명백하게 이상적이거나 효율적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는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약속하지도 않습니다. 물론, 오늘날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연구비를 지원받기위해 이런 약속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지요.”

 

http://www.economist.com/news/science-and-technology/21598944-sloppy-researchers-beware-new-institute-has-you-its-sights-metaphysici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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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조선 학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1. 기업과 연계해서 돈이 될 만한 주제를 찾는다.
     
    2. 기존 연구자료와 선행논문을 종합하여 논문을 만들어낸다(당연히 기존의 아이디어가 연구의 절대다수를 구성하게 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존의 일반적인 패러다임과 다른 완전히 독창적이고 급진적인 아이디어는 환영받지 못합니다.
     
    3. 유행을 따르는 연구자들 - 그래야 돈이 들어오고 헬조선의 수많은 공대에 있는 랩실들도 먹고 사므로 이렇게 합니다. 학문의 유행을 안 따르면 지원금이 대폭 줄어들고 이는 연구성과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요즘 컴공이나 소프트웨어 쪽에서 유행하는 게 소위 텐서플로우 등 인공신경망(neural network)인데, 이미지 처리건 마이크로 비콘이건 그 외의 다른 전공분야건 죄다 집어넣고 보는 분위기인 것 같더라구요.
     
    4. 편협성 - 더 많이 배우고 알수록 더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5. 숫자에 중독된 연구자들
    피인용지수와 인용빈도 => 학자로서의 소위 '스펙'이나 다름없으며, 정량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헬조선은 특히 더한데... 이런 횟수가 높으면 정부와 기관, 기업체에 어필해 돈을 많이 벌기에 유리해서 그렇습니다.
  • 반헬센
    17.05.25
    결국은 돈(특히)과 명성에 관한 걸고 귀결되는 것이 대부분이군요.
    (진정한)학문이냐 (빽과 줄에 의지하는)학계냐 아니면 이것의 적절한 타협모색이냐의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각재는 것인듯함.
    스스로 진정으로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거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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