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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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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포퓰리즘 바람] “포퓰리즘=좌파? 포퓰리스트는 돌팔이… 시민이 고민해야”

 

 

포퓰리즘 전문가 서병훈 숭실대 교수 

 

‘포퓰리즘=좌파’ 편견 많아

세계적 문제는 우파 포퓰리즘

국내서는 특정 정치인 향한 

팬덤이 편가르기 특성 보여 

 

 

민주주의 존재하는 한 

포퓰리즘은 영원한 숙제 

완숙한 시민의식 필요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속 시원한 답변은 듣기 힘드실 겁니다.”

 

인터뷰를 하려고 만났는데 상대방이 저런 말부터 내뱉는다면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최근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만난 서병훈(62) 교수가 그런 경우였다. 이 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그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포퓰리즘 전문가다. 그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1988년 귀국해 한국정치학회에 첫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때부터 포퓰리즘을 다뤘다. 제목은 ‘포퓰리즘의 이념적 위상’. 논문은 포퓰리즘 문제를 본격적으로 파고든 국내 최초의 연구물이었다.

 

2008년엔 ‘포퓰리즘’(책세상)이라는 책까지 출간했다. 그런데 무슨 까닭에서 그는 포퓰리즘 해법을 물으려는 취재진에게 “속 시원한 답변은 듣기 힘들 것”이라고 선을 그었을까. 이유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알 수 있었다. 그의 태도는 시종일관 조심스러웠다.

 

-포퓰리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사람들은 포퓰리즘을 좌파와 연결짓곤 한다. ‘포퓰리즘 비판=좌파 정치세력 비판’으로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우파도 포퓰리즘 전략을 자주 사용한다. 포퓰리즘엔 제대로 된 이데올로기가 없다. 빈약하고 허술하다. 민주주의의 불완전성과도 직결된다. 이런 것들이 포개지면서 정치학자로서 이 문제가 재밌게 느껴졌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됐다.”

 

-민주주의의 불완전성과 직결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일반적인 정치 행위와 포퓰리즘의 경계를 구분하기가 애매하다는 의미다. 선거철 정치인들이 감성에 호소하며 펼치는 전략이 대표적이다. 포퓰리즘 문제를 연구할수록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한 포퓰리즘 문제는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일 수도 있다고. 내가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을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위험한 발언처럼 들리겠지만, 민주주의 체제를 맹신해선 안 된다. 민주주의는 아직도 발전하는 단계에 있다. 부족한 점이 많다는 의미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나타나는 포퓰리즘이 그런 경우다.”

 

-지구촌의 많은 국가가 이 문제에 휘둘리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기성 정치권에 실망감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을 배가시키는 요인이 뭔지 따져봐야 한다는 점이다. 매스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시민들은 과거보다 사회를 바라보는 수준이나 지적 수준이 올라갔다. 옛날에는 지도자를 얼마간 존경의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지금은 아니다. 정치인을 만만하게 바라본다. 당연히 이게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존경의 시선이 사라지다보니 정치인이 비리나 실수를 저지르면 그만큼 결점이 더 크게 부각되곤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망감도 과거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서 교수가 펴낸 ‘포퓰리즘’에서는 이 용어의 정의(定意)를 둘러싼 논의가 기다랗게 이어진다. 한국에서 포퓰리즘은 ‘대중영합주의’ 정도로 해석되곤 하는데, 그는 이런 정의가 잘못된 풀이라고 말한다. 저런 용어로는 포퓰리즘의 정치적 함의(含意)를 충분히 담아낼 수 없어서다. 그가 풀어쓴 포퓰리즘의 뜻은 다음과 같다. ‘인민주권의 재확립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일부 지도자에 의해 감성 자극적인 단순 정치로 흘러가고 마는, 민주주의로 포장한 대중 영합적 정치운동.’ 이런 정의는 누가 보더라도 지나치게 긴 뜻풀이다.

 

-9년 전 펴낸 책에 적힌 포퓰리즘의 정의가 너무 길다.

 

“그만큼 딱 부러지게 정의할 수 없는 게 포퓰리즘이다. 뜻을 풀어쓰는 게 쉽지 않다.”

 

-좌파의 포퓰리즘과 우파의 포퓰리즘, 어느 쪽이 더 위험한가.

 

“현재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우파의 포퓰리즘이다. 폐쇄적 민족주의의 형태를 띠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를 배척하면서 자민족 우선주의를 내세운다. 국내로 시선을 돌리면 일부 정치인에 대한 팬덤 현상이 문제다. 특히 문재인정부를 무조건 옹호하는 사람들은 아군과 적군을 나누는 이분법적 모습을 보여준다. 유권자들이 포퓰리스트의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 민주주의가 발전하려면 건전한 토론이 바탕이 돼야 하는데, 이걸 차단해버린다.”

 

-한국 현대정치사에서 대표적인 포퓰리스트를 꼽자면 누구인가.

 

“포퓰리스트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그런 ‘요소’가 많았던 건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아군과 적군을 나누곤 했다. 포퓰리스트들이 자주 사용하는 전략이다. 그가 사용한 언어도 마찬가지였다. 감성적인 용어를 써서 상대방의 반발을 부채질했다. 이런 언어를 통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려 한 경우가 많았다.”

 

-포퓰리즘의 긍정적 효과를 꼽자면.

 

“원론적인 얘기지만 일단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민주주의는 곧 국민을 위한 정치다. 유권자들은 포퓰리스트의 말을 통해 이런 생각을 되새길 순 있다. 하지만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 효과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이 포퓰리즘이다.”

 

서 교수는 포퓰리스트를 설명할 때 이런 비유를 들곤 한다. 포퓰리스트는 엉터리 의사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의사라면 중병을 앓는 환자에게 칼을 들이대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엉터리 의사는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에게 감언이설만 쏟아낸다.

 

-유권자들이 포퓰리스트를 가려내려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만 생각해선 안 된다. 나의 이익만 생각하다보니 포퓰리스트가 쏟아내는 말에 현혹되고 마는 것이다. 공화주의, 즉 공공의 선(善)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한다. 완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정치인들도 엄정한 정치를 해야 한다.”

 

-포퓰리즘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미국, (극우 정치인인) 마린 르펜이 선전한 지난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보면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 힘들다. 이들 국가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사회 체제를 구축한 나라들 아닌가. 그런 나라에서도 포퓰리스트가 인기를 끌고 있으니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의 발전도 포퓰리즘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성적인 토론을 막아버릴 때가 적지 않다. SNS만 봐도 알 수 있다. 감정적이면서 단순 논리에 바탕을 둔 대화만 오고간다. 정치에 너무 큰 기대를 해선 안 된다. 정치권에 많은 것을 기대하고 요구하다보면 결국 ‘새 정치’를 내세운 포퓰리스트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

 

■ 서병훈 교수는 

 

1955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라이스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89년부터 숭실대 정치외교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 숭실대 사회과학대학장, 학국정치사상학회장을 지냈다. 저서로는 영국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1806∼1873)의 정치사상을 분석한 ‘자유의 본질과 유토피아’(1995)를 비롯해 ‘자유의 미학’(2000) ‘포퓰리즘’(2008) ‘위대한 정치’(2017) 등이 있다. 현재는 밀의 저서들을 우리말로 옮긴 ‘존 스튜어트 밀 선집’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서 교수는 “기회가 된다면 독자들이 포퓰리즘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가이드북 성격의 책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글=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http://m.kmib.co.kr/view.asp?arcid=0923860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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