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Freeman
16.02.06
조회 수 584
추천 수 2
댓글 2








올해 30. 제 꿈은 소박합니다. 인간다운 삶.

 

아버지 법인택시 기사. 월수입 250가량. IMF전이랑 벌이 차이가 크게 안나신다는 말을 듣고 충격이었습니다. 개인택시도 돈이 있어야 가능하겠더군요. 도박빚이 몇천 있으셨는데 그것때문에 이혼위기도 있었지만, 잘 넘어가고 몇달 전 다 갚으셨습니다.

어머니 청소용역. 아버지 반정도 버셨습니다. 20년 넘도록 쉬지않고 일하셨기에 지금 용역계약 만료 후 실업급여 받으시면서 인생의 첫 휴가를 즐기고 계십니다.

남동생 웹디자이너. 공부에 재능이 없었기에 제가 직접 실업계진학 권했고, 저보다 3년 먼저 취직해서 현재 저랑 비슷하게 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중경외시 건축학과나와서 작년 이맘때쯤 중소기업 취업. 업계 특성상 급여가 매우 적습니다. 월 200.

가족 모두 임대아파트 거주중이고, 제가 주로 몰고다니는 준중형차량 한대 있습니다.

흙수저~나무수저 중간쯤 될라나요?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중학교때 저랑 비슷했던 친구는 지금 육사출신 장교. 그런데 공부가 싫었죠. 학원비도 아까웠고. 그래서 고등학교때는 공부 손 놓고 하고싶은거 했습니다. 이상야시꾸리한 과학관련대회 나가고 막......그렇게 수상실적 쌓이다보니 대학은 거의 거져로 갔네요. 수능봤으면 지잡대에다가 눈먼돈 쏟아부었겠죠. 

그래도 신분이 신분인지라 학자금 대출은 피해갈수 없었어요. 첫학기 등록금이랑 대출시기 놓쳐서 한두학기 직접 내고, 적게나마 장학급 받은 것 빼니 졸업할때 빚 1600만원에서 시작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인생의 족쇄.

 

다들 그러셨겠지만, 방학마다 알바몬이 되었습니다. 학기중 생활비를 벌어야 했으므로ㅎ 학기중에는 과제시간때문에 정말 시간이 안나더라구요. 물론 하면 했겠지만....제능력은 거기까지...;

 

그런데 저도 참 정신 나간게 저런 집에서 하고싶은거 해보겠다고 군대 전역하고나서 미국 어학연수 보내달라 했습니다. 절대 스펙때문이 아니었어요. 역마살도 좀 있고, 새로운 경험에대한 욕구가 컸거든요. 저희 부모님, 보수적이지만 자식사랑 끔직히 하셔서 가라고 하시더군요. 장남버프도 좀 있었고요. 그래도 집안이 집안인지라, 초기비용 몇백정도만 받고 현지에서 자력갱생할 계획이었습니다. 운좋게 일자리도 구했는데.....고용주인 아티스트도 배고픈사람이네요. 전시회 있을때만 일이 있고....안없을땐 어쩔 수 없이 집에 손 벌렸습니다. 한국 돌아갈까도 했지만 집에서 말리셨네요. 이왕간거 많이 배우라고. 밤에 울기도 했습니다. 불효자식새끼 지구반대편에서 집안 기둥이나 갉아먹고 있는게 참 한심했지요. 10개월동안 1500~2000만원정도 받은 것 같아요. 그래도 그동안 학원비+뉴욕 물가 생각하면 선방한편 아닌가요?ㅎ

 

한국 다시 와서 학교 다니다 보니 또 역마살이 도지더군요. 집에서 1500~2000다시 뽑아낼 방법은 죽어도 없으니까 정말 딱 초기비용만 가지고 가기로 했습니다. 제이름으로 들어놓았던 주택청약 깨니 500정도 나오더라구요. 그거 떨어지면 돌아오자는 생각으로 홀연히 캐나다 워홀행. 또 운이 좋게도 바로 전공관련일자리를 얻어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주중에 일하고 주말에 적당히 놀면서 생활비 빼고 남은돈 월 100만원정도 모으면서....그런데 사장이랑 싸웠어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었는데 마인드가 그어떤 헬조선 고용주보다도 지랄맞아서 그만뒀습니다. 한달동안 다른일 찾다가 거기까지 가서 서빙, 카페알바는 좀 아니다 싶었고, 어차피 학교는 마쳐야 했으니까 귀국. 총 7개월동안 놀러다니고 돌아올때 비행기삯 제하고 나니 모은돈이 300정도 남더라구요. 물론 그돈은 다음학기 생활비였습니다.

 

여차저차 빚 1600, 그리고 학위한장과 함께 졸업! 근데 취업이 안됐네요 ㅎ 나름 외국물 먹었다고, 오픽 IH내밀면 그럭저럭 먹고살만한데 될줄 알았는데 노오오력이 부족했나봐요. 열악한 소규모 사무실에서 일하자니, 1600만원 갚을 생각을 하니 답이 안나와서 도피성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습니다. 저희학교 장학금시스템이 잘 되어있어서 등록금 걱정은 없었고, 생활비야 짬짬히 벌면 되니 집에 부담은 안줄거라고 생각했어요. 가방끈 늘려서 좀더 나은 곳에 취업하고자 하는 멍청한 생각과 함께.....그리고 입학전 조교일을 하고 있는데 인턴으로 일했던 사무실 교수님의 뜬금없는 제안. "해외 파견나갈래?". 직감했습니다. 이거 놓치면 후회할거라고. 사귄지 한달정도 된 여자친구도 있었지만, 온통 파견생각뿐이었어요. 일단 면담이나 해보자는 생각으로 소개해주신곳으로 갔어요. 동남아 6개월짜리 공사였는데, 월 400준다고 하시네요. 빚쟁이인 저는 바로 수락을 해버렸지요.......국내 설계회사에서 저만큼 주는곳은 존재하지 않았거든요.

개처럼 일했어요. 휴일 하루 없이, 반차 두번인가 있었나? 돈때문에 참았습니다. 전 빚쟁이였으니까 ㅠㅠ 그리고 결국 족쇄를 풀어버렸습니다. 집에 돈좀 보내드리느라 다 푼 것은 아니지만ㅋㅋ

 

공사 계약 끝나고 한국에 오고나니 다시 취업시즌이더군요. 열심히 넣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광탈. 그와중에 해외 설계를 많이 하는 지금 회사에 오게되었어요. 그리고 이제 1년정도 되었습니다만.....제가 속한 부서에서 해외일은 중국이 대부분이고...이상한 말도 안되는 국내 프로젝트만 진행중.....업계 특성이 그렇다지만 인정사정 없는 야근을 하다보니 제가 나를 위해 사는지 회사를 위해 사는지 생각이 많아지네요.아마도 이렇게 가다간 내년에 영국이나 호주로 마지막 워홀을 가게될지도 모르겠네요. 이번에 가게되면 안돌아올 생각으로 일해야겠죠? 마지막 기횐데....워홀비자로 인정받아서 비자지원받는게 목표입니다. 하지만 장남한테 몰빵한 부모님과, 형때문에 혜택 못받은 동생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요.

 

5포는 거의 확실시 되고 있지만, 제 인생은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벌이가 많지는 않아도 잘 모으면 년2회 해외여행 가고 ,혼자 살 노후를 위해 저금은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정말....여가 즐기기가 힘드네요ㅋㅋㅋ월화수목금토 일하면 제게 남는건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물론 저보다 더 힘들고 더 많이 일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 요새 유학파가 워낙 늘어서 웬만한 외국 경험은 오히려 페널티가 되는 지경에 이르렀죠.. 조직생활 적응 못하고 반발만 많을것 같다며 말이죠. 전공이 달라 자세한 조언은 어렵습니다만 꼭 성공하시길 바라고.. 마지막 워홀은 이민 연계되는 제도가 있는 곳으로 가심이 좋을 듯. 호주는 그런 게 없습니다.
  • 하이
    16.03.28
    Gif Animes Dollz Couple 37  ✨ 
    나중에 이민 가개돼시면 이민가서 새롭 다시 새출발 하시고요 몸은 첫 번째로 중요 하니간 몸은 건강 히 잘 챙겨셔야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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