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많은 분들이 헬조선 경제성장의 근간은 외국자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저 역시 같은생각입니다. 결정적인 것인 외국자본이었지요. 경제성장에 필요한 자본과 기술, 노동 중 노동은 변수로서 중요도가 가장 낮습니다. 외자를 받지못한 필리핀과 헬조선의 차이를 보면 명확합니다.

 

헬조선은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월러스타인이 세계체제론에서 말한 국가 간 산업의 위계질서가 굳어지기 전에 중견국으로 도약했으니 말이죠. 막차탔습니다 정말. (내부적인 삶의 지표가 아닌 거시경제지표로만 보았을 때의 중견국으로 전제합니다.) 이 지적에 대해선 운이라고 밖에 말씀을 드릴수 밖에 없습니다.

 

민주화 세대는 '민주화'(비록 과도기적이고 미성숙하지만 형식적으로라도) 라는 세대과업을 이루었지만, 오직 민주화만 바라보았기에 다른 가치를 배우지 못했습니다. 예를들어 개인주의,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배려, 취미와 같은 것들을 말이지요. 민주화 이외의 가치를 배우지 못해서 나타나는게 꼰대의 모습이라고 봅니다. 

 

그 세대는 고도성장기를 통해 주어진 부와 기회로서 충분히 보상되었습니다. 맞습니다. 지금이 상대적으로 더 가난한 시대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경제적인 측면만 보았을때 나타나는 구성의 오류입니다. 7080세대도 결핍이 있었습니다.

 

70년대 80년대 고도성장기는 분명 경제적으로 지금보다 잘 살았습니다. 희망이 있었던 시기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정치는 어떠했습니까. 박통과 전땡 군부 통치시절 탱크와 군화발이 짓누르고, 체육관에서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반 정부적인 의견개진을 펼치면 중정과 안기부에 쥐도새도 모르게 잡혀가던 시절입니다. 민주화세대의 주도세력은 징병에 끌려갔고 녹화사업을 당했습니다. 고문과 회유에 못이겨 프락치로 전락하기도 했습니다. 녹화사업과 프락치 제안은 정말 비겁하고 치졸한 작전이었지요.

 

70, 80년대 세대는 경제적으로 충분히 보상받는 만큼 정치에 있어서 결핍이 있었고, 정치적  결핍에 저항했습니다. 민주정이라고 부를수조차 없는 시스템을 외관상으로나마 민주정으로 정착시켰습니다. 적어도 대통령을 체육관에서 뽑는다든지, 대통령 욕을 했다고 해서 잡혀들어가는 시대는 아니니까요.

 

우리 세대는 그 반대입니다. 경제적으로는 결핍하나, 정치적으로는 과거에 비해 보상받고 있는 시대입니다. 거기에 더해 통신의 발달과 교육수준의 상승도 보상입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이 보상들을 영리하게 이용해서 저항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지지하는 정당에 당비를 내고, 쓰레기기업은 정보를 공유하고 불매하고, 출마자격이 없는 후보에 대해 낙선운동을 펼치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치적 자유와 정보통신의 인프라를 갖고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가시적인 변화를 조금이라도 느끼려면 최소 30년은 지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산업화 세대는 모두 돌아가시고, 민주화 세대인 1960년 전후의 세대가 노년기에 접어들어서 말이지요. 그때가 되어서야 이전과는 다른 의식을 갖춘 사람의 비율이 높아질테니까요.

 

그리고 그 전까지는 비슷한 고통이 계속되리라 각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고통의 불만을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에게 화풀이 하지않고, 그저 제 기준대로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생각입니다.(근데 그때까지 나라가 버틸진 모르겠네요ㅎ 망국이어도 지금보다 극적으로 나빠지진 않을테니 상관없습니다. 존속이면 어차피 떠나기 힘든몸 그냥 남아서 조금 떨어진 지옥불온도에서 사는거구요) 






  • 방향자체가 다르다고 생각 많이해요. 워낙 현실이 비관적이다 보니 선진국에 비해 몇년 뒤떨어졌나 어찌보면 백년도 더 되어 보이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문득 드는 생각이 한점에서 출발해(시작은 방향이 비슷해보임) 같은 방향을 가는데 갭이 벌어지는것이 아니라 아예 방향이 다른것이 아닌가? 첨에는 그 차이가 미미해 안보이지만 진행이 되면 될수록 전혀 엉뚱한곳으로 가고 있는. 물론 어느 한방향이 무조건 옳고 정해진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가는 방향은 공멸의 길로 간다고 생각해서.  
  • 국밥천국
    16.07.02
    가끔 가다보면 여기 논조가 윗세대는 마냥 꿀빤 꼰대세대라는게 많아서, 제 의견을 조금 적어보았습니다.
  • 굳이 사람들이 하는 표현을 빌자면 물질적 성장과 가치가 같이 성장해야하는데 우리는 가치는 팽게쳐두고 물질적 성장만 이루었다고 하는말들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전 여기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물질적 성장과 가치는 같이 성장하니까요. 외형상으로는 물질적 성장을 이루었다 하니 그러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가치는 어떤것이엇냐가 사실 많이 궁금하기는해요. 분명 그 가치는 있는데 워낙 보잘것 없거나 비루해서 감추는 표현이 물질적 성장만 이루었다란 표현이 아닐까.....   저 윗이야기는 신세한탄이구요(워낙 현실이 미개해서..ㅋㅋㅋ) 
  • 아마도 그 가치라는것이 처음부터 아예 보잘것 없거나 아니면 지금에 와서는 용도 폐기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해요. 우리나라, 우리사회 ,우리들, 우리학교, 우리 선생님 이런면과 관련이 있을것이라는 추즉 해봅니다.  윗세대와 지금세대의 질곡이 이런면이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죠.  모르긴해도 우리가 손가락질하고 욕하는면이 아마도 당시에 물질적성장과 같이 성장햇던 가치가 아닐까.  그래야만 그것이 윗세대가 아랫세대에게 하는 변명이 될수 잇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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