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은 경제는 빠른 성장을 이뤘지만 사람들의 인생을 사는 가치관이 돼지 수준보다 높지 않다.
이건 절대 배달앱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다른 다양한 인간 관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사장과 손님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살면서 때로는 사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손님이 되기도 한다. 평소에는 성격 좋은 사람이 손님만 되면 개차반이 될 리가 없다.
한국인들 자체가 평소에 같은 말이라도 쓸데없이 더 기분 나쁘게 말해서 애써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성향이 있다. 맛에 대한 같은 내용의 지적이라도 좀 더 순화해서 쓰면 좋을 텐데 애써 기분 나쁘게 쓴다. 손님이라는 유리한 입장 차이를 이용해 상대를 조롱하는게 일상의 스트레스를 합법적으로 푸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이것을 지적하면 "나는 손님인데 왜 사장 기분을 생각해줘야되냐?" 이지랄 할거다. 사회와 자신 주변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다.
손님이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다고 해서 일일이 보복전화 해서 행패부리는 사장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너가 먼저 원인 제공 했으니 나도 한번 막나가 보겠다'는 사고방식인가?
사장 입장에서야 한번 거하게 욕하면서 화풀이 하면 속 풀리겠지만 들은 손님은 절대로 잊지 못한다. 잠깐의 화를 참지 못해 굳이 원수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
정말로 손님이 달아놓은 댓글이 보복전화 해서 그렇게 협박하고 퍼부어댈 만큼 지독한 것이었냐? 평소에 쌓인 울분을 한번 터뜨린 김에 다 쏟아낸 것은 아니었나
유리한 입장 차이를 이용해 너를 조롱하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푸는 병신 소비자를 욕하면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너의 스트레스를 해결해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한국인들에게는 일본식 예의가 필요하다.
일본인들의 친절은 '와' 정신에서 나온다. 기본적으로 타인과의 관계에서 조화를 추구하기에 잠깐 만나는 사이라 하더라도 상대가 기분 나쁠만한 말은 미리 조심하는 것이다.
일본을 본받으라 하면 국뽕들은 섬나라라서 서로 싸우면 다 죽기에 먼저 조심하는 것일 뿐이라며 빼액대겠지만 지금 헬조선 사회의 분노와 갈등 수준을 봐라
헬조선의 갈등 수준은 이제 한국인들이 서로 먼저 조심해야 할 상황에까지 왔다는 것을 알려준다.
지금 사회가 힘든 것은 오직 정부의 잘못일 뿐이니 헬조선이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훈장질 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봐라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오직 구조적인 모순 뿐이라면 정부만을 욕할 뿐이지 국가와 사회 전체를 폄하하는 '헬조선'이라는 말이 이렇게까지 퍼지지도 않았다
한국인들이 한국인들에게 지쳐버렸다는 것이다. 평소에 이미 짜증이 난 상태에서 상대한테 무례한 소리까지 들으면 폭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입장 차이로 인해 상대에게 강제된 친절을 즐기려고 하지만 말고 먼저 친절하게 대해봐라
'한번 시켜먹고 말 가게일 뿐이다' 라는 사고방식도 지양하자. 인간관계에서 그딴 인스턴트적인 마인드가 정말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냐?
'난 손님이고 내 돈 내고 시켜먹는데 알바냐'라는 생각도 좀 버려라. 진상 부리는게 스마트컨슈머인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무책임한 인간관을 가지고 남을 대하며 살아가니 다들 인간관계에서 이렇게 지쳐버린 것이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가족, 친구, 지인한테만 적용된다고 생각하지 말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도 있듯이 잠깐 마주친 사람도 언제든지 나와 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잠재적인 지인이다.
이 기사를 보며 생각한 것이 고작해야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으로 어느 한 쪽을 마녀사냥 하는 것인가? 그런다고 나아지는게 있겠냐? 오히려 논쟁에서 지는 쪽에 대중적인 편견만 조장되어 다른 친절한 사장이나 손님마저 전부 매도당하게 된다.
이건 주어진 상황에서 어느 일방이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라기보다는 평소 한국인들의 인간관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문제였고 그것이 이런 방식으로 표출된 것이 아닌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