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립대 의대 교수를 만났는데
맥주마시며 이야기하다 월급얘기가 나왔다.
이 분 말씀이 일본 대학의 월급이 너무 적어서
자기는 주말에 개인병원에 가서 응급실 알바를 해서 먹고산단다.
기가막혀서 그게 무슨 X소리냐고 했다.
사실이랜다. 자기만 그런게 아니고 동료들이 다 그런댄다.
이 사람이 젊은 강사나 연구교수가 아니라 국립대 부교수이고 외과의사다.
(내가 알기론 자기 분야에 알아주는 실력있는 사람이다)
월급으로는 도저히 중산층의 삶을 살 수 없어서
주말에 개인병원에서 일하면 거기서는 돈을 후하게 준다고 한다.
대학병원에서도 다 알고있고 심지어 알바자리를 과에서 소개해준다고 한다.
이건 또 무슨 헬본인가 하고 내가 물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너는 대체 왜 대학에 있는건가?
이 분의 대답이 걸작이다.
"나는 학문을 하고싶다"
대학에 있지않고 개인병원에서 풀타임으로 일하면 대학보다 세 배이상을 받는데
학자가 될 수 없으니 자기는 주말도없이 두 탕 뛰면서 가족 먹여살리고 밤새고 연구하고 일한댄다.
존경스럽기도 하고 서글퍼보이기도 하고
그러면 사람들이 그걸 알아주냐? 너만 죽도록 고생하는거 아니냐 물었다.
그 대답에 나는 두 번 놀랐다.
"일본 사람들은 그걸 다 알고 있다. 그래서 대학병원의 교수들에게 큰 존경심을 갖고 있다. 그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Respect'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렇군. 최소한의 명예와 보상은 있군.
일본의 이런 시스템이 옳은 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주5일의 노동으로 가족부양이 안되어 머리허연 교수가 알바를 뛰는 건
정상은 아니다. 대학병원의 외과의사가 주말에 응급실에서 감기환자 보는 것도 분명히 옳지 않다.
그런 사람들은 다음주 수술을 준비하며 쉬어야한다. 의사가 아니라 환자들을 위해서.
하지만 학문에 대한 열정과 그걸 이해해주고 존중해주는 사회분위기는 놀랍기만 하다.
그가 말했다.
"일본은 어떤 일에 대한 사회적인 존경과 부가 일치하지는 않는 사회이다. 또 그걸 그렇게 바라지도 않는다"
아마도 미국은 지구상에서 그 두 가지가 가장 일치하는 (함께 주어지는) 사회일 것이다.
조센은 어떤가?
조센에 저런 의사가 있으면 아마 의사의 가족들부터 들고일어나 병X 취급하지 않을까?
사회적인 존경이란 것을 아예 부로 치환시켜 돈으로 모든걸 평가하고 있지 않는가?
조센에서 돈을 못벌면= 병X (그 일이 무슨일이든, 어떤 가치를 갖든 필요없음)
헬에도 급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