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부를 돈으로 취약계층 의료비나 지원해줘라 시방새들아.....
[단독]건강보험료로 연예인 섭외… 심평원 '흥청망청' 체육대회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 체육대회에 1억5000만원 예산 배정…연예인, 치어리더 동원]
손명세 심평원장/사진제공=건강보험심사평가원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이 직원 체육대회에 거액의 예산을 들여 연예인과 치어리더 동원을 계획해 물의를 빚고 있다. 연예인 섭외와 식사, 단체복 제작 등 체육대회 예산으로 1억50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심평원은 4월30일 직원 체육대회를 앞두고 최근 행사 대행업체를 선정하는 공고를 냈다.
공고에는 대행업체에 연예인 등을 섭외하는 조건이 붙었다. 심평원은 △개그맨MC 1명, 행사전문 MC 1명 이상 섭외 △치어리더 8명 이상 섭외 △축하공연 연예인 2팀 이상 섭외 △200인치 이상 LED 전광판 설치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특히 연예인 2팀 이상 섭외 부분에서는 2500만원 이내라는 구체적 금액까지 제시했다. 대행사 용역비로 책정된 예산은 5030만원.
심평원은 이에 더해 4050만원을 들여 직원과 직원 가족 도시락 및 간식 공급업체를 고르고 단체복을 주문하는데 6000만원을 편성했다.
이런 식으로 4월3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예정된 체육대회에 외부 용역비 1억5080만원을 배정했다.
심평원은 보험급여 적용을 받는 의료 및 약가를 심사하고 책정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올해 예산 3900억원 중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원받는 돈이 3000억여원에 달해 사실상 국민이 납부하는 건강보험료로 운영된다고 볼 수 있다.
심평원의 도덕적 해이가 진행되는 동안 건강보험재정은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건강보험 누적흑자는 16조9800억원 수준이지만 국고지원 기간이 내년 말로 한정됐다. 건강보험공단 노조에 따르면 2018년 국고지원이 끊길 경우 그해 7조4444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심평원 체육대회 계획을 뒤늦게 접한 보건복지부는 조사의사를 밝혔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연예인에게 돈을 줘가며 체육대회에 부르는 건 공공기관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행위로 보인다"며 "경위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심평원은 머니투데이 취재가 시작되자 연예인 섭외비로 책정한 2500만원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머지 계획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송문홍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홍보실장은 "7~8년 만에 전 직원이 모여 체육대회를 열다 보니 연예인 섭외 등 무리하게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면서 "연예인 섭외 계획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지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