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지옥의불반도헬조센
1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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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로서는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11일 오전 11시50분 대구고법 별관 5호 법정에서 '대구 정은희씨 사건' 2심 재판이 끝난 뒤 정씨의 부친인 정현조(68)씨는 이렇게 말했다. 정은희(당시 18살·계명대 1학년)씨는 지난 1998년 고속도로 근처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트럭에 치여 숨졌다.

대구고법 형사1부(재판장 이범균)는 이날 특수강도강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 사건의 피고인 스리랑카인 ㅇ(49)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정양의 속옷에 묻어있던 남성 체액과 ㅇ의 유전자가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을 근거로 ㅇ의 유죄를 주장했다. ㅇ씨와 함께 공범으로 지목된 ㄷ(스리랑카인)로부터 사건 직후 범행 사실을 전해들었다는 스리랑카인 3명의 진술도 증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2013년 8월 ㅇ를 구속할 때 "피고인이 정양을 성폭행하고 책과 학생증, 현금을 빼앗아갔다"며 공소시효가 15년인 특수강도강간죄를 적용했다. 당시 사건이 일어난지 이미 14년이 지나 공소시효가 10년인 강간죄로는 기소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재판부는 "증인들의 진술이 바뀌는데다가 당시 객관적 상황과 모순되는 점이 많아 특수강도강간 혐의를 입증할만한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어렵다. 유전자가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을 감안하면 ㅇ이 강간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은 있지만 강간죄의 공소시효는 만료됐다"고 밝혔다.

1998년 10월17일 새벽 5시30분께 대구 달서구 옛 구마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성폭행을 당한 정양이 트럭에 치여 숨졌다. 당시 남성 체액이 묻은 정양의 속옷이 현장에서 발견됐지만, 경찰은 그해 12월21일 단순 교통사고로 사건을 종결했다.

2011년 10월5일 ㅇ이 성범죄를 저지른 ㅇ의 재판 과정에서 ㅇ의 유전자가 정양의 속옷에 묻어있던 체액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재수사에 들어간 검찰은 지난 2013년 8월 한국에 살고 있던 ㅇ을 구속하고 스리랑카로 출국한 공범 2명에게는 기소중지를 내렸다. 지난해 5월30일 대구지법 형사12부(재판장 최월영)는 1심에서 ㅇ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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