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민중이라는 말을 떠드는 사람들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적어도 현대사회에 한 단어로 묶일 수 있는 균질한 피지배민 같은 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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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民(mi[ŋ])을 강조한 뒤로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民을 정치적인 측면에서의 평범한 사람, 백성 정도의 뜻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갑골문에 나오는 民은, 눈에 침을 찔러 실명시키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한 쪽 눈이 멀게 되면, 생산활동은 그럭저럭 계속할 수 있지만, 전투는 할 수 없다. 같은 효과를 내는 또 다른 방법은 발 뒤꿈치를 자른다고 표현되는, 아킬레스건을 자르는 처치이다. 노예이다. 상나라 때 民은 노예의 한 종류를 뜻하는 단어였던 것이다. 전쟁이 일상이었던 춘추전국시대는 생산력이 증가하던 시대였다. 한 측면에서는 기술의 발달로, 다른 측면에서는 노예의 증가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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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를 뜻하는 臣(giŋ)은 눈동자를 위로 굴리며 눈치를 보고 있는 눈의 형상이다. 官(m-k??<r>a[n]-s)의 ?부분은 지금은 집을 의미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갑골문에서는 감옥이다. 점령군이 지역을 맡을 관리를 포로 중에서 뽑아 썼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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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臣은 새로운 단어를 만들 때 쓰이지 않지만, 官과 民은 살아 남았다. 승진한지 오래 되어서, 원래 뜻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가끔 민초, 민의, 민주주의 등의 단어를 볼 때, 뭔가 기만당하는 느낌이 든다면, 자원(字原)을 되새겨 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