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채현국 할배 같은 분은 나이가 아무리 많다지만 꼰대는 아니다. 그런 분은?정말 헬조선에서 찾기 힘든 '지혜로운 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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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초등학교 6학년짜리 아이라도 자기 후배인 4,5학년 학생들을 윽박지르면서 '내가 4학년 땐 말야~' 같은 소리를 지껄인다면 그 애새끼는 나이가 어리더라도 이미 훌륭한 꼰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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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이런 서설을 꺼내냐 하면, 흔히들 하는 착각인 '시간이 지나면서 기성 세대가 사라지고, 지금 2030 세대가 기성세대가 되면 그래도 꼰대마인드는 나아지겠지'라는 게 정말 큰 착각이라는 걸 말하고 싶어서이다. 가령 지금 직장에서 젊은 사원들 복장을 갖고 트집잡는 50대 정도의 헬꼰대들은, 연령대를 볼 때 1950년대 후반~ 1960년대생들이 많다. 이 세대는 1970년대 당시 청소년 내지 청년에 해당하는 나이대이다. 그때 박정희 정권의 장발 단속과 미니스커트 단속을 당한 세대이고, 당연히 그런 단속에 대해 욕을 엄청 해댔을 거다. 그렇지만 그들은 이미 헬조선의 꼰대 문화를 단단히 세뇌를 받아왔고, 결국 그들이 나이가 먹으면서 똑같은 짓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나이 먹어보니 다 알겠더라' '젊은 것들이 뭘 알아' 라며 정당화를 시키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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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젊은 세대들도 겉으로는 꼰대들이 싫네, 어쩌네 하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지금도 병신같이 나이 한두살 꼬박꼬박 따져가며 학번이나 나이로 서열을 붙이고, 가령 대학을 예로 들면 1996년 2월 28일생이 1996년 3월 2일생에게 반말을 찍찍 내뱉고 다니는 그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다. 급식충이네 뭐네 하는 인터넷 상의 중고등학생을 경멸하는 유행어 역시 비슷한 연장선상이다. 정작 그러면서 나이 좀 많은 사람 보고는 '아재 꼬추 서요?'같은 드립을 치며 조롱하면서도 정작 자기들이 그 헬꼰대 마인드라는 건 깨닫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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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면, 내 친구 중 하나는 헬조선이란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정색을 한다. 이 나라가 왜 헬조선이냐. 그렇게 애국심이 없어서 어떻게 하느냐. 지금 좀 취업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노오오오력을 하면 다 되지 않느냐. 그래서 너희는 사회와 나라를 위해서 뭘 했느냐? 나이는 젊지만 이미 정신상태는 단단히 세뇌되어 있는 거다. 얘가 성격이 나쁜 것도 아니고?친구 사이에 이런 걸로 인연 끊는 것도 웃긴 일이고 해서 그냥 걔랑은 정치 얘기는 피하고 있지만 아무튼 생각 외로 '헬조선'에 대해 '어떻게 감히 나라를 비하할 수 있느냐!' '다 노력 안하는 패배자들의 발악이다!'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젊은 사람들은 꽤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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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도 근 10년에서 길면 20~30년의 세뇌를 거치면서 국가주의 세뇌를 피하면서 꼰대화되지 않기는 사실 매우 힘들다. 나이 어린 사람에게 충고를 들으면서 '어린 것이 감히' '지 주제에 날 가르쳐!' 같은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 봤다거나, 주위 사람들을 직업이나 외모, 재산 같은 조건으로만 평가하며 인격 자체를 폄하한 경험이 있다거나, 그 밖의 꼰대스러운 생각을 해 본 일이 있다면 철저히 자신을 반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나 자신조차 여기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탈조선의 시작은 자기 자신의 마음가짐부터라고 본다. 이게 안 되면 설사 이민을 간다 해도 미국 맥도날드 매장에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몇 시간이나 앉아 있던 헬조선 할배 같은 짓거리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