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평범한 남자 헬조선인입니다.
잘 알고지내던 동갑내기 여자 지인의 집안 사정으로 비교적 시간이 남는 제가 하루만 식당 알바 대타를 뛰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알바 대타 : 다른 사람의 알바를 단기간 대신 뛰어주는 것.)
지옥경쟁과 극단적 이기주의가 만연한 헬조선에서는 이런 곤란한 부탁을 하는 지인은 바로 차단눌러버리는 것이 답이지만, 그녀는 생각도 옳곧고 제가 지갑을 깜빡하고 놔두고 와 현금이 급하게 없을 때 아무런 조건 없이 기꺼이 현금 3만 원을 저에게 빌려주었습니다. 서로 이런저런 고민도 많이 들어주었고요. (그래도 이성적으로의 호감은 없습니다.)
아무튼 저에게 많은 걸 베풀어준 탈조선 마인드의 그녀에게 어쨌든 알바비도 받는 거니 시간이 좀 여유로운 제가 알바 대타를 뛰기로 했습니다.
그 대타 날이 바로 오늘이었고, 전 그 식당으로 갔습니다.
이른 시간에 가게에 들어서니, '어떤 일로 왔냐'고 저를 멀뚱멀뚱 쳐다보길래, 일하러 왔다고 하니, '아니, 왜 남자애가 오냐? 분명히 여자애로 데리고 오라고 했는데!'라며 탄식하더군요. 이 때 직감했습니다.
집에 가야한다는 것을요.
알바 대타를 구하는 과정에 성별에서 문제가 생긴 부분, (아마 그 친구가 알지 못한 부분이었나 봅니다.) 거기에 대해서 저는 조금의 책임조차 없지만, 제 앞에서 오만 짜증을 내고 급기야 그 친구에게 전화해 따지기까지 했습니다.
상황파악이 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사람이 예의가 있다면, 최소한 제 바로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저는 어떠한 잘못도 없는데 마치 제가 잘못한 것마냥 눈치를 주기 시작하더군요.
여차저차 그래도 사람이 없으니 저를 쓰기로 했는데,
문제는 그 식당은 점심시간에 정~말 바빴다는 것입니다.
농담이 이니고 11시 30분부터 단 1시간 사이에 손님이 120명 이상, 36테이블 이상 왔습니다.
32테이블이 만석인 그 식당에서 서빙을 담당하는 종업원은 저 포함 겨우 4명, 1명 당 30명 이상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30년이 넘은 이름난 집이라던데 시설도 30년이 넘어보였고 사장 마인드는 50년이 넘어보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그런 정신없는 상황에 온 지 겨우 몇 시간밖에 되지 않은 저에게 3명의 종업원이 알아듣지도 못할 빠른속도로 이것저것 순서도 설명도 원칙도 밑도끝도없이 그냥 빨리빨리 하라고 재촉했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일이 어긋나면 버럭 저에게 화를 냈습니다.
물론 종업원들 모두 저보다 20-30살 이상 많은 부모뻘의 나이인 것도 알고 개조선의 유교탈레반 씹선비 사상도 개조선에서 살아오면서 몸으로 터득한 부분이라 그 상황이 이해는 갔지만,
처음에는 재촉하고 화내는 말투에 소심해지거나 더 당황하고, '내가 잘못한 것도 없고 처음이라 당연히 속도가 나오지 않는 것이고 실수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것은 재촉하고 욕한다고 될 문제도 아니고 내가 미안해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 일단 일에 집중하자.'고 침착히 생각했지만,
가면 갈 수록 그런 좆같은 태도에 화가 계속 나더군요..
'아니 시발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나한테 이렇게 지랄인가? 오늘 처음 온 사람한테 도대체 뭘 그렇게 기대하고 요구하는 거야?'
라는 생각이 점점 들더니,
'아 얘 때문에 일이 안 돼 죽겠네.'라는 소리에 분통이 터져서,
그자리에서 '아 그럼 저 없이 일해보던가요. 진짜 기분 더럽네.'라고 말하고 그 자리에서 가방 메고 나왔습니다.
물론 그 상황에서도 손님들은 끝도 없이 몰려오고 있었고 종업원들은 정신없이 손님들 상대하느라 극단적으로 바빠 보였습니다.
전 뒤도 안 돌아보고 나왔는데 오히려 일을 더 하지 않고 제일 바쁠 시간에 나와서 통쾌하더군요. 저 때문에 매출에 피해가 갔을 테니, 손님들께는 죄송하지만, 손님들 앞에서도 제가 좆같은 말투로 큰 소리로 얘기하고 나와 식당 이미지가 정말 조금이라도 나빠졌을 걸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솔직히 나와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올해 이렇게 눈물을 흘리며 울어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냥 갑자기 이런 상황이 너무 서럽더라구요...
제가 개조선에서 살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런 대우를 받다니,
손님이 존나 많이와서 존나게 바쁘면 종업원을 압박하고 더 빡세게 굴리는 것보다 종업원을 더 쓰는 것이 맞는 부분인데, 어떻게 된 게 좆같은 개조선의 자영업 사장새끼들은 그 돈으로 자기 배때지 불리고 종업원들 자살직전까지 굴리는 것이 그들식 논리인가 봅니다.
그러면서 자영업 힘들다고 지랄병~ 하겠죠?
주휴수당, 야간수당, 연장수당 등등 수당은 물론이고 최저시급조차 주지 않는 주제에 자영업만 힘들다고 지랄하는 좆같은 이기적 마인드.
누가 자영업 하라고 했나? 알바생들 법정 근로수당도 못 챙겨준다면 그냥 자영업을 하지 말던가.
자영업자 개새끼들 허구한날 대기업이 상권 다 죽인다고 욕하지만 실상 그들은 직원들, 알바생들 근로법도 좆같이 안지키는 게 대부분입니다. 대기업들은 오히려 이런 법적인 부분은 칼같이 지키는데 말이죠.
아무튼 정말 서러웠습니다. 군대까지 갔다오고 군대에서 개조선마인드 꼰대문화 서열문화에 목숨바쳐 집착한 결과 겨우 적응했고 거기서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독하게 지내다 건강하게 만기전역했는데, 겨우 이런 일로 눈물이 나오는 것은 탈조선을 24살까지도 이루어내지 못한 슬픔과 서러움에서 나오는 눈물인것 같습니다...
정말 오늘 교훈 얻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이 개좆같은 개조선을 벗어나고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능력을 쌓아 반드시 탈조선 해서, 꿈같은 직장생활은 아니더라도, 법적인 보장을 받는, 능력에 따른, 열심히 하는 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급여를 받을 수있는 해외로 떠나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XX회관 개 씨벌창년놈새끼들아 니네가 시발 나이가지고 아빠뻘이니 할머니뻘이니 개지랄 하던데, 니네 새끼들한테도 그따위로 말하냐? 니네 손주새끼들한테도 초면에 개싸가지 없게 얘기하냐? 씨발년들아? 그리고 사장 씹새끼야 니새끼 나이 많다고 초면에 반말 찍직 내뱉고 좀 답답하다고 개지랄하고 이 씨발년아, 배때지 튀어나온 거 보니까 돈은 좀 벌었겠더라? 그럼 그 돈으로 종업원 좀 더 고용해 이 악덕업주 씹새끼야~
3시간 일하고 뛰쳐나왔지만 3시간 일한 급여 노동청에 신고해서 어떻게 해서라도 받을거고 문자내역이랑 일하기 직전. 뛰쳐나온 직후에 매장 앞에서 찍은 사진도 있으니까 발빼할 생각은 하지말고 씨발년아 하루 알바하도 근로계약서 안 쓴 것도 같이 신고해줄게 기대해라.
글구 여자지인 XX야. 미안하지만 약속은 못 지켰다. 너도 힘들다고 하소연 하던데 그냥 너도 때려쳐. 그 좆같은 사장 밑에서 일하는 네가 아깝다. 너같이 능력있고 성실한 친구는 더 좋은 ㅅ에서 좋은 대우 받아도 충분히 아깝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