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한 재산이 없는 이상 hell에서 태어난 젊은이들은 이 나라에선 살기 위해 꿈 희망 젊음을 다 갖다바치고 공부하는 기계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10대엔 좋은 대학을 위해, 20 30대엔 왠만한 대기업 입사 실패시엔 Hell무원 시험을 위해... 아 참... 요즘엔 10대 되고 나서야 입시를 시작하면 늦은 거라죠.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hell이 시작되는 판국입니다.
대놓고 판을 치는 학벌주의, 거기에 따른 사회적 편견,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이 유능하고 일을 잘 한다... 물론 어느정도 맞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벌만이 모든것의 다는 아닙니다. 문제는 여전히 이 사회가 학벌만을 바라본다는 거죠. 그런 즉슨, 왠만한 좋은 대학교 나오지 못한 사람들은 갈 곳이 없어지고 결국 공무원 시험행입니다. 거기서도 떨어지면? 그러면 그들은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무능력함(이것은착각입니다. 일개 시험으로 한 개인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을 자각하고 우울증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그럼 이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갈까요? 일자리는 구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만약 그들이 구한 일자리가 예전엔 '죽어도 저건 못 한다.'라고 생각했던 것이라면 어떨까요. 삶의 가치가 뚝 떨어질 겁니다. 분명 자신은 이곳에 있는데 여전히 마음은 저 높은 곳에 가 있습니다. 결국엔 자신은 이것밖에 안 된다 라고 생각하며 체념해버리거나(이래도 여전히 행복지수는 바닥입니다) 퇴사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문제는 여기 있습니다. 사람은 개개인마다 자신의 역량이 있습니다. 당연히 그에 따른 능력의 차이는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에서 특정한 어떤 것을 남들보다 잘 못 할 수도 있다는 거죠. 하지만 그 대신 다른 어떤 것을 남들보다 더 잘 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hell조선은 학교에서부터 1등이 되라고 가르칩니다. 오로지 1등, 일류가 되지 못하면 실패자이며 갈 길이 없다고 가르칩니다. 그 가르침은 적어도 'Hell조선'에선 틀린 건 아닙니다. 사회가 정말 그러니까요.
마지막 밧줄이었던 공무원 시험까지 떨어져버린 한 사람은 더이상 자신에게 희망이 없다고 자신은 실패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를 위로해줄 수 있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덜어줄 수 있는 것은 hell조선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신을 포기해버린 그는 다른 직장을 찾지 않고 몇 년간 생활고 시달리다 결국은 자취방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됩니다. 어두운 결말이죠. 드문 일일까요?
이 나라가 hell인 이유는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니, 있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걸 찾아볼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오로지 '이것' '이것아니면 안 된다.' '이것도 안되면 나는 죽어야 한다.' 이런 극단적인 사고방식이 당연하다는 듯 아무 의심없이 받아지는 사회.
조그만 더 기회가 있었다면 애초에 hell조선이란 타이틀을 갖다붙일 필요도 없었을 겁니다. '탈조선'을 못해 한평생을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에 괴로워하며 살아가야할 사람도 없었을 겁니다. 그렇다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류의 사고를 권할 수도 없습니다. 애초에 즐길 환경이 마련되어 있어야지요. 제 생각에 hell조선에서 그런 마인드로 산다는 것은 그저 이 나라에 대한 포기라고 봅니다. 저도 차라리 포기하는 게 옳은 것이라고 봅니다. 당신이 진정 자식을 사랑한다면 hell조선에서는 단 한 명도 낳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