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2017년에 만 31세 됨. 여자. 서울 4년제 미술대학교 졸업.
직업 모션그래픽디자이너. 경력 4년.
TV광고, 방송, 홍보영상 관련 영상 디자인 및 애니메이션, 영상 기획 경험 有.
실력(?)
공중파 방송국과 대기업 홍보실에서 일한 경력 있음.
지금은 건강상의 이유로 회사 때려치우고
반년 전부터 자의적인 프리랜서로 활동 중.
그간 다녀온 회사들(업계에서 빡세다고 소문난 곳)에서
굴렀던 짬이 있어서 그런지 일 하고 싶을 때 구하면 바로 구해짐.
포트폴리오가 미친듯이 훌륭하진 않다고 스스로 느끼지만...
구인하시는 분들이 보기에 납득할 만한 정도는 되나 봄...
이민가려는 이유
대한민국에서 영상디자이너란 보통,
갑을병정 중에서 정이 하청 주는 일을 하는 노예직 포지션임. 아는 사람은 알 것임.
일이 없어도 집에 못 갈 때가 많음. 5분 대기조임. 마감은 정해져있는데 언제 일을 줄지 모름.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주로 새벽 2시~3시에 일을 주고 아침에 끝내달라고 함.
그게 아니면 한달 걸릴 일을 일주일 안에 끝내달라고 함.
대기업이나 방송국도 크게 다르지 않음.
결국 야근에 철야에 주말 출근을 해야 끝나는 직업임.
(윗대가리들 업무 진행 시키는 거 보면 진짜 노답.
크리에이티브는 이제 바라지도 않음. 제발 말이 되는 일을 시켜주길...)
하지만 임금은 박봉.
디자이너가 전문직이라고 하는데 전문직 대우 받아본 기억이 없음.
얼마 전에 계약서대로 할 거면 일 하지 말라고 했던 업체를 만나 돈 못 받을 뻔한 적 있음.
더 큰 문제는 노동청에 신고도 안 됨.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몸에 골병만 들고
1년에 병원비 평균 200만원은 쓰는듯.
30살에 몸이 너무 아파 대학병원에서 정밀 검진하고 신체나이 50세로 진단 받음.
공황장애에 위염에 췌장염. 이건 사람 사는 게 아님.
내가 나약해서 못 버티나 싶기도 하지만,
주변에 모션그래픽 하는 친구들을 보면 거진 상황은 다 비슷함.
기본으로 고질적인 병 하나씩 달고 살고... 임금 떼이거나 4대보험 밀리는 건 기본이고
꼰대사장이나 클라이언트의 갑질에 내가 이러려고 디자인했나 싶음...
한때 디지인을 그만두고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매니져를 할까 했지만(시급 비슷한듯)
그래도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던 일인데... 계속 해보고 싶어서 이민을 생각하게 됨...
일 그만두고 프리랜서 하면서...
외국 잡 사이트랑 이런 저런 외국 포럼을 뒤지고 다녀보니
모션그래픽보다 UX/UI 또는 웹디자인 수요가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됨.
(그리고 왜인지 모션그래픽/멀티미디어 잡은 정보도 거의 없음...)
같은 디자인 계열이니 미국/캐나다 쪽 컬리지에서 웹디자인 공부를 하고 취업을 할까 생각 함.
그러다가 디자인 말고 개발언어를 공부하는 것이
디자인보다는 비전도 있고 나이 먹도록 오래오래 할 수 있는 직업일 것 같다고 판단 함.
내가 죽기 전까지 사라지지 않고 가장 오래 남아있을 직업이 프로그래머라고 생각 됨.
하지만 내가 이 나이에 새로운 공부를 하는 게 과연 맞는 것일까?
지금까지 해온 커리어를 버리는 게 아까운 일은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됨...
(C언어 책 사서 좀 보고 컴퓨터 학원까진 찾아놨음...)
나의 고민...
1. 한국에서 쌓은 경력과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살려서 모션그래퍼로 현지 취업을 한다.
- 의문점 : 한국에서의 경력을 인정해줄지? 정말 어려운 일인거 알지만 포폴을 미친듯이 열정적으로 만들면 가능성 있지 않을까..
2-1.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대로 살려서 미국/캐나다 모션그래픽 컬리지 졸업 후 구직 활동을 한다.
2-2. 컬리지 말고 모션그래픽이나 영상계열쪽 대학원을 간다.
- 의문점 : 그나다 가장 덜 불안한 루트라고 생각되지만... 미국/캐나다에서도 모션그래퍼는 밤샘의 아이콘이면 어쩌지...
마감이 가까워져 자발적으로 하는 야근이나 철야는 견딜 수 있지만... 그 이외의 이유로 하게 되는 강제 밤샘은 이제 정말 싫다...
3. 같은 디자인 계열인 웹디자인으로 미국/캐나다 웹디자인 컬리지 졸업 후 구직 활동을 한다.
- 의문점 : 미국/캐나다 내 웹디자이너의 비전은 어떤지... 죽어가는 직업인지 자라나고 있는 직업인지...
4. 아예 방향을 틀어서 한국에서 프로그램 자격증 따고, 미국/캐나다 웹 디벨로퍼 컬리지 졸업 후 구직활동을 한다.
- 의문점 :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는 발상일까... 웹디자인+프론트 엔드 개발까지는 그렇다쳐도 백 엔드까지 커버하는 게... 당연히 어렵겠지;;
이런 선택지와 의문점을 놓고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는 중임...
내 인생의 마지막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하고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해서 나가고 싶음.
특이 사항은 캐나다에 20년 전 이민을 가신 친척일가가 캐나다 토론토에 살고 계심.
그리고 미국 미시간에서 살고 계신 친척 오빠와 이모님(캐나다 시민권자)께서 오면 적극 지원해줄테니 어서 오라고 하고 계심...
본인 집안은 그냥 그런 흙수저 집안. 집에서도 지원 못 해주신다고 하심.
학비만 내도 모은 돈 거의 탕진할듯... (그래서 1년 정도 더 모으고 갈 계획)
비전공자인데 프로그래머로 전향해서 나가 정착했거나
모션그래픽 전공자로 해외나가서 적응하며 살고 있는 분은 조언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