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대그룹(H, S, L, S) 대기업 영업/마케팅 부서 재직자입니다. 경력은 아직 길지 않네요.
SKY 출신이며 연봉은 5000대 초중반정도 (영혼까지 끌어모아). 지방근무가 잦다는 단점은 있지만, 그래도 일부 헬부서만 피하면 8시경 출근에 퇴근은 7시전에는 시켜줌.
나름 한국 사회의 지독한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래도 이제는 벗어나고 싶네요. 도대체 왜 이 회사생활은 군대내무반만큼이나 숨이 막힌것입니까?
도대체 왜 책임이 걸려있는 억울한 상황 속에서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말도 마음대로 표현못하고, 인사를 "안녕하세요"라고 한다고 왜 "다나까체"로 인사안하냐고 갈구고, 인사안한다고 개갈구고. 시킨대로 했는데 매출이 안나온다고 개갈구고.
30년 가까이 정말 열심히 쌓아놓은 능력도 이렇게 숨막히는 내무반 속에서는 다 묻히고 그냥 어리버리 찌질이가 되어버리네요.
정말 사람으로 얻는 스트레스가 너무 지독합니다. 제가 한국정서상 성격 특이한 캐릭터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직장 동기도 조금이라도 더 수평적인 회사를 갔으면 좋지않겠냐고 제게 안타까워하네요. 이렇게 수직적인 곳에서 본능적으로 적응력이 떨어져서 그런가 위로 올라갈 자신도 없네요.
문과는 전문기술이 없기 때문에 힘들다고 그러는데, 그나마 제게 희망이라면
첫번째, 외국어 구사능력 좋음
저는 4개국어를 할 줄 압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러시아어)
유럽에서 2년간 지냈고, 식당에서 단순 육체노동을 하는 것이었지만 거기서 현지인들과 영어로 막힘없이 업무수행하고 한국어선생으로도 일해보았습니다. 물론 저 3가지 외국어의 자격증은 모두 최고급 또는 거기에 준하는 레벨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랑은 아닙니다만, 제가 외국어 머리는 참 영특해서요...
두번째, 사교성 좋음
영업/마케팅 부서에 걸맞게 그나마 제가 '수평적'인 곳에 가면 인간관계 형성을 잘 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유럽인 친구들이나 심지어는 일본, 중국인 친구들과도 못만난지 3~4년은 되었지만 계속 연락이 올정도로 수평적인 관계에서는 사람들이 절 좋아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인 여자친구들도 참 잘사귀었습니다. 분명 한국에서는 그저그런 얼굴인데, 설기현이 벨기에에서 얼빠가 많았듯, 저도 생각보다 그쪽에서 더 잘먹혔더라고요.
세번째, 네임밸류
현재 재직중인 회사가 업계에서는 세계적인 기업이라서, 경력직으로 갈 때 어디 명함이라도 내밀 수 있다는 실날같은 희망이 있기는 합니다. 최소한 지금 당장 퇴사하고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잃어버릴 생각도 없고, 앞으로도 몇년은 더 다닐 수 있는 근성은 있으니까요.
저와 같은 경우 어떤 탈조선루트를 타야할까요? 지금 회사에서 앞으로 몇년 더 일하고 여기서 적립한 커리어를 토대로 영어권이나 독일어권 대기업~중견기업을 들어가는 것이 좋을까요? 최근 독일어 공부 시작했고, 중국어도 틈틈히 건드려보고 있습니다.
만일 영업/마케팅쪽으로 제가 지금 속한 업계의 커리어를 지속한다고 해도, 현지어 및 세계 최대의 시장인 중국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요.
혹시 국내 대기업에 재직중이다가 헤드헌터든 인맥이든 통해서 영국 또는 독일로 이민가신 분 있으신가요? 정 안되면 일본으로 갈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도 대기업들은 문화가 굉장히 수직적이어서 그렇게 내키지는 않더라고요.. 방사능 걱정도 있고.
아니면 현지에 계신 분들중 정보를 많이 가지신 분 있으시다면 도움 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