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횽들아, 탈조선을 꿈꾸는 프로그래머야. 경력은 4년차고, 20대 막판이 다가오는 중이야.
조언을 구하고 싶기도 하고 그냥 답답한 마음에 이야기나 풀고 싶었어.
일단 난 흙수저 중의 흙수저라 집안 대출부터 갚아야하는데다가, 지방대 출신이야. 국립대기는 해. 그런데 나름 노오오오력을 했더니만 어찌저찌 대기업에 들어가고, 돈도 또래들에 비해 쏠쏠하게 받아서 나름 만족하고 있었지.
사실은 돈을 벌어야하는 상황만 아니라면 대학원을 가고 싶어서, 일하면서 대학원 갈 준비를 했지. 근데 내가 헬조선 대학원에서 대학원생들의 꼴통짓을 하도 많이 봐서 가고 싶지가 않은 거야. 그래서 외국으로 눈을 돌렸는데 미국을 가면 제일 좋지만 거긴 너무 비싸서 캐나다로 눈을 돌려서 거길 준비하고 있었어.
이민은 사실 생각도 없었지.
그런데 회사 일을 하다보니까 이게 일이 힘든게 아니야. 사람이 헬조선 마인드를 가지는게 문제라는 걸 깨닫는 계기가 있었어. 상급자라는 인간들이 일을 하는게 아니라 정치놀이를 하는데, 그걸 보고 아랫것들도 똑같이 정치질을 하는 거야. 우리 회사는 직급이 없는데도, 연차로 갑질하고 정치질하는 인간을 보고 나서 정나미가 확 떨어졌지. IT업계가 그나마 프리하다는데 그런 다른 데는 대체 어떨지 끔찍하더라고. 그걸 시작으로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인형극을 하는 걸 본 게 결정타였어.(진짜 설마설마 했는데), 아, 이건 진짜 아니다 싶어서 이민을 결심했어.
일단 계획은 이래.
워홀 1년(올해 신청했어) 동안 연수하면서 맛보기(이민 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순간이야. 회사는 올해 때려쳐버릴 거야.)
캐나다 CS 대학원 석사로 졸업하기
취업 & 이민하기(이건 원래 온타리오주에서 석사하면 영주권 준다고 하길래 생각한 거였는데 요새 홀딩되었다고 해서 마음이 참 아파)
일단 자본은 7천 정도는 있어. 돈 열심히 모아놨어. 안타깝게도 집안 대출이 또 생겨버려서(흡혈귀 같은 가족이 한 명 있어^^; 헬조선 탈출의 이유 중 하나야), 지원을 받기는 글렀다고 생각하면 되.
일단 영어 성적이 후달려서 영어 공부는 병행하면서, 워홀에서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가능하면 간단한 프로그래밍 알바를 뛰어볼 참이야. 그러고 나서 현지 적응이 됐다 싶으면 대학원을 ㄱㄱ할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해?
캐나다 취업 시장이 작다고 귀에 달릴 정도로 들어서 조금 걱정이 들어서, 차라리 1년 정도 돈을 더 모아서 미국 대학원을 ㄱㄱ 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해서 조언이 필요해!
지금 내가 생각하는 계획에 구멍은 많겠지만, 전체적인 맥락으로 저러해. 의견 교류도 환영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횽들! 우리 모두 탈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