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만 23살이고 현재 홍콩 금융권에서 일하고 있어요
대부분 30대 탈조선이 많은것 같은데 20대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그냥 이런 케이스도 있다고 한번 읽어보시고 도움되면 좋겠네요
꿈나무들에게 힘이되는 글이 되길
저는 고등학교때 미국에서 유학을 해서 영어는 잘 합니다
근데 대학에서 인문학을 공부를 해서 ㅋㅋ 미국 취업 실패… 대참사
아무리 영어되도 신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비자로 그것도 인문학 공부해서 살아남기 힘들더라고요
대부분 학교 선배들도 한국에 들어와서 대기업에서 일합니다. 근데 욕 엄청해요. 미국 그립다 그러고. 그래서 저도 포기하고 한국 기업에 입사했어요. 진짜 컬쳐쇼크… 안좋은줄은 알았지만 오랜 유학생활 때문에 진짜 이정도인지는 몰랐어요
결국 적응 못하고 짤렸어요
좀더 미국에서 비벼볼껄 왜 귀국했나 후회가 되더라고요
근데 후회도 아닐께 남아있다 하더라도 버젓한 직장이 없으면 사실 의미없어요. 그냥 결혼하고 애낳고 살고 그런게 꿈이 이상은.. 결국 직장이 해결되야 이민이고 뭐고 되는거죠
그래서 정말 많은 조사끝에 미국회계사 시험을 처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웬만한 나라에서는 모두 고급인력으로 처줘서 비자스폰받기 쉽더라구요. 수요도 어디가서나 많고.
공부해본적이 없는 분야라 정말 힘들었지만 일년좀더 넘게 악착같이 공부하고 합격했습니다
그러고 다시 미국 취업을 시도했는데 돌아오는건 연봉 쥐꼬리만큼 주는 캘리포니아소재 한인 회계사무실 ㅋㅋㅋ 아니면 앨라배마 자동차공장 이런곳
천조국가서 한국사람 밑에서 일할 바에야 안가는게 낫지 않나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아봤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레주메를 뿌렸어요
우여곡절 끝에 홍콩에 있는 미국 회계법인과 연락이 닿았네요. 우선 미국에서 지낸 세월과 영어와 cpa 딴것 이런걸 높이 사더라고요. 그래서 2달정도 기다리고 비자스폰 받고 지금은 홍콩에서 근무중입니다
직장 만족도는 10점만점에 11점 ㅋ
우선 일하는 분들이 거의다 미국인들이라서 미국에서 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6시 매일 칼퇴하고요 출근은 거의 자유입니다
좀 늦어도 아무도 뭐라 그러는 사람 없고 일만 잘 처리하면 flexible 하다는..
아직도 직원들 나이를 모르네요. 어차피 중요한게 아니니까요
회식도 없고 그냥 일하고 서로 도움주고 6시에 컴터끄고 집에 갑니다. 물론 월급은 한국보다 많이줍니다
모든 홍콩회사가 이런건 아니에요. 제가 듣기로는 홍콩 로컬이 운영하는 회사는 한국처럼 야근문화 없지않아 있다 하더라구요. 근데 서양인이 보스인 회사에 들어가면 대우가 다른것 같네요
휴일도 맘대로 쓸 수 있고 가까운 동남아로 주말여행도 가능합니다. 영어만 쓰면되서 딱히 광동어 배울 필요는 없는것 같네요
집에 일찍가면 시간이 남아서 요리도 하고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사는게 재밌습니다
홍콩에 일하는 임산부는 한국보다 더 많아요. 만삭인데도 쌩쌩하게 일하러 갑니다
저희 회사에서도 원래 풀타임으로 일하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여자분 있어요
애기놓고 4시간정도 일하고 갑니다.
서울보다 더 안전한 것 같고, 차별도 덜하고 여자가 다니기에 좋은것 같아요
단하나 안좋은 점이 있다면 비싼 아파트 값인데 이건 뭐 한국 부모님 밑에서 지내지 않는 이상 나가살면 어디든 드는 돈이라 생각해요. 월급의 삼분의 일정도 투자합니다
7년 홍콩에서 일하면 영주권이 나오는데 사실 그렇게 오래 있을 것 같지는 않네요.
다만 경력쌓기엔 최고인것 같아요
제 현재 계획은 한 3년정도 경력이 쌓이면 다시 북미나 호주나 영국등 영어권으로 다시 가는거에요.
이제 경력도 쌓이고 CPA license도 나오고 그러면 수월해 지겠죠.
그간 열심히 돈벌어서 대학원자금이나 마련해야겠네요
이민을 꿈꾸시는 분들께 한마디 하자면
영어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뭐 당연한 거에요...
영어가 안되는 사람은 이민보다 어학연수를 먼저 생각해 보심이 어떤지. 자나깨나 영어공부 하세요
그리고 기술이 필요합니다
저도 좀만 더 일찍 알았다면 미국에서 어카운팅 하는건데 ㅋㅋ 아뭐 지나간 얘기지만요...
지금 문과공부하고 있다면 때려치우는 것을 권합니다.
상대적인 부도 있기 때문에.. 아무리 해외에 나가도 자기가 생각했을때 상대적으로 빈곤할 것 같으면 그것또 괴로워요. 능력을 키워서 나가는게 답인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홍콩으로 갈때 친구랍시고 말리던 사람 있었어요
“결혼은 언제하냐?”
ㅋㅋ아니 결혼하던 말던 무슨 상관입니까? 저 아직 어리고 앞으로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여행도 더 하고싶고 결혼은 당연히 하고싶지만 그거때문에 헬조선 탈출 막는거 아닙니다
“부모님은 누가 돌봐주냐?”
부모님 50대 초반인데 무슨 노인 취급하시나요 두분다 일하시고 있고 팔팔하십니다
부모님이 제일 자랑스러워 하시고 기뻐하셨어요
언제부터 그렇게 내 앞날에 신경썼다고. 이런 오지랍이 한국을 떠나고 싶었던 큰 이유였습니다
글이 길어졌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화이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