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헬조선에서는 남 탓 해봤자 아무것도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 탓을 열심히 해서 제도를 절실히 고쳐야 할 상황이더라도.

?

이 사이트에 그야말로 정당하게 남 탓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규칙 잘 지키고, 의무 수행 충실히 했는데 권리는 도둑맞으신 분들.? 그게 직장이 됐건 사회가 됐건, 일 잘 하면 잘 할수록 더 부려먹히기만 하고 보상은 도둑맞았다는 사연이 너무 많습니다.? 이 사이트에서만이 아니라 그냥 두 눈 뜨고 사는 사람이면 아무데서나 보일 정도로 많아서, 제도나 사회 책임을 대대적으로 따져야 할 수준입니다.

?

그런데 남 탓 해서 바뀌는 거 보셨습니까? 아니, 그 이전에, 이렇게 당하신 분들이 공개적으로 단합해서 남 탓 하는것조차 보신 적 있으십니까?? 사회, 제도 문제 지적해봤자 돌아오는건 게으른 놈들이 남탓해서 공짜 복지 얻어먹으려 한다, 무능한 놈들이 자기합리화 한다, 이런 소리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헬조선에서만큼은 남 탓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당하게 남 탓 해도 바뀌는 거 하나 없고, 불온분자로 낙인찍혀서 온갖 수모를 더 당하기 때문입니다.? 그 제도, 사회 문제 지적하는데 드는 힘을 탈조선하는데 쏟아붓는게 낫습니다.

?

헬조선식 결과중심주의적 차별 ("고장난 제도 안에서 실패했으면 고장난 제도 탓을 할 권리가 없다--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을 정당화시키려면 적어도 (제발) 결과와 과정을 같이 평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능력이 뛰어나고 의지는 강한데 돈이 없어서 최고급 대학에 못 가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국가에서 돈을 주지는 못할망정 (독일식 공짜 공립 대학 등록금 제도), 그 사람의 대학 이름만 갖고 지잡대 출신이라고 욕을 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그런데 헬조선에서는 지원을 해주지도 않거니와 지잡대 출신이라고 욕을 하는게 일상화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달리 말하면 제도에 발목이 잡혀서 넘어졌는데 "꼭 전방주시 안해서 넘어지고 징징대는 인간들이 있어요. 쯧쯧쯧" 이러는 거란 말입니다.

?

본인은 초, 중, 고등학교 모두 한국에서 졸업했습니다. 그동안 남들 보는 시험 다 똑같이 봤는데, 특히 수학 시험을 볼때마다 궁금했던게 "왜 앞뒤 과정은 싹 잘라먹고 답만 맞추면 되는거지?"입니다. 적어도 제가 학교를 다녔을 때 본 시험은, 과정이 99% 맞아도 마지막에 계산 실수 한번 해서 답이 틀리거나 하면 그 문제는 점수 다 깎는 시험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빈 종이에 서술형으로 써서 과정 채점하는 문제가 많았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백점중 5점 될까 말까 했습니다). 고등학교 이후 운이 좋아서 필요한 사람에 따라 등록금을 전액 대주는 사립 대학에 유학을 가게 됐는데, 정말 컬쳐 쇼크였습니다.? 과정이 맞으면 부분 점수를 준다니!?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별 놀랄 일도 아니었습니다.? 헬조선에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보는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교육 제도는 딴판이길 바라는 거 자체가 이상한 짓 아니겠습니까.

?

그래서 여기 계신 분들께, 여건이 절망적이지 않다면 꼭 탈조선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한번 속으면 속인 놈 잘못, 두번 속으면 속은 놈 잘못" ("fool me once, shame on you; fool me twice, shame on me") 이란 말이 있습니다.? 한국은 한번이라도 속으면, 그러니까 제도가 망가져서 한번만 실패하더라도, 속은 놈 잘못이 되는 사회인 듯 합니다.? 언어 공부 죽어라 해서, 한 번 속으면 속인 놈 잘못이 되는 나라로 가셔서 모두들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 Acro
    15.11.03
    Fool me twice, shame on me 크 명언이네요
  • DeMinimis
    15.11.03
    동의합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실수한 사람 책임이라는걸 인정하는 말이니까요. 그렇지만 실수 한번은 (특히 제도가 망가졌을 경우에 미끄러지는건) 누구나 할수 있는거같습니다.
  • hellrider
    15.11.03
    두번정도 속으면 다행이지 ㅋㅋ

    평생 내내 속아도 또 찍어주고 또 속고 ㅋㅋ 자자손손 대대로 속아주고 찍고 또 속아주고 ㅋ또 찍고 ㅋㅋㅋㅋ

    그리곤 격분해서 시비걸고 사람 죽이는 넘들이 판을 치는 나라여 ㅋㅋㅋㅋ
  • DeMinimis
    15.11.04
    그게 제가 궁금한겁니다. 대체 왜 똑같은 작자들을 찍고 찍고 찍고 또 찍는지?
  • 헬헬헬
    15.11.06
    탈조선 기만자가 하는말이라 와닿지가 않는다.....
  • ㅇㅇㅇ
    15.11.07
    여기서 본 탈조선 글 중 가장 와닿는 글이네요.
    룰대로 살면 권리를 도둑맞는 나라, 일을 잘하면 할수록 일이 몰리고 부려먹히는 나라ㅎㅎ
    저도 미련없이 떠납니다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정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탈조선은 불가능합니다. 102 file 헬조선 41610 4 2015.05.28
523 흠.... 탈조선 준비를 13 양송이스프 668 6 2015.10.13
522 흙수저 예체능 어떻게 살아 남을까? 6 유통기한 3620 15 2015.09.14
521 후쿠시마 원전 상황.. 8 toe2head 1717 5 2015.09.09
520 홍콩으로 탈조선 8개월째, 후기 54 조선소녀v 24694 35 2016.12.19
519 홍세화는 30년을 앞선 탈조선의 선각자다. 21 AndyDufresne 2666 15 2015.09.27
518 홈쇼핑에 나온 이민상품 8 file 잭잭 6444 28 2016.01.29
517 혹시 이사이트에서 미국 RN(RegisterdNurse) 계획 하시는분있나요? 8 Countryboy 487 5 2016.07.01
516 혹시 스페인어 공부하시는 분 계신가요? 3 므키타리안 614 6 2015.08.27
515 호주에서 457 비자 참고하도록 13 구원자 1061 5 2016.02.02
514 호주사는 독립이민중인 20대 중반 청년의 탈조센방법. 7 쨔라빠바 6725 22 2016.06.26
513 호주로의 이민 시작-2 부제 : 영광의 헬조선 탈출 2 new 6 구원자 1128 6 2015.08.02
512 호주로 탈조선할때 주의해야하는것.jpg 30 file 김무성 9281 22 2015.12.24
511 호주가기로 결심했습니다. 13 Healer.lee 2832 22 2015.08.31
510 호주3년차 게이입니다. 살아왔던 순서대로(1) 19 로즈마리김엠마 2919 6 2016.02.01
509 호주 워홀가면 할만한 알바 추천 2 잭잭 1384 5 2015.09.01
508 호주 요양보호사 6 태산 2501 13 2015.09.15
507 호주 생활 9년차 혐한인 입니다. 66 ActDavy 39494 41 2016.07.10
506 호주 살만합니까? 6 탈조선추진위원회 1667 5 2015.09.17
505 호주 광산 문의했다. 같이 갈 사람? 19 잔트가르 1640 6 2015.10.20
504 형들 오랜만이야! 10 내목표는탈조선 388 5 2016.01.23
1 -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