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카알
17.07.27
조회 수 19426
추천 수 20
댓글 15








지금까지 과정 간략 정리하면


1. 가족동반(와이프 + 나 + 갓난쟁이들 둘) 2014년에 캐나다 밴쿠버 입국
2. 오자마자 컬리지 입학하여 작년 졸업 (공립대)
3. 워킹퍼밋 받고 4개월 구직활동 끝에 IT 회사 입사 (세계 13개 지사를 가진 미국회사 한국에도 있음)

 

6개월간 직장생활 느낌 점

 

1. 입사하자마자 "너 랭기지 스쿨 등록해놨으니까 학교로 다시 가 그리고 성적표 나중에 인사팀에 제출해"
   진짜로 월급받으면서 다시 학교다녔음

 

2. 몇개월 뒤 영어트레이닝은 됐고 이제 회사로 출근하래서 가보니 첫 점심시간이 부페여서 놀람 그때 옆자리 동료가 하던 말
    "오늘 뷔페는 내가 산거야 다음번은 니차례" 내가 놀랬더니 주위 동료들 크큭거림 농담이였음

 

3. 회사내에서 맥주파티를 자주 하는데 취해서 서로 싸우는 경우를 한번을 못봄! 취해도 자신을 절제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놀라움. 난 혹 실수할까봐 한병만 마심.

 

4. 우리팀 분위기는 서로 어떻게 하면 "웃긴말" 을 잘할까 노오력 하는 느낌? 서로들 웃길려고 애씀 예를 들면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했는데 왜 이런 오류가 나냐고 "목적이 뭐야!" 이런식으로 툴툴대니까 니 인생을 망치는게 목적인거지 옆에서 드립치니까 더 멀리서 니 와이프가 컴퓨터에 나왔어? 누가 또 2차 드립 이런식으로 3차 4차 헛탕치는 개그도 많은데 어쨋든 웃기는거에 자부심을 갖음

 

5. 매니저들이 일을 밑에 놈들에게 떠넘기고 난 갈구기만 하면 돼 이런 마인드가 아님. "직원들이 집중해서 자기일 할 수 있게 그 여건을 조성하는 역할" 이걸 진짜로 함.

 

6. 미국 본사 이사 한테 연락옴 너 한국인이라고 들었음 한국 회사에 (한국 대기업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바로 그 회사) 보내는 문서인데 한국어 번역본을 같이 보내면 좋을 것 같아서 그러는데 번역작업 좀 부탁해도 될까? 당근 신입이니 오케이 하고 급하다 해서 집에서 작업해서 보내줬음 감사하다는 말 몇번을 하더니 우리는 너의 수고에 꼭 리턴값이 있다는 얘길 강조하길래 괜찮다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돼 기쁘다고 가볍게 인사했는데 며칠 지나고 매니저가 너 집에서 따로 작업한 시간 적어내라고 하더니 수당이 따블로 붙음 ㅋ 며칠 뒤 그 친구 밴쿠버 업무차 왔는데 나한테 그때 감사했다고 연습해놓은 한국어로 말함 약간 감동 ㅋ.

 

7. 매니저들은 직원들에게 지시가 아닌 부탁을 함 직원이 오케이하면 정말 감사하다는 말이 입에 붙어있음 직원들은 "노" 라고 말할 때 눈치보지 않음

 

8. 하루 종일 아무말 안하고 자기일만 하고 가도 되는 구조 처음엔 벙어리인줄 보이는 사람도 있음 나중에 알고보니 폭주족 ㅋ

 

9. 네트워크 팀에 누군가 아주 커다란 미술하는 사람들 가지고 다니는 화통을 들고 다님 뭐지? 거기서 뭘 길다랗게 생긴 나무로 된 고급 조각품을 꺼내길래 그거 니꺼냐고 물음, 그렇다길래 유심히 봤더니 주머니에서 몇개의 스트링을 꺼내 힘들게 당겨서 뒤아래로 걸더니 "이거 보우임" 이럼. 활이라고? 옆에 등치 2미터 넘는 거구 엔지니어가 내가 한번 해볼께 그러면서 활시위 당기는데 팔이 부르르르 ㅋ 어쨋든 그친구는 활쏘러 다니고

 

10. DB 하고 시큐리티 분야쪽에 크리스라는 애가 있는데 이 친구는 총들고 여러산 돌며 곰사냥 다님 ㅋ 아기곰과 다니는 엄마곰은 죽이지 않는다는게 철칙이라고 함. 아기가 엄마를 잃으면 안되기 때문이라고.

 

11. 얼마전 영어실력 때문에 업무중 큰 실수를 함, 다음날 매니저가 내가 한 실수를 설명해줘서 알게 됨 그러면서 너 영어교육 조금 더 받아보는거 어떻니? 좋다고 대답하니 회사근처가 좋니 니네집 근처가 좋니? 회사근처가 좋다하니 자신의 제의를 받아줘서 고맙다 함. 내가 더 고마운데 ㅋ

 

12. 간혹 이민계들 중 자신이 더 영어를 잘한다는 거에 우월감 갖고싶어하는 친구나 한국인에 적대적인 중국계도 있긴 있음 하지만 무리를 만들어 파워게임을 하거나 위아래를 만들려는 태도는 없음 뭐랄까? 업무 중 서로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건 각자 몫? HR 팀이 워낙 강력해 반드시 서로 지켜야 할 선은 넘지 못함 난 그게 큰 역할을 한다고 봄. 정말 가차없음.

 

다음에 더 쓰겠음 
현재는 워킹비자이기 때문에 영주권까지 받으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몇단계 더 남았고 인생이 어찌될지 모르지만 꼭 영주권 시민권까지 이뤄보고 싶음. 
힘내라고 기운좀 주길. 내 아이들에게 착한 사람 되라고 말해도 되는 그런 환경에서 살게 해주고 싶었음 ㅠㅠ






  • SparkBest
    17.07.28
    토론토에 개발자로 있는데 많이 공감합니다.
    고객에게 나 다음 주 휴가가니까 이거 2주 후에 해줄께, 하면 그래 잘 다녀와 하는 지금도 믿기지 않는 환경이죠.

    회사마다 다르지만, 일단 온라인 코딩테스트로 1차 스크리닝을 대부분합니다.
    영어만 좀 된다면 굳이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취업하는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비자때문에 대학을 가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캐나다는 여전히 IT분야 부족직군이고 타 분야에 비해 대우도 좋고, 주변에서 개발자라고 하면 의사같은 전문인으로 부러워합니다.

    한국처럼 야근에 쪄든 칙칙한 이상한 이미지가 아니죠.


  • 역시 헬닛뽕과 헬조선과는 다른 갓서양의 이성적이고 수평적인 가치관의 사내문화
    최고임다
    미개한 에이시안에는 없는 수.평.문.화 
  • 무적권
    17.07.27
    실력은 어떤기준으로 평가하나요? 손코딩?
    알고리즘? 전에쓰신글 읽어봤는데 혼자가면 대학졸업까지 진짜 1억이면 되는가요?
    뭔가 재미있는거 같네요. 여기에 딱히 불만은 없지만 저런 농담따먹기하는거 좋아해서
  • 인니고
    17.07.27
    부럽다 ㅠㅠ
  • Spark
    17.07.28
    토론토에 개발자로 있는데 많이 공감합니다.
    고객에게 나 다음 주 휴가가니까 이거 2주 후에 해줄께, 하면 그래 잘 다녀와 하는 지금도 믿기지 않는 환경이죠.

    회사마다 다르지만, 일단 온라인 코딩테스트로 1차 스크리닝을 대부분합니다.
    영어만 좀 된다면 굳이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취업하는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비자때문에 대학을 가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캐나다는 여전히 IT분야 부족직군이고 타 분야에 비해 대우도 좋고, 주변에서 개발자라고 하면 의사같은 전문인으로 부러워합니다.

    한국처럼 야근에 쪄든 칙칙한 이상한 이미지가 아니죠.


  • 정보 감사합니다 
    요즘 캐나다에도 취업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많던데 아닌가봐요?
  • toe2head
    17.07.28
    음.. 용감한 분이시네요.. 처자식 동반해서 유학 2년 하면서 쓰는 생활비만 적어도 15만불, 좀 쓰면 20만불은 될텐데.. 그렇게 졸업해도 사실 취업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정말 혼자가서 공부해서 졸업해도 졸업하고 직장잡고 일하는데까지 10만불은 생각해야 할겁니다.. 그러니 나이가 30대 후반, 40대 초중반인 사람이 2년간 IT 관련분야 유학하면서 얼추 20만불 까먹고도 웬만한 직장에 취업해서 연봉 꽤 받는 수준으로 start할수 있으려면 집도 down pay어느정도 할수 있어야 할테니까 이런 저런 조건 생각해보면 최소 자산 40만불~50만불은 되어야 처자식 달고 유학후 이민을 시도라도 해볼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이정도 자산이 되어야 졸업후 안정된 직장에 취업할수 있으면 나머지 돈 down pay로 넣고 모기지 끼고 작은 아파트라도 사볼 여지가 있고, 취업 안되고 아무래도 나가리 된 것 같은 상황이 되더라도 다 접고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전세로라도 다시 시작해볼수 있는 여지가 있는겁니다. 그래서 저는 유학후 이민으로 처자식 달고 오실 분들한테는 최소 자산 40만불, 홀몸으로 유학후 이민 하실분들한테는 10만불은 가지고 오셔야 공부에 전념할수 있다고 얘기하곤 합니다만,,,
  • 카알
    17.07.28
    네 윗님 말대로 빠듯하게 4억 좀 안되게 가지고 왔었네요. 영주권 받으면 모기지 혜택 있다기에 집은 그때 알아보려고 하고요. 혼자라면 제 생각으로는 1억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때는 미래에 겪을 일들을 몰랐기 때문에 시도가 가능했던 일이었고 용기낼 수 있었던거 같네요. 지금보니 밴쿠버는 UBC 나 BCIT 컴공 나와도 취업못하는 사람들 수두룩 합니다. 제가 취업된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90% 운이였습니다. EA SPORT, MS, SAP 등 유명 회사에서 9군데정도 면접봤었고 전화인터뷰까지 합치면 총 열 몇군데 4개월간 면접봤을 겁니다. 

    주위에 물어보면 면접보자고 연락오는 것만도 다행이랍니다. 구직활동 다 하고 나니 정말 피부에 와닿습니다. 밴쿠버 프로그래머들 넘치더군요! 그래도 동부쪽은 아직까지 괜찮다는 얘기 종종 듣습니다. 얼마전 아마존에서 면접보자고 연락 한번 더 왔네요 (역시 동부쪽 지사 ㅋ). IT 취업은 차라리 동부쪽이 낫습니다 ㅠㅠ 여기서 저는 순전히 운으로 된거라 믿지도 않는 하나님한테 맨날맨날 감사하며 삽니다.

    밴쿠버로 도전하시는 분들 각오 단단히 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약사하신 분들도 여기서 약사시험 다시치고 최저시급 받으며 파트타임 합니다 (영어 그렇게 잘하는데도) 저랑 컬리지 같이 졸업한 그 젊고 똑똑한 친구들 칠처스에서 닭튀기고 겨우 입사한 세무소에서 밤샘일 합니다. 결코 만만치 않아요. 밴쿠버 유입인구 넘쳐나서 집값도 떨어지지 않을 기세고 렌트비도 계속 오릅니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워키퍼밋이나 영주권을 지속적으로 제한하고 있고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캐나다 밴쿠버 오시겠다면 가졌던 용기만큼 각오도 단단히 하고 오셔야 합니다. 새로운 나라에서 허니문 기간은 1, 2년 안에 끝나고 마니까요.
  • toe2head
    17.07.28
    IT는 그래도 좀 다를 줄 알았는데 UBC, BCIT 컴싸를 나오고도 취업이 불확실하다니 역시 헬쿠버군요.. 쿨럭.. Ubisoft같은 큰 게임회사들도 많은 동부쪽이 훨씬 나을것 같네요. 더군다나 퀘벡은 연봉 75,000$ 미만까지는 애기들 데이케어 비용도 하루에 8.25$인가 밖에 안한다는데 (밴쿠버는 1시간에 최소 15$은 줘야..;;) 불어가 부담스럽지 않다면 자산이 부족한 신혼 부부들은 취업만 확실하다면 차라리 퀘벡 쪽을 가는 편이 나을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최근 캐나다 중앙은행의 7년만의 금리인상 단행이 미국의 향후 3년여가량의 금리인상 기조와 궤를 같이 해서 이 미친 부동산 버블이 좀 반토막만 나줬으면 좋겠네요.. 현 상태대로 부동산 버블이 캐나다에서도 계속된다면, 밴쿠버, 토론토, 몬트리올 등 대도시권에서 사는 건 헬조선에서 사는거랑 별반 차이가 없을거 같다는 느낌이 드는 요즘입니다.. 
  • 서방 선진국이 좋은 점이 이런 저런 배려로 맞벌이가 쉽다는 점입니다. 한사람이 집값을 전담하고 나머지 한 사람 벌이로 차일드케어 비용 대가면서도 대도시에서 충분히 3-4인 이상 가족 생활이 가능합니다. 역설적이지만 이때문에 그 살인적인 집값이 집단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고공비행을 계속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평범하게 거기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라면 맞벌이로 집 구매가 가능은 하니까요.. 영주권 취득과정에서 가진 돈을 다 써버렸거나 둘 중 한 명이 언어문제를 가진 경우가 드물지 않으며 직종 문제로 시골 생활도 어려운 이민자들만 불쌍할 뿐.

  • 글쓴 분 보니까 해당 분야 실력이 대단하거나, 아주 구하기 힘든 분야에 경력이 있으신 듯. 아무리 IT분야가 인력난이라 해도 실제로 구인을 해보면 영어에 문제가 없는 인력만으로도 아주 넘쳐나거든요. 경험상 언어까지 세심히 배려해가며 영입하는 케이스는 거의 대부분 업무 능력 자체가 대단한 경우. 게다가 이 분은 영주비자도 아닌데 저런 대접을 받는 걸 보면, 거의 게임오버라 보여집니다. 현 페이스만 유지하면 영주권 획득에 전혀 문제가 없을 거예요. 본인은 운이라 하시지만, 필요없는 인력에겐 10센트 한 장도 주지 않는게 서양 국가들입니다. 한두 번은 천운이 따른다 하더라도 밑천 드러나는 순간이 바로 짐 싸는 순간입니다. 이면에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을 거예요. 자본금을 4억이나 미리 준비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만 봐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게 분명하기도 하고요. (제가 그런 능력이 있었다면 이민따윈 모르고 살았을 겁니다.ㅎㅎ) 글쓴 분은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분입니다. 자신있게 새 삶을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요컨대 영주권도 없이 화이트컬러 직종으로만 비벼서 선진국에 자리잡은 사람은 능력 면에선 의심할 게 없다 봐도 됩니다.
     
  • 안녕하세요 !
    궁금한점이 있는데 한국에서 경력이 있는 상태에서 가신건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컬리지 없이 바로 취업은 좀 많이 힘든가요?
  • 카알
    17.08.13
    네 한국 IT 경력 10년차에 캐나다로 떠난 케이스입니다.
    컬리지 없이 바로 취업.. 로컬 컬리지를 나와도 취업이 어렵습니다. UBC, SFU, BCIT 나온 친구들 취업 안되서 볼런티어로 경력 쌓은 후 파트타임 일하고 그 후에 정규직 되는 순서가 그나마 다수입니다.
  • oooghooo
    17.10.16
    정말 부럽습니다!!
  • guerrilla
    18.02.04
    캐나다 IT인력대우 엄청나죠. 저도 벤쿠버에 있습니다. 온지는 얼마안되었지만, 미리 현재 영주권준비중에 있습니다. 작년 세전 수입이 10만불이 넘었는데, 한국있었을때는 상상도 못했던 액수네요. IT는 진짜 한국 탈출하는게 답인거 같아요. 카알님도 영주권까지 받아서 안착하시길 빕니다! 
  • 타노
    18.03.13
    부럽습니다. 다른 후기도 기대하겠습니다.  
     밴쿠버에서 일하는 분들은 영주권 vs 취업을 위한 학교 진학 둘중에 어느 게 먼저일까요?   
    카알님 처럼 학교를 진학 후 졸업해서 취업을 도전하는 것과 영주권을 따고 학교를 진학해서 졸업 후 취업을 도전하는 것 중 어느게 더 중요한걸까요. 
    밴쿠버에서 앱 개발자 수요도 많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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