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이해와 반복의 중요성
인간의 언어는 기본적으로 6하 원칙 내에서만 작동한다. 언어가 서로 다른 구조를 가진 이유는 세상을 바라보고 해
석하는 인식체계가 지역별로 다르기 때문이며 언어는 그것을 표현한 결과물일 뿐이다.언어를 나열하는 논리적 패턴
은 서로 다르고 사실상 표준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 패턴의 복잡도는 고급 단계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히
기 때문에 규칙을 암기해서 한 가지 언어를 완벽하게 이해하기에는 인간의 언어가 가진 정보의 양이 너무나 방대하
고 복잡하다. 사실상 고급 단계에서 문법은 거의 쓸모가 없다. 읽기와 듣기를 통해서 반복되는 메시지의 의미를 이해
하고 체화하는 과정이 언어를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해 가능한 언어자료를 수준별로 학습자에게 반복해서 노출시키면 학습자의 LAD(Language Acquistion Device)
가 활성화 되고 결과적으로 학습자는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언어를 습득하게 된다. (언어학에서
이걸 자연적 접근법이라 부르며 스티븐 크라센 박사에 의해 완성된 이론이다 그 중 입력가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크라센 박사에 의하면 언어습득은 의식적인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 가능한 수준에서 반복적인 언어노출은 학습
자의 의지와 상관 없이 언어능력을 향상시킨다고 한다. 습득 과정이 처음부터 의식적인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방법은 없다. 이런 이유로 일부 학자들은 자연적 접근법(Natural Approach)을 비판하기도 한다.
*정보:자연적 교수법(Krashen과 Terrell, 1983; Terrell, 1981)은 스페인어 교사였던 Tracy Terrell이 자기의 교육경
험과 미국 언어교육 전문가인 Stephen Krashen의 이론을 도입하여 이루어 낸 이해중심 교수법 중의 하나이다. 이 교
수법의 기저를 이루는 기본 가설은 언어입력이 학습자에게 이해 가능하고 임의적으로 분석되지 않고 그리고 의식적으
로 가르치는 형태가 아니라면, 학습자는 언어의 체계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법에서는 이름이 나타내는 것처럼 외국어 습득도 모국어습득의 경우와 같이 무의식적이고 비공식적인 자연스
러운 상황에서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즉, 어린아이가 모국어를 배우는 방식으로 자연스러운 의사소통 상황에서 목표
어를 배우는 것이 목표어의 습득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적 접근법에서는 목표언어의 문법적 분석이나
문법 연습은 하지 않으며, 특정한 문법이론도 따르지 않는다. 특히 학생들이 목표언어에 관한 연습보다는 목표언어에
가능한 많이 노출되도록 하고, 언어를 배우려고 하는 심리적 태도를 극대화하고, 발화보다는 듣기에 더 비중을 두고,
이해 가능한 입력 자료로서 그림, 행동 등의 여러 가지 자료를 적극 활용한다.
17세기 이전 문법이라는 학문이 형성 되기 이전에 살던 사람들에게 글을 읽거나 원어민의 말을 따라하면서 언어를 습
득하는 행위(Natural Approach)는 기본적으로 인류의 보편적인 행위였고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어느 나라 역사에
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언어를 지식으로 알고 있지 않아도 정확하게 읽고 쓰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역사적
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언어의 천재로 알려진 대부분의 인물들은 모두 독서 광이었다.
스스로 즐거워서 외국어로 된 책을 읽다 보니 언어의 천재가 된 것이다.
1. Kató Lomb: Polyglot: How I Learn Languages의 저자인 Kató Lomb, 그녀는 외국어로 된 연애 소설을 좋아
해서 아주 많이 읽었다고 하고 단어도 문장으로만 정리해서 암기했다고 하며 발음은 라디오를 통해서 익혔다고 한
다. 헝가리 출신으로서, 16개 언어로 통번역이 가능했던 Kató Lomb가 구사하던 언어 중에는 중국어와 일본어도
포함돼 있었고, 86세에는 히브리어를 공부하고 있었다고 한다. 롬브는 1995년 크라센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헝
가리어 외에 러시아어, 영어, 불어, 독일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고 나머지 언어들도 반나절 정도 책을 읽
으면 통번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롬브는 20대 이후에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결정적 시기가설이 틀렸다는 사실
을 직접 증명한 살아있는 증거였다.
그녀는 또 문법은 언어를 학습하는데 별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
"문법을 통해서 언어를 배우지 말고 언어를 통해서 문법을 배워라"
2. 하인리히 슐리만(Heinrich Schliemann)
<출처:하인리히 슐리만 자서전,부제:트로이를 향한 열정>
새로운 직장에서 내가 하는 업무는 아주 단순한 일이었다. 도장이 찍힌 어음을 현금으로 바꾼다든지, 우체국에 가서
편지를 부치거나 우편물을 찾아오면 되는 기계적인 일의 반복이었다. 그래서 그 동안 뒷전으로 밀렸던 공부를 할 만
한 시간적 여유가 생겨 나에게는 오히려 다행이었다. 맨 먼저 내가 시작한 것은 글씨를 쓰는 연습이었다. 그래서 브
뤼셀의 유명한 서예가인 마네로부터 20시간의 수업을 받고 완전히 목적을 이룰 수 있었다. 그 다음에는 내 스스로의
지위를 향상 시키기 위해서 현대어 학습에 몰두했다. 당시 나의 연봉은 800프랑밖에 되지 않았지만 절반을 공부하는
데 투자하고, 나머지 돈으로 그럭저럭 생활해 나갈 수 있었다.
월세 8프랑으로는 고작해야 난방 시설이 없는 지저분한 다락방 밖에 얻을 수가 없었다. 나는 그곳에서 겨울이면 추
위에 떨고, 여름에는 찌는 듯한 무더위와 싸워야만 했다. 먹는 것 또한 형편없었다. 아침은 호밀죽, 점심은 16페니히
미만의 싸구려로 끼니를 때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열심히 노력하면 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공부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더욱이 민나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은 강한 열망이 내 마음에 불굴
의 용기를 일깨우고 키워주었던 것이다. 이렇게 하여 나는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열의를 불태우며 영어 학습에 몰두했
. 그리고 공부를 계속해 나가는 사이 자연스럽게 모든 언어를 쉽게 배울 수 있는 요령을 터득했다.
그 방법을 소개하면, 일단 어학 공부는 해석에만 매달리지 말고 끊임없이 되풀이해서 소리내어 읽어야 한다. 그리고 날
마다 1시간씩 꾸준히 공부하고, 언제나 흥미로운 대상에 대해 작문을 해 본다. 그리고 그것을 교사의 지도를 받아 내용
을 암기한 뒤, 다음 수업 시간에 그 내용을 다시 한 번 외우는 것이다. 그런데 나의 기억력은 어린 시절부터 훈련을 받지
못한 탓인지 별로 좋은 편이 아니었다. 따라서 그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나는 모든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말하자면 시간을 훔쳤다고나 할까? 한시라도 빨리 정확한 발음을 익히고 의사 소통을 하기 위해서 일요일이면 반드시
두 번씩 영국 교회에 나가서 설교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낮은 소리로 따라했다.
또한 심부름을 다닐 때는 설사 비가 내릴지라도 반드시 손에 책 한 권을 들고 뭔가를 암기하며 다녔다. 우체국에서도
아무것도 읽지 않고 멍하게 기다린 적은 거의 없었다.
이처럼 온갖 노력을 통해 나의 기억력은 차츰 향상되어 석 달 가량이 지나자 미리 세 번쯤 주의 깊게 통독하면 20쪽
분량의 영어 문장쯤은 테일러와 톰프슨 선생 앞에서도 막힘 없이 외울 수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나는 골드 스미스의
"웨이크필드의 목사"나 월터 스콧의 "아이반호"를 전부 암기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지나친 흥분으로 잠을
충분히 잘 수 없었기 때문에 밤중에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이용해서 저녁에 읽은 내용을 다시 한번 반복 했다. 원래
낮 시간보다 밤에 훨씬 집중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반복 연습에는 효과적이었다. 나는 이 방법을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다.
어쨌든 나는 이런 방법으로 반년만에 영어의 기초 지식을 완전히익힐 수가 있었다.
그리고 같은 방법으로 프랑스어도 약 반 년 만에 끝낼 수 있었다. 프랑스어 작품 가운데 페늘롱의 "텔레마크의 모험"이나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의 "폴과 비르지니"는 모두 외워 버렸다. 이렇게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나의 기억력은 1년 만에
눈에 띄게 향상되어 네덜란드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포르투갈어도 쉽게 배울 수 있었다. 이러한 외국어로 유창하게 이
야기하고 쓰는 데도 6주 이상 걸리지 않았다.그리고 가슴의 통증은 언제나 큰 소리로 읽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네덜란드
의 축축한 공기 때문인지, 아무튼 암스테르담에 머문지 1년쯤 지나자 어느 새 완쾌되어 그 뒤로도 재발하지 않았다. 그러
나 나는 학습에 대한 왕성한 의욕 때문에 크비인 사무소의 단조로운 사환 일을 차츰 소홀히하게 되었다. 그런 일은 아무
래도 나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까지 들면서 더욱 심해졌다. 그래서 상사들은 나를 승진시키려고 하지 않았다. 아마
그들은 사무실 심부름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더 중요한 일들을 해낼 수 있을지 의심했을지도 모른다.그러던 1844년
3월 1일 마침내 나의 소원이 이루어졌다. 만하임에 있는 루이스 슈톨과 브레멘에 사는 발라우프라는 두 친구의 소개로 다행히
암스테르담의 슈뢰더 상사(B. H. Schroder & Co.)에 통신원 겸 경리 사원으로 취직하게 된 것이다. 나는 연봉 1,200프랑으
로 고용되었으나 얼마 있지 않아 열성적인 업무 태도를 인정받아 다시 800프랑이 추가되었다. 내가 이 회사에 대해 언제나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사실 나의 행운의 밑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곧 만족스러운 대우 덕분에 러시아어를 배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간신히 구입한 러시아 책이란 게 기껏해야 케케묵은 문법서와 사전, 그리고 "텔레마크의 모험"의 서투른 번
역본뿐이었다. 또한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마땅히 러시아어를 가르쳐 줄 만한 사람도 없었다. 왜냐하면 당시 암스테르담에
는 러시아의 부영사 탄넨베르크를 제외하고는 러시아어를 아는 사람이 없었는데, 유일한 희망이었던 그마저 나의 간곡한 부
탁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문법책에만 의존하여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만에 러시아어의 발
음과 단어를 익힐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공부해 왔던 나만의 방식에 따라 짧은 문장이나 이야기를 작문하여 그것을 모조리
암기해 나갔다. 문장의 작문은 문법적인 잘못을 지적해 주는 선생이 없었기 때문에 엉망이었다. 그래도 나는 "텔레마크의 모험"
의 러시아어 번역서를 암기했고, 또한 실제적인 연습을 거듭해 나가면서 노력을 계속했다. 하지만 이렇게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누구든 나의 "텔레마트의 모험" 낭독을 들어 줄 상대가 있으면 학습 능률이 훨씬 빨리 향상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한 가난한
유대인을 1주일에 4프랑씩 주기로 하고 고용했다. 그는 러시아어를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하면서도 아침마다 두 시간씩 내 곁에
서 러시아어 낭독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 보통 네덜란드의 집들은 천장이 판자로만 되어 있어서 어느 때는 1층에서도 4층에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전부 들릴 정도였다
. 그래서 나의 요란한 낭독 소리를 다른 세입자들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지 집주인에게 불평을하는 바람에 두 번이나 하숙집
에서 쫓겨나는 처지가 되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어려움으로 나의 열의가 꺾일 리 없었으며, 6주가 지나자 러시아어 실력은 유용
한 편지를 쓸 정도로 향상되었다. 내가 처음으로 쓴 러시아어 편지는 모스크바에서 인디고(암청색의 고운 천연 염료) 장사를 크
게 하는 회사(M.P.N 말루틴 형제 회사)의 런던 대리인 바실리 플로토니코프라는 러시아인에게 보낸 것이었다. 플로토니코프가
인디고 경매에 참석하기 위해 가끔 암스테르담에 오면 나는 슈뢰더사의 대표인 플로토니코프 마트베제프나 프룰로프와 같은 러시
아 상인들과도 큰 불편함이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러시아어를 배우고 나자, 지금까지 익힌 여러 언어를 토대로
외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1846년 1월 러시아어 실력을 인정받은 나는 회사의 대리인으로서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파견되었다. 그리고 이곳과 모스크바에서
정열적으로 사업에 몰두한 덕분에 몇 달 안 되어 사장은 물론이고 스스로도 깜짝 놀랄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 나는 슈뢰더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였다. 사업의 발전과 함께 나는 점점 더 바빠져서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눈 코 뜰 새 없
었다. 그래서 어학 공부같은 것은 도저히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그러나 1854년 사업이 그럭저럭 궤도에 오르기 시작하자 그동안
염원해 오던스웨덴어와 폴란드어를 공부할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되었다.
<중략>
사업이 이처럼 순조롭게 발전된 데 비해 어학은 거의 정체 상태였다. 내가 배우고 싶어했던 그리스어에 대한 갈망도
이런 상태에서는 좀처럼 사그라질 것 같지 않았다. 전쟁 전에는 이 훌륭한 언어에 매혹되어 행여 사업에 소홀해지면
큰일이라는 생각때문에,또 전쟁 중에는 사업이 너무나 바빠 신문조차 읽을 수 없는 형편이었기 때문에 책을 읽을 만
한 처지가 못 되었다.
<중략>
이번에도 나는 역시 전에 했던 독특한 공부방법으로 그리스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러시아어보다 훨씬 어려웠지만 그
럴수록 단기간에 단어를 외울 필요가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폴과 비르지니>의 근대 그리스어 번역본을 구입해
읽어 나가는 한편, 단어 하나하나를 프랑스어 원본과 주의 깊게 대조하면서 암기했다. 그렇게 했더니 한 차레의 통독
으로도 책에 나오는 단어의 절반은 익히게 되었다. 두 번째에는 거의 전부를 외워서 사전을 찾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
었다. 그리하여 불과 6주라는 짧은 기간 안에 나는 다시 근대 그리스어의 난관을 돌파한 뒤, 이어서 석 달도 채 되지 않
아 고대 그리스어까지 정복할 수 있었다. 물론 호메로스 같은 두세 명의 고전작가의 작품은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정도
까지 숙달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호메로스의 작품은 유달리 감동적이어서 그 뒤에도 여러 번 읽었다. 나는 그로부터 2
년 동안 주로 고대 그리스 문학 작품만을 탐독했는데 웬만한 고전 작가는 이 기간에 거의 빠짐없이 읽었다. 특히 <일리
아스>와 <오디세이아>는 몇 번 읽었는지 셀 수 조차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리스어 문법에 대해 내가 암기한 것은 고
작 명사 변화와 동사의 규칙변화,불규칙 변화 정도였지만 더 이상 귀중한 시간을 문법 공부에 할애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8년 남짓에 걸친 김나지움 시절 따분하기 짝이 없는 문법규칙에 시달리기만 했지,과연 그리스어로 편지
를 제대로 쓸 수 있는 학생이 몇 명이나 될까.내 생각으로는 이런 어학교육은 실제 언어를 익히는데 장애만 될 뿐 별
쓸모가 없다고 단정할 수 밖에 없다. 문법을 완전히 익히는 데는 오직 실제 훈련만 있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곧 고
전산문을 주의깊게, 그러면서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으면서 전형적인 예문을 저절로 암기하는 방법만으로 그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한 방법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렇게 해서 고대 그리스어를 오늘의 살아있는 언어로 배웠
다. 어떠한 주제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쓸 수 있고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도 있다. 더욱이 한 번 암기한 내용은 결코 잊
어버리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다. 이런 방법만 따른다면 모든 문법상의 규칙에 통달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만일 나의 주장을 믿을 수 없고 나의 그리스어 문장에 문법적인 오류가 있다고 생각하면 주저하지 말고 그걸 지적해
보라. 나는 나의 어떤 표현에 대해서든 그것은 어느 고전 작가로부터 인용했다는 사실을 곧바로 제시하여 나의 표현
이 올바르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가 있다.
<중략>
그래서 이듬해인 1858년 여름이 되자,나는 다시 어학공부에 매달려서 경애하는 친구 루드비히 폰 무랄트 교수와 함
께 25년 동안이나 내팽겨쳐 두었던 라틴어학습에 착수했다. 나는 현대 그리스어는 물론이고 고대 그리스어까지 구
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라틴어를 배우는데 그다지 큰 어려움이나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아라비어를 제외한
다면 기나긴 나의 어학편력도 이로써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끝>
3. 영어책 통째로 읽기 – 안정효
한국에서 영어를 제일 잘하는 사람을 꼽으면 빠지지 않는 이름이 안정효다. 소설가이자 번역 문학가인 안정효는 대학
시절, 영어로 7권의 장편소설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작인 <하얀 전쟁>을 영어로 다시써 미국에서 출간하기도 했
는데 당시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은 그를 “영어로 소설을 쓰는 주목할만한 작가’로 손 꼽았다.
놀라운 것은 그가 한국에서 나고 줄곧 자라 47세에 비로소 미국 땅을 밟아본 ‘순수 토종’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인 중에도
상당수가 그를 교표 또는 재미 작가로 알고 있을 정도다. 그런 그가 강조하는 영어 공부법은 ‘쉬운 영어책 통째로 읽기’다
사전을 찾지 않고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어내는 방식이다.“ 사전을 안 찾고 영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내용을 제
대로 파악하지는 못할지언정 그래도 읽어냈다는 성취감이 만만치 않으며, 단어를 찾고 내용을 자세히 이해해야 한다는
부담스러운 의무감도 없어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어려서부터 줄곧 시끌벅적한 시장통에서 살았던 그는 상인과 손님 간
의 소란스런 악다구니에 질려 근처 조용한 대학 도서관을 도피처로 삼았다고 한다. 그러고는 도서관 생활에 맛을 들였다.
친구들이 대학 입학 후 해방감을 만끽하며 노는 데 여념이 없는 사이, 그는 도서관을 독차지하다시피 했고 하루 종일 책을
읽으며 보냈다. 그러면서 사전 없이 영어 소설을 읽는 데 재미를 붙이게 됐다.
“ 뜻도 모르면서 책을 마구 읽어 나가는 기간이 처음에는 낭비처럼 여겨질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것은 언어
배우기의 터 잡기요 땅 다지기를 위한 기간이며, 나도 모르게 연습을 계속하는 과정이다. “그 역시 처음 두세 권을 읽어내
는 동안엔 내용이 전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정도 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책의 전체적인 의미가 보이기 시
작했다. 너덧 권으로 접어들 무렵부터 줄거리와 상황이 대충 이해되고 단어의 의미도 어렴풋하게나마 그려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감’으로 읽혀 배운 어휘는 머리에 깊숙이 각인됐고 어휘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하거나 정말 궁금한 단어만 사전으로 찾아 확인했다. 그렇게 1년쯤 지내고 나니 도서관에 있는 영어책을 모조리
읽게 됐고, 일종의 경지에 오른 기쁨과 시야가 훤히 트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또 계속 글을 읽다 보니 자신도 글을 써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그는 영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스스로 즐거워
시작한 영어 글쓰기가 평생의 업이 된 것이다. 통째로 읽을 책을 고를 때는 사전 없이 읽기에 비교적 수월하고 널리 알려진
작품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그는 조언한다.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그 작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읽는
것도 방법이다. 안정효는 사전 없이 책을 100권가량 모조리 읽어낸 후에는 영어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돼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 마음을 다져먹고 하루에 한 권씩만 읽기 시작한다면 100권을 읽어내는 데 필요한 기간은 3개월밖에 걸리지 않
는다. 그러고도 70인생에서는 69년 9개월이 남는다. “3개월에 100권! 지레 한숨부터 쉬는 이들에게 그는 잘라 말한다.
“ 이만큼의 노력도 들이지 않고 영어를 잘하기 바라건 그야말로 과욕일 뿐이다. 그러고 보면 기다 겐과 안정효의 공부법은
결국 같은 결론을 향하고 있다. 요는, 뚝심이다.
<끝>
읽거나 듣거나 따라하는 것 만으로 언어를 완벽하게 습득한 사례는 전 세계를 통틀어 끝없이 찾을 수 있다.
인간의 언어를 가장 체계적이고 오류 없이 수준 별로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한 자료는 분명히 책이다. 원어민이 쓴 소
설이나 잡지를 집중해서 읽으면 원어민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고 느끼고 또 어떻게 언어를 감각적으로 그
리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지 세부적으로 관찰하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영상은 정보의 질과 깊이 정확도
그리고 정보의 양적 측면에서 책보다 못하다. 영상으로는 세부적인 관찰이 상대적으로 글보다 힘들기 때문에 언어를
부정확하게 이해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언어를 허술하게 익히면 결과적으로 원어민의 생각을 겉으로만 이해한 것
이 되어 버린다.
언어의 본질은 습관이지 지식이 아니다. 지식으로는 언어를 해석 할 수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는 없다. 진정
고수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공부를 하지 말고 습득을 하라. 그렇게 하면 완벽한 답이 나온다.
참고기사:우리나라 영어 교육, 이래서 거품이다. | 조덕성 http://www.huffingtonpost.kr/duksung-joh/story_b_5922046.html
(왜 지식으로 알고 있는 영어가 쓸모가 없는지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는 기사입니다.)
크라센 박사에 의하면 일본에서 진행한 한 연구에서 일본인이 영어원서를 1시간 읽을 때 마다 토익 점수가 0.62점 씩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교육저문가로 일하고 있는 조덕성 박사에 의하면 오래전에(40~50년 전) 지금 처럼 문법 위주의 독해 공부가 아니라. 단순하게 교과서를 읽고 문장 전체를
암기하는 것만으로도 학습 효과가 대단히 좋았다는 사실은 이미 다 밝혀진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영어교육은 영어장사꾼들이 접수했다고 지적하더군요.
단어를 암기하는 것도 따로 단어 공부를 할 필요가 없고 그냥 문장을 수집해서 암기하면 아주 빨리 암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건 제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구요...
일본에서 동시통역의 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쿠니히로 마사오도 문법을 체화 하기 위해서 문장을 10만 개 정도 수집해서 정리하고 암기했다고 하네요... -_-
책은 보통 중학교 교과서 부터 시작해서 처음에 500번 정도 읽었다고 합니다.... 이게 가장 고통스러운 수단이지만 동시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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