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여의도에 있는 모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하고 싶은 분야의 일 이기도 하고, 헬죠센 치고는 그래도 나름 근무여건이나 환경도
준수한 편이고 출퇴근 거리도 각각 20분정도여서 그야말로 땡큐였죠.
그렇게 입사를 해서 제 사수로 부터 업무 교육도 받으면서 차근차근 업무를 배워가는 중에
느닷없이 사장이라는 새뀌한테 이제 그만 나오라는 일방적 통보를 받습니다.
이유인 즉슨.
"제 몸이 아파서" 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 새벽 2시즈음 '아나필락시스' 라는 알레르기 과민성 쇼크가 와서
집근처 이대목동병원 응급실료 119타고 실려갔습니다.
알레르기라고 하면 가볍게 그냥 몸 가렵고 따가운 증상 이라고 생각하는게 대부분인데
아나필락시스는 추가적으로 호흡이 불가능해 지는 증상을 동반합니다.
--->혈압이 내려간다는 얘기죠. (즉 심장이 제대로 못 뛴다는 소리)
응급실도착해서 에피네프린 이라는 주사를 맞고 그 외에도 동맥주사와 정맥주사를 통해
약만 4개를 맞았습니다. -->동맥주사 진짜 ㅈㄴ 아프더군요.
궁굼하시면 네이버에 아나필락시스 라고 쳐 보세요 [5분내로 세상 하직할 수도 있는 증상임]
아무튼. ...
응급처치 끝내고 중환자실에서 2시간을 누워 있다가 일반병실에서 30분정도 경과를 지켜본 후
새벽 5시가 다 되서야 응급실에서 퇴원을 했습니다.
솔직히 좀 고민 되더군요. 당장 3시간뒤에 출근을 해야 하는데 몸 상태는 말이 아니고
죽을뻔 했다는 무서움과 긴장감 때문에 잠은 안오고,
눈은 말똥말똥 하고 딱히 졸린 느낌도 없어서 일단 금욜 아침8시에 출근을 했습니다.
근데 사람이라는게 왜 '촉' 이라는게 있잖아요.
제 사수가 절 보더니, 어디 아프냐고, 몸 괜찮냐고 묻더군요.
하기사.. 불과 5~6시간전에 죽음의 문턱까지 간 사람이 제3자인 직장 동료눈에는 멀쩡해 보일리가 없는게 당연하죠. 출근하면서 혹시나 너무 힘들면 오전 근무만 하고 조퇴하려고 응급의료센터 퇴원 증명서 를 가방에 챙겨왔는데, 마침 또 곁에서 몸 상태 물어보니 새벽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며 응급의료센터
퇴원 증명서를 보여줬습니다.
그때가 또 오전 11시가 좀 넘은 상태 였는데, 확실히 사람이 위기를 넘기고 시간이 좀 지나니까 긴장이 풀리더군요. 아파서 잠도 못잔것도 겹치니까 무한 졸음증상이 오고...
이사랑 사장한테 사수가 제 상태를 전달했고, 오늘은 오전근무만 하고 점심 먹고, 사무실 들르지 말고 바로 퇴근하라 하더군요. 사수랑 국밥한그릇 먹고 집에 가려하는데 갑자기 사수가 뜬금없이 스타벅스를 가자고 합니다. 커피한잔 시켜서 먹는데 그러더군요.
사수 : "미안한데 오늘 점심까지만 근무하기로 하자"
나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왜요?"
사수 : " 다른게 아니라 네가 겪은 그 아나필락시스 라는 쇼크, 원인을 알 수 없는 쇼크랬잖아 "
나: "네 뭐 의학적으로 그렇죠"
사수 : " 왜 찾아오는지도 모르는 증상이고 한번 발생되면 또 올 수도 있는 쇼크인데 그게 너무 부담이야"
나: " 제가 아프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지 않습니까, 아프다는 거 하나만으로 해고 사유가 됩니까?"
사수: "나도 네 심정 이해는 하는데 상부에선 너무 불안해 하고 있어, 나도 너한테 직접 이런말 전하라 고 시킨 윗대가리들 정말 싫다"
사수: " 위에서 정확히 뭐라고 하는데요?"
사수: " 네가 일하다가 쇼크가 또 와서 쓰러졌는데, 그로 인해 만약 너가 잘못되기라도 하는날에는
최악에는 회사 셔터 내릴 수도 있고, 기업 이미지에 리스크가 너무 크댄다"
하...진심 쫓아 올라가서 지랄하고 싶었습니다.
아픈거도 서럽고, 힘들게 잡은 직장이고 하고 싶었던 분야 였는데 진짜 2주만에 개 허망하게
망했다고 생각하니, 멘탈이 승천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거 노동부에 진정 넣어야 겠죠?
회사에 금전적으로 손해를 준것도 아니고, 업무적으로 리스크가 있던거도 아닌데
정말 얼탱이없네요
답답해서 그냥 이렇게라도 하소연 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