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로만2015.10.30 00:13

그런것 보다도, 사실 그냥 지가 안당해보면 모르는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중 2땐가.. 생각도 잘 안나지만 그때 반년정도 당했던것 같습니다. 잘 해결했지만 그때부턴 인간관계에 있어서 꽤나 새로운 것이 보이더군요. 특히 그런 왕따 문제에서 말이죠. 제가 헬조선 사이트에 들어온건 한국의 사회적 부조리에 회의를 느꼈다기보단 이런 이유가 더 크거든요 (나이가 좀 어려서.. 사실 여기서 주로 다루는 사회적 부조리같은건 겪어보지도 않았으면서 함부로 말하는것도 같네요..)

일단 제가 그런 경험을 하고 난 뒤에 제 3자입장에서 다른 사례들을 바라보며 느낀건, 사실 왕따라는걸 진짜 별 생각없이 하는애들이 많습니다. 무슨얘기냐면, 머릿속으로 자연스럽게 왕따를 내 밑의 계급으로 놓고 거의 노비처럼 생각하는겁니다. 그러니까 그 애를 싫어해서 그러는게 아니라, 그냥 나보다 신분이 낮은 '갈궈도 되는 존재' 라고 인식을 하는거죠. 조선시대때 양반이 노비들을 착취하고 부려먹는걸 당연시했던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노비가 아니꼬워서 그러는건 아닐것 아닙니까. 그냥 그게 자연스러운 거지요.

그 근거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한번 말씀드려 보자면.. 적어도 제가 본 바로는 대체로 왕따당하는 애들은 그냥 착하고 자기 주관이 없고 화를 잘 못내는 애들이었습니다. 정작 반에 성격 파탄수준으로 이상한놈이 꼭 하나씩 있는데 그런애들은 못갈궈요. 건들면 귀찮아질거같고 지네한테 위해를 가할것 같으니까 그렇겠죠. 그렇게 성격 이상한놈들은 사교성이 있는 부류와 없는 부류로 나뉘는데, 사교성이 있는 부류는 반애들이랑 처음에는 멀쩡하게 잘 지내는경우가 많습니다. 사교성이 없는 부류는 애들이 그냥 냅두구요.

당연히 성격이 이상하니 애들이 점점 기피하고 싫어합니다. 그런데 웃긴건, 그런애들한텐 면전에선 절대 말 못하고 졸렬하게 뒷담만 깝니다. 그리고 그 성격 이상한놈은 친구가 없어지긴 하지만 어쨌든 적어도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건드리진 않습니다. 그러나 원래 왕따는 똑같이 갈굼당합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애들의 공분을 사는 성격파탄자가 왕따가 되는게 정상이지(왕따를 옹호하는건 아닙니다.. 왕따가 존재한다고 가정할 시에 더 합리적인 경우를 말씀드리는거에요 ㅎ) 애들한테 아무 잘못도 안한 착한 애가 왕따인건 정상이 아니죠. 그때 깨달았습니다. 걔네는 그 왕따 친구를 같은 인간으로 안보는거였어요. 마치 애들과 그 성격 이상한 친구와의 다툼은 양반끼리의 싸움이고,?양반끼리?싸운것과는 별개로?양반들이 노비 갈구는건 따로 하는것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사실 위의 이야기는 제가 생각하고 느꼈던 바를 님께 말씀드린것 뿐이지, 저렇게 결론을 내린건 아닙니다.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고만 읽어 두셨으면 좋겠고..

확실한 결론은 하나 있습니다. 학교폭력은 바로 역지사지 정신의 부재가 근원이 되어 일어난다는거죠. 제가 지켜본 결과 저런 가해자들도 지들이 왕따한테 하는짓 똑같이 하면 싫어합니다. 근데 그걸 지가 하는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남의 입장에 투영해 생각하는것이 전혀 안되는거죠. 서두에 언급했듯이 자기가 안당해봐서 모르는 측면도 있지만, 그냥 그럴 필요를 못느끼는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저는 모든 악의 근원은 역지사지의 부재에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게 됐고,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는 행위는 악이라 여기게 됐습니다. 뭐든지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최대한 나를 대하듯이 남을 대하는건 대단한 성인군자가 하는게 아니라, 인간이라면 반드시 해야하는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파생되는 문제들 ㅡ 우리가 남을 무너뜨려서 경쟁에서 이기고자 하는것도,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남한테 피해주고 적반하장식으로 대응하는 것도, 내로남불식 궤변을 펼치는것도 다 역지사지의 부재에서 생기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인간이란건 자기 중심적인 동물인데, 나를 대하듯이 남을 대하면 문제가 생길일이 적습니다. 물론 그게 매우 어려우니까 문제이지만, 그걸 실천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좋은 사회가 된다는건 진리이겠지요.

그런 점에서 한국은 '남을 자신처럼 여기려고 노력하는, 남의 입장에서 생각할줄 아는' 사람이 적어졌기 때문에 헬조선이 되지 않았나라고 생각해봅니다.. 해결책은 역지사지의 정신을 최대한 실천하는 것이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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