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아캄나이트
16.08.09
조회 수 388
추천 수 9
댓글 4








 

<사도>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 21세기 헬조선 꼰대들과 사도세자 아빠 영조가 오버랩되며 머릿속을 맴돈다.

앗, 이거슨 평행이론!

 

1. 내가 너만할 때는 말이다

l 너는 너 나는 나! 이렇게 저렇게 상관없이! –현아-

 

사도세자는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좋았다. 특히 그림 그리는 것을 즐겼다. 영조는 이런 사도세자에게 “너는 어찌 공부는 하지 않고, 개 그림이나 그리고 있느냐”고 꾸짖는다.

 

아니 개 그림 잘 그리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너는 얼마나 자주 공부가 하고 싶으냐?”는 말 같지도 않은 질문이 이어진다. 그리고 “내가 너만 할 때는 말이다.”

 

벌은 아니지만… <출처> 조선일보

 

조선일보 지난 9월 22일자 칼럼 <늙는다는 건 벌이 아니다> 읽다가 쓰러지는 줄 알았다.

내용은 “내가 네 나이일 때 나는 주어진 대로 살았다. 너희는 ‘삼포 세대’라면서 결혼•직장•출산을 포기한다고 하더라만

우리는 그런 것 몰랐다.”

…사이다! 사이다를 달라! 꼰대는 죽지 않는다. 자꾸 이상한 말을 할 뿐이다. 보고 있자니 가슴이 답답하다. 이것은 필시 사도세자가 느꼈을 감정이리라.

 

2. 모두 너 탓이다

노오력이 부족하면 온 우주가 미워하여 일자리도 줄고 경제도 힘들어지는 것을 내가 알겠다

 

1749년 정월, 영조가 사도세자에게 대리청정을 시킬 때의 일이다. 영조는 백성들이 얼어 죽거나 주려 죽거나 가뭄 같은 천재지변이라도 있으면 “세자에게 덕이 없어 이러하다”고 꾸중했다.

 

또, 정성왕후의 능소에 참배를 하러 가는 길에 소나기가 내리자 “날씨 이런 것이 다 세자를 데려온 탓이라”며세자를 돌려보냈다. 사도세자 이분 최소 제우스.

 

<출처> 국회의원 김무성 카카오스토리

 

그렇다. 취업이 안 되는 건 나의 노력이 부족해서고, 결혼을 못 하는 것도 나의 노오력이 부족해서겠다.

 

우리나라가 통일이 안 되는 것도, 옆집 개가 사람을 무는 것도 다 나의 노오오오오력이 부족해서다. 아, 헬조선에 꼰대만 무성하다.

 

3. 내 기분 따라 그때 그때 다르니라

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빼액!

 

대리청정 당시 영조는 사사건건 사도세자를 꾸중하기 바빴다. “그만한 일을 혼자 결단치 못하니 대리시킨 보람이 없다!”고 하다가도 “그런 일은 왜 내게 묻지 않고 결정하느냐?”고 꾸짖는다.

 

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씨는 이렇게 표현한다. “저리한 일은 이리 아니하였다 꾸중이시고, 이리한 일은 저리 아니하였다 꾸중하시었다” 사도세자가 미칠 만하다.

 

내 기분 따라 예의범절의 기준은 달라진다. <출처> KBS2 <나를 돌아봐>

 

KBS <나를 돌아봐> 의 화개장터 아저씨. 자기는 이미 먹어놓고서 PD가 도시락 먹으려니 기분이 더럽다. 그것은 예의가 아니니까. 영조는 조선의 왕이었으니 이해하고, 조영남 선생님은 뭐 프로그램 속 역할이 꼰대려니 하고 이해하자. 하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내 맘대로 짓하는 현실 꼰대가 너무 많다.

 

4.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니라

저 안에 유아인 있다…

 

영조의 자식 교육은 엄했다. 어린 사도세자는 영조의 발소리만 들어도 두려워했다. 신하들 앞에서 세자를 망신주기도 했다. 편집증환자 같은 면모가 자식 교육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결국 이에 견디지 못해 미쳐버린 아들을 뒤주에 가둔다. 그리고 익숙한 한마디. “다 너를 위해 한 말이었다”. 너를 위해가 임재범급.

 

내 집 안의 독서실, 21세기 뒤주에 아이를 가두세요! <출처> 스터디큐브

 

우리 부모님들도 그랬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잖니.”그 마음은 잘 알겠다. Grande 말입니다. 정말 우리가 잘 되길 바란다면 대화를 먼저 했어야지요. ‘닥치고 시키는 대로 해!’하고 ‘너를 위해’를 외치는 건 꼰대다.

 

5. 자식이 잘해야 애비가 산다

잘하자, 자식이 잘해야 애비가 산다

 

자유분방하고 예술가적 기질을 가진 사도세자는 영조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영조의 압박에 세자의 행동은 더 어긋나고 두 사람의 갈등은 깊어졌다.

 

결국 세자는 미쳐버렸고, 뒤주에 갇혀 비참하게 죽는다. 정말 모두 다 자식이 잘 되라고 그랬던 것일까?

 

저.. 자식을 키우는 건 농사가 아닙니다만…

 

출판사 서평이 기막힌 책이다. “이 책은 미운 3살을 순종하는 3살로, 죽이고 싶은 7살을 복종하는 7살로, 반항하는 10대를 효도하는 10대로 기르는 비법을 제시한다.”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콩 심어서 콩 나고 팥 심어서 팥 나는 농사는 더더욱 아니다. 그러니 아저씨, 내 마음대로 뭔가 키우고 싶으면 와우를 하세요.

 

 

참고자료: 한중록 – 혜경궁 홍씨 저, 정병설, 2010, 문학동네






  • outshineBest
    16.08.09
    이 글 보고 사도 보고있는데.. 역사 대대로 미쳤었구나 싶네요. 결국 문제는 정신병자들에게 사랑을, 이해와 합리를 갈구하고 있었던 우리 자신인듯.. 각자도생, 탈조선합시다. 글 감사드립니다. 인생의 방향을 이제 정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 outshine
    16.08.09
    이 글 보고 사도 보고있는데.. 역사 대대로 미쳤었구나 싶네요. 결국 문제는 정신병자들에게 사랑을, 이해와 합리를 갈구하고 있었던 우리 자신인듯.. 각자도생, 탈조선합시다. 글 감사드립니다. 인생의 방향을 이제 정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 다프
    16.08.09
    아침부터 좋은 글이군요
  • Crusades
    16.08.09
    주 안에서라는 핑계로 그런짓을 할라그래? 개독이구만?
  • 우디앨런
    16.08.10
    저 기독교인 책은 진짜 미친 거 같네요..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정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헬조선 관련 게시글을 올려주세요 73 new 헬조선 75755 0 2015.09.21
7855 피해자 없는 범죄를 속인주의 처벌 하는건. TXT new 초고등영혼대천재쇼군 151 0 2022.03.21
7854 40대 진보대학생 존이 탈모충인 이유.virus new 40대진보대학생병신존 147 0 2022.03.21
7853 한국 애미년들은 자신의 욕구충족을 위해 자식을 이용한다. TXT new 초고등영혼대천재쇼군 155 0 2022.03.21
7852 반지의 제왕 분석. newfile John 186 0 2022.03.21
7851 전화 한 통만 하면 3주면 마을에 외노자 하나 추가인데 25년을 키우고 있겠냐. 저출산의 원인. new John 178 0 2022.03.21
7850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상 new 노인 991 0 2022.03.21
7849 나는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new 노인 148 0 2022.03.21
7848 윤석열 덕택에 항후 헬조센된다고 여기는 자들이 좋아하는 영상(?) 1 new 노인 197 0 2022.03.21
7847 외부 세상을 보지 않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푸틴 new 노인 160 0 2022.03.21
7846 윤석열의 안보 정책 new 노인 172 0 2022.03.21
7845 한국 남성 인구의 감소는 new 노인 190 0 2022.03.21
7844 한국에서 지역 간 차등 임금을 적용하면 안되는 이유 3 new 노인 398 1 2022.03.21
7843 전화 한 통만 하면 3주면 마을에 외노자 하나 추가인데 25년을 키우고 있겠냐. 저출산의 원인. new John 552 0 2022.03.21
7842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사사건과 노르웨이 연쇄 테러범을 앞서나간 코리언, 우범곤. 5 new John 213 0 2022.03.22
7841 장애인 단체를 마녀 사냥하는 서울 교통 공사 new 노인 344 0 2022.03.22
7840 일본 교도소는 호텔 수준일까? new 노인 189 0 2022.03.22
7839 북한에서 빨리 완공된 아파트를 보면 new 노인 187 0 2022.03.22
7838 전부터 말했지만 우크라이나가 모든 유목문명의 에미이긴 함. 성경의 참 종착지이기도 한 곳. newfile John 507 0 2022.03.22
7837 러시아라는 개새끼가 왜 개새끼인가. newfile John 505 1 2022.03.22
7836 현재 스위스에 거주중인 푸틴 여친을 추방하자는 청원이 왔습니다 3 new 노인 180 0 2022.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