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으로부터 폭력을 당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일상에서 종종 들렸다. 우리 사회에서 아내폭력은 으레 일어나는 일, 그만큼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일이었다. 그러나 여성들이 남편의 폭력으로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데까지 이르러서야 사건화되어 세상에 드러났다.

 

여성들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그 중 누군가는 폭력에서 탈출을 시도했지만, 곧 위험에 노출됐다. 자신에게서 벗어나려는 여성에게 분노한 가해자는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죽이겠다'며 협박하고, 실제로 여성을 스토킹하여 추적한다. 여성들에게 가해자의 폭력은 종료되지 않았다.

 

폭력에서 탈출하더라도, 법원에 의해 가해자를 대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어렵게 피신해 이혼소송 중인 여성들에게 가해자와 상담을 받으라며 부부상담명령을 내리거나, 가해자에게 자녀면접교섭권을 부여하며 여성들을 그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가해자에게 '돌려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가 진정 '아내'의 인권에 관심이 있다면, 여성이 안전하게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가정폭력피해자보호법 개정이 시급하다.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1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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