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아무리 노예라도 책을 읽어야 교양있는 노예가 되는 법!


오늘은 근대 문학에 지대한 공헌을 세우신 제임스 조이스 옹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소개하는 글을 써보려 합니다.


"율리시스"나 "피네간의 경야"는 영어 네이티브들도 어려워서 못 읽는 소설이나 헬조선 노예인 저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 정도에서 만족하는 걸로... ㅇㅇ?



“젊은 예술가의 초상” 은 제목대로 스티븐 디덜러스라는 젊은이가 예술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입니다.?스티븐 디덜러스는 사제가 되느냐 예술가가 되느냐로 고민하는데,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는 제목이 스포일러 해줍니다. (예술가의 초상이니 예술가가 되겠지...)


스티븐 디덜러스는 말 잘듣는 소년이었지만 사춘기에 접어들어 창녀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죄책감에 몸부림칩니다. 그러다 신부의 설교에 감화되어 고해성사를 하고 자신을 종교적 고행으로 밀어넣지요.?


일요일은 거룩한 삼위 일체의 현묘함에 바쳤고, 월요일은 성령에게, 화요일은 주보 천사드에게, 수요일은 성 요셉에게, 목요일은 제대의 거룩한 성체에게, 금요일은 수난중의 예수에게, 토요일은 성모 마리에게 각각 바쳤다. (pp.229)


이것은 구원을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지만 정작 신부들은 스티븐에게 종교적 소명이 있다고 착각하고 그에게 신부가 되길 권합니다.?스티븐은 신부가 된 자기 모습을 그려보지만 교장의 얼굴이 ‘저무는 날을 침울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을 보고’ ‘교육이나 신심보다 더 강한 본능이 잠에서 깨어’나죠.


그는 천성적으로 ‘낯선 집에서 먹거나 마시는 일’을 꺼릴 정도로 수줍은 사람이고 ‘어떤 질서 속에서도 자기야말로 다른 사람들과는 동떨어진 존재라고 생각하게 하던 그 오만한 정신’을 가진 사람입니다. 자신의 본성이 사제보다는 예술가에 가깝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예술가로서의 길을 가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렇다, 그렇다, 그렇다! 그와 같은 이름을 가진 그 옛날의 그 위대한 명장처럼, 그도 이제는 영혼의 자유와 힘을 밑천으로 하나의 살아 있는 것, 아름답고 신비한 불멸의 새 비상체를 오만하게 창조해 보리라” (pp.262)


스티븐 디덜러스는 마침 한 소녀를 보고 "에피파니(존재하는 세계를 완벽히 보여주는 순간)"를 경험하게 되고, 이 에피파니를 재현하는 것이 그의 삶의 동기이며 목적이 됩니다.?


그의 앞에는 한 소녀가 개울 가운데 혼자 서서 가만히 바다를 응시하고 있었다. (……) 그러자 그녀의 빰에서는 어렴풋한 불길이 떨리기 시작했다.


오, 이럴 수가! 독신(瀆神)적인 환희의 폭발 속에서 스티븐의 영혼은 절규했다. (……)


그녀의 이미지는 영원히 그의 영혼 속으로 옮겨갔고, 그가 거룩한 침묵 속에서 느끼던 황홀경을 깨는 언어는 없었다. 그녀의 눈이 그를 불렀고, 그의 영혼은 그 부름을 받고 뛰었다. 살고, 과오를 범하고, 타락해 보고, 삶에서 삶을 재창조하는 거다! (pp.264-265)


대학생이 된 스티븐은 더더욱 중2병에 빠지게 되는데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합니다. 그는 자신의 창조성을 얽매는 모든 것들에 대해 적개심을 드러내는데, 여기에는 가족, 종교 뿐 아니라 조국도 포함됩니다.



“이 나라에서는 한 사람의 영혼이 탄생할 때 그물이 그것을 뒤집어 씌워 날지 못하게 한다고. 너는 나에게 국적이니 국어니 종교니 말하지만, 나는 그 그물을 빠져 도망치려고 노력할거야” (pp.313)


?“하지만 우리에게는 나라가 제일 중요해. 아일랜드가 가장 중요하단 말이야, 스티븐. 나라가 있고 난 후에야 네가 시인도 될 수 있고 신비론자도 될 수 있는거야”


“너 아일랜드가 무엇 같은지 아니?” 스티븐은 냉혹하고 난폭한 어조로 말했다. “아일랜드는 제 새끼를 잡아먹는 늙은 암퇘지라고” (pp.313-314)


스티븐이 가족, 종교, 국가를 모두 부정한다는 것은 주변을 둘러싼 모든 사회적 규범과 인습을 내면화하지 않겠다는 뜻일 겁니다. 스티븐 디덜러스는 이런 선택의 대가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그것을 감수할 뜻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나는 너에게 내가 두려워하지 않는 것들도 말해 주마. 나는 외로이 지내는 것,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쫓겨나는 것, 그리고 내가 버려야 할 것이 있으면 무엇이나 버리는 것, 이런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어떤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것이 설사 큰 잘못이고 평생에 걸친 잘못, 어쩌면 영원히 계속될 잘못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두려워 하지 않는다”


결국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스티븐이 예술가로서 방랑을 떠나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스티븐은 후에 교사가 되어서 "율리시스"의 주요 등장 인물로 등장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율리시스"도 한 번 읽어보세요.


꽤 시간이 지나서 다시 꺼내 읽었는데 여전히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소설입니다. 애국심을 강제주입하는 헬조선 프로파간다에 맞서는 해독제랄까요... 무엇보다 저는 스티븐의 말을 고쳐서 이렇게 쓰고 싶어지네요.?


"헬조선은 제 새끼를 잡아먹는 늙은 암퇘지라고!"


아무쪼록 모두들 헬조선이 쳐 놓은 그물로부터 벗어나 영혼의 불꽃을 찾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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