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육헬윤회
1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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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관련 기사를 읽다가, 재미있는 문장을 읽었다.

 

고대 그리스의 현자는 이렇게 말했다:

'노인이 나무를 심고, 그 그늘에 앉으려 하지 않는 사회는 강해진다.'

지금은 노인이 나무를 베고, 그 그늘에 젊은이들이 앉아 있다.

 

처음에는 허허, 영국 만의 일이 아니구나 싶었는데,

그 밑에 달린 댓글들을 보니, 누군가는 글쓴이의 태도가 연령차별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 기사, 정확히는 칼럼은,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정치에서 소외되는 여러 이유를 밝혔는데,

젊은이들의 조직이 없고, 투표에 대한 기회 비용이 크고, 일정 나이 이하로는 참정권이 제한받는 데다가,

매체들 역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득 든 생각이, 투표에 대한 기회비용이 크다는 말은, 젊은이들의 삶이 더 활기차다는 소리랑 비슷하다는 거다.

50대 중늙은이와 20대 젊은이가 하루 투표 째고, 여친이랑 놀러 가서 할 때, 느끼는 쾌감의 정도가 다르잖아.

그걸 그냥 나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기회비용의 차이라고 설명해야지,

젊은 것들이 빠구리하러 다닌다고 투표 안한다고 비난하는 건, 존나 교조적이라는 거다.

 

다시 저 나무심는 노인 이야기로 돌아 가자.

나무를 심는 노인의 행동에서 나는 성과주의를 읽었다. 젊어서 한 고생의 댓가를 나중에 얻어가는 게 성과주의니까.

고대 그리스 현자는, 성과주의로는 강하고 건전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없다는 걸 말한 거다.

 

어찌보면 현대 사회의 불평등의 심화가, 단순히 성과주의의 만연만이 아니라, 평균연령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젊은 사람들보다 늙은 사람들이 더 불평등하니까. 이건 자연스러운거다.

그래서 청년실업이 무서운 거다. 청년실업은 평생실업으로 이어지거든.

 

헬조선에서 성과주의의 표상이 된 것이 시험이다. 이미 고려때부터 시작된 과거. 지금은 고시.

시험이라는 게 진짜 능력있는 사람을 선별할 수 없다는 건, 모두가 잘 알면서,

거기에 의문을 제기했다가는 사회 부적응자가 되거나 자살당하잖냐?

 

성과주의의 폐해를 이야기하는 데에, 금융업 종사자의 비도덕적인 높은 연봉을 제시할 필요도 없다는 거다.

성과주의는 능력에 따른 자원의 배분 만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삶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 온 여러 조직들이 지대화하여,

그런 걸 만들 시간이 없었던 젊은이들의 미래를 좀먹는 것 역시 성과주의의 폐해이다.

 

성과와 권리은 염치와 배려와 짝을 이루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성과와 권리를 측정하기 위한 장치와 방법이 무지하게 발전한 것 처럼,

염차와 배려에 대하여서도 그런 기준이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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