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케바케일거다
본인은 나온 대학도 지거국 레벨에 그렇게 공부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단지 수학을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하는 레벨이어서(수학만큼은 1등급을 놓쳐본 적이 없다.)
당시 수학 강사가 없어서 다른 과목 선생이 하던 것을 내가 알게 되고,
한 작은 학원에 강사가 되었다.
봉급은 크지 않지만 혼자 사는데 부족한 돈은 아니고, 차를 끌고 다닌다거나, 흡연을 하는것도 아니기에 알뜰 살뜰 저축해서
변두리에 무진장 저렴한 아파트라도 한채 살까 고민을 하고 있다. 물론 눈 여겨보는 아파트는 차가 없으면 굉장히 불편해질 정도지만.
학벌 문제? 당연히 있다.
여기서 가르치시는 분들 서연고, 혹은 그보다 한단계 정도 낮은 대학을 나왔다.
이런 상황에 컴플렉스가 없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단지 어른들이니까 그것을 드러내거나, 그것으로 무시를 하지는 않는다.
근데 항상 문제는 부모들이 이야기를 할때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학생 입장에서도 당연히 서연고 정도의 레벨이 되는 강사한테 배우고 싶은거야 사실이다.
본인도 학생이라면 그렇게 생각할테니까
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여간 작은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였고, 강사직을 때려칠까 고민도 하게 만든다.
학부모와 면담을 할때에도 가장 큰 스트레스가 바로
'선생님은 OO대 나오셨다고 들었는데....'
도대체가 어디서 알게 된건지는 몰라도 부모들은 다 알고 있다.
사실 학교에도 열심히 하는 애, 열심히 안하는 것 같은데 성적 좋은 애, 수업을 못따라가는 애, 아예 공부를 놔버린 애 가 있듯,
학원에도 마찬가지다. 재수학원에서조차도 저 네개유형이 눈에 띄는데 보습학원에서 안그럴 거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라.
그러나 학부모는 공부를 안해서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선생의 학벌이 문제여서'라고 생각하는(물론 일부다. 정말 한두명 정도) 것이다.
공부를 완전히 놔버린 애들을 내가 어떻게 가르쳐야하나.
과거처럼 몽둥이로 찜질하거나, 고함쳐서 협박 가까이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이 상황에서 남은 것은 학생의 하고자 하는 의지인데, 의지조차 없는 아이를 데려다놓고 가르쳐봤자 의미가 없는 것은
학원 강사던, 교사던, 아니면 학습지 선생이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돈 벌기 위해 하고 있을 뿐이지.
'아이의 성적이 정말 안오르네요. 정말로 학원에서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거 맞나요? 제가 보기엔 선생님이 별로여서 안하는 것 같아요'
이 세개의 말은 강사의 말문을 턱 막히게 한다.
참 편하고 좋은 말이다.
논리도 없이 빨갱이라 부르며 욕하는 꼴이나 다를바가 없음에도 이것만큼 훌륭한 죽창은 없으니까 말이다.
한국의 학부모라는 것은 정말 학(學)부모인지, 학(虐)부모인지 심히 고민 되는 밤이다.
미개한망국의 미개한부모 = 요마악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