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하면 된다?' 그리고 '되면 한다!'

오늘 아침 인턴으로 출근하면서 본 jtbc 앵커브리핑의 주제였습니다. 하면 된다는 흔히 말하는 노오오오오력이고, 되면 한다는 합리적인 노력이었습니다. 우리사회에는 '되면 한다'의 정신이 더 널리 퍼져야된다고 생각합니다. '하면 된다'의 병폐가 지독한 악취를 풍기고 있기때문입니다. 그러나 요즘 스스로를 돌아봤을때 여유를 잃고 노오오오오오력에 매몰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회의감이 느껴집니다.

 

힘든 삶입니다. 사회는 노오오오력을 요구하며 저녁과 가족을 앗아갔고, 저희 가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버지와 같이 살지 않으면서 지금까지 자식을 키워내신 어머니에겐 저녁을 훨씬 넘긴 늦은 밤 시간도 편히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요즘들어서는 힘에 많이 부치시는지 눈물을 보일때가 부쩍 늘었습니다. 지붕은 물이새서 다시 공사를 해야하는데, 불안한 어머니의 수입과, 인턴월급으로는 생활비와 은행이자, 학자금대출만 갚기도 빠듯합니다.

 

한 달 전 즈음 여자친구와는 헤어졌습니다. 상반기 취업을 준비하면서 바빠진 탓에 많이 신경을 못 써주면서, 상처도 많이 주었지요. 많이 어렸던 여자친구가 속상해하면서도 이해하려는 모습이 고마웠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소식이 없으니 제가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더군요. 

 

이력서와 스펙에 삶을 저당잡히면서 놓친 저녁과 사랑, 그리고 책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현실이 씁쓸합니다. 짜투리 시간에 책읽는 걸 좋아해서 전철과 버스를 탈때면 조금씩이라도 책을 읽었지만.. 지금은 모르는 단어 정리프린트와 수험서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돌아본 모습은 여유있는 시민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안전망 없는 이 사회에서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아둥바둥하고 있는 이십대 후반이었습니다. 

 

인생에는 시기가 있는 것일까요.. 지금 이시기가 지나고나면 바라는 시민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탈조선 하지 못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남아서 계몽하고 싸우자는 제 다짐이.. 꺾이진 않을까 두렵습니다.  생각과 사유를 멈추는 이 사회의 시스템이 원망스러운 밤입니다.






  • 클로에Best
    16.06.09

    노오력주의는 헬조선에서 일반적인 도그마라서 비판하기기 쉽지 않지요. 민족주의, 유교와 더불어 일종의 신앙이거든요.
    하면된다는 되면 한다로 바뀌어야 하나, 그건 이 헬조에서는 사실상 이단사상을 의미하는 것이라서요.

    인생에 시기가 있다 뭐 이런것들도 일종의 환상이지요, 시간이 지나면 개선될거라고 믿는 것도 신앙이구요.
    전 그냥 미련 없이 내일도 오늘정도만 되어주길 바라면서 잠드네요..
    이 나라에서 사실상 '시민'계급은 통치계급(다이아몬드수저)과 금은수저들뿐입니다. 나머지는 형식상 시민이나 실질적인 처지는 빚노비, 일노비, 학자금 노비이지요....ㅠ

    저는 당장 졸업하는건 아니지만 자격증 수험서 들고다니기는 하네요, 다만 앞으로는 그게 전쟁이 될지도 모르겠지만요..

     

    저는 공대계통이라서 가능하면 대학원 -> 이공계 고급인재테크로 탈조선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잘 될지는 모르겠네요...ㅠ

    어차피 헬조선에는 별로 미련없구, 딱히 목표라거나 할 일도 없으니 저걸 목표로 해 보려고 하고있어요.

     

    헬조선 계몽같은 원대한 목표는 잘 모르겠네요....

  • CrusadesBest
    16.06.09

    .

  • VOLK
    16.06.08
    국밥 천국님 글 매번 (눈팅이지만) 잘 보고 있습니다. 모쪼록 힘내시길 세상에는 님이랑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 국밥천국
    16.06.09
    응원감사합니다.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하지만.. 오늘은 손석희 앵커의 말이 유난히 아파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머리 깨지게 시원한 맥주 한 캔 땡기고 자야겠습니다. 그래도 헬조선에서 많이 배우고 있어서 현실에 매몰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 VOLK
    16.06.09

    바로 답글 달아주시네요. 제 댓글이 힘이 되었다니 뿌듯하군요. 뭐, 저도 사실 제 처지를 잘 알기에 탈조선은 님처럼 진작에 포기해버렸습니다. 

     
    그렇지만 굳이 그 이유를 대자면 이곳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서 여기에 남기로 결심했지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제 친구들은 저보고 미쳤냐고 합니다.. 뭐 사실 친구들 말이 천부당 만부당 맞는 말입니다.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누가 여기 남으려 하겠습니까.
     
    하지만 국밥천국님 글 마지막 줄이 참 기억에 남네요. 인생에도 시기라는게 있는 것일까, 지금 이 시기가 지나면 내가 바라는 시민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쩝.. 나 또한 현실에 타협한 체 비겁자 혹은 깨시민 정도로 남지 않을까 라고 말이죠
     
    그렇지만 현실이 힘들다고 해서 국밥천국님의 계몽, 투쟁의 의지가 절대로 꺾이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애초에 그런 의지를 가지신 것도 "나는 순순히 꺾이지 않겠어"라는 각오를 전제로 하신것 아닙니까
     
    그렇지만 어려운 일이라는걸 너무나도 잘 압니다 쩝.. 그렇지만 저는 꺾여야 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이 시스템이라고 믿습니다. 때로는 이상주의자의 부질없는 희망이라고 놀림받기도 하지만요.
     
    시대가 아무리 어렵다고 해서 시대를 버려서는 안된다는 영국의 사학자 에릭 홉스봄의 격언이 있습니다. 시대를 가르고 역사를 바꿨던 사람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우리"가 아니었을까,
     
    오늘도 저는 참담한 현실 앞에 서서 조심스럽게 그 질문을 던져봅니다. 오늘의 희생이 내일의 빛이 되기를 바라면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힘내십쇼. 절대 꺾여서는 안됩니다.
     
  • 클로에
    16.06.09

    노오력주의는 헬조선에서 일반적인 도그마라서 비판하기기 쉽지 않지요. 민족주의, 유교와 더불어 일종의 신앙이거든요.
    하면된다는 되면 한다로 바뀌어야 하나, 그건 이 헬조에서는 사실상 이단사상을 의미하는 것이라서요.

    인생에 시기가 있다 뭐 이런것들도 일종의 환상이지요, 시간이 지나면 개선될거라고 믿는 것도 신앙이구요.
    전 그냥 미련 없이 내일도 오늘정도만 되어주길 바라면서 잠드네요..
    이 나라에서 사실상 '시민'계급은 통치계급(다이아몬드수저)과 금은수저들뿐입니다. 나머지는 형식상 시민이나 실질적인 처지는 빚노비, 일노비, 학자금 노비이지요....ㅠ

    저는 당장 졸업하는건 아니지만 자격증 수험서 들고다니기는 하네요, 다만 앞으로는 그게 전쟁이 될지도 모르겠지만요..

     

    저는 공대계통이라서 가능하면 대학원 -> 이공계 고급인재테크로 탈조선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잘 될지는 모르겠네요...ㅠ

    어차피 헬조선에는 별로 미련없구, 딱히 목표라거나 할 일도 없으니 저걸 목표로 해 보려고 하고있어요.

     

    헬조선 계몽같은 원대한 목표는 잘 모르겠네요....

  • VOLK
    16.06.09
    "그들"에게는 그렇겠죠. 하지만 냉혹한 현실 앞에서 포기하지는 맙시다. 언제나 우리는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인간"임을 잊지 않기를..
  • 김밥
    16.06.09

    저도 학자금 빚 안나오게 하려고 공부는 하고있기는한데... 공부를 하는 건지 발버둥을 치는 건지....ㅠㅠ

  • 국밥천국
    16.06.10
    김밥님도 기운내세요. 순간순간이 점이 되서 뒤돌아보면 선이 되어있고 그림이 그려지잖아요. 매순간마다 점을 잘 찍으시길 바랍니다. 가끔은 위에서 큰 그림도 보시구요~. 응원합니다!
  • 김밥
    16.06.10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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