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세마경의 상황에 처했을 때 배워야 할 지식 중 가장 기초적인 것은 물과 흙, 그리고 불로 하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물을 모으고 정수하는 법을 가장 먼저 알아야 하겠습니다. 돈이 충분하다면 뭐 카타딘 휴대용 정수기를 사면 됩니다. 그거 하나만으로 수도가 끊긴 상황하에서 수원지만 근처에 있다면 우리가 평소에 먹던 그 정수기 물보다 훨씬 좋은 수질의 식수를 반영구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좀 지랄맞습니다. 굉장히 비싸요.
이를 구할 수 없는 흙수저들에겐 땅을 팔 도구인 접이식 삽이나 세련된 휴대용 땅파기 도구인 Entrenching tool 그리고 두꺼운 비닐 한롤과 깨끗한 돌, 면으로 된 손수건 정도만 있으면 됩니다. 적당한 깊이로 땅을 파시고, 그 안에 물을 담을 양동이 같은걸 넣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비닐을 덮고 그 비닐이 날아가지 않도록 돌들을 이용하여 땅에 고정합니다. 그 후, 비닐 중간부분에 깨끗한 돌을 올려둡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 보면 양동이 안에 물이 고인것을 볼 수 있습니다. 땅속과 밖의 온도차로 인해 습기를 응집시켜 모이게 되는건데요 보통 소량으로 모이기 때문에 꽤 오랜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보다는 차라리 수원지 근처로 옮겨가는게 나을 정도지요. 계곡이 많은 헬조선 특성상 차라리 라이프 스트로우(간이정수기)를 사시는걸 추천합니다. 3만원정도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물을 담을 도구인 채수병을 구해야겠지요. 이런건 시장나가면 과학상사 이런데서 싼값에 대량으로 팝니다. 단단한 플라스틱 뚜껑이 있으며 두꺼워서 상처가 나도 터질일이 없습니다. 내부가 항균처리가 되어있어서 정수한 물을 꽤 오래동안 보관할 수 있기도 합니다. 주로 한 10개, 100개씩 파니까 보관할 장소 잘 생각해보고 사야 할겁니다. 4리터짜리, 2리터짜리, 다양하니까 골라서 사보도록 하세요.
식수가 확보됬으면 이제는 불을 피워야겠지요. 마그네슘 발화기까지는 필요없습니다. 뭐하러 궂이 그런것까지 동원해서 쓰려고 하는지 참 이해가 안되요, 불붙일줄 모르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냥 터보라이터 같은거 쓰면되요. 편의점에서 비싸봐야 1000원인데 2만원을 호가하는 마그네슘 발화기 따위를 사서 불도 제대로 못붙이고 어영부영 하다 끝날 바에야 차라리 라이터가 훨씬 낫습니다. 궂이 필요하다면 하나 사는것도 뭐 말리진 않겠는데 솔직히 저는 비추천입니다.
물과 불이 해결됬으면 이제 정착을 해야 할 차례, 정착을 하면 흙을 통해서 식량을 생산해야합니다.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헬조선 정부가 수년전부터 이런 인세마경을 대비하여 도시농부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도시 거주자들에게 영농법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도 이런 영농기술을 습득하셨고 수료하여 이제는 강좌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마저도 딱 1년 걸리셨습니다. 상당히 현실적이고, 생각보다 간단해서 배우기도 쉽습니다. 땅을 일구고, 적당한 거름을 사용하며 병충해를 막고, 재배할 시기를 터득하는 것은 그냥 인터넷에서 찾아보기만 해도 습득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한번쯤은 보고, 기회가 된다면 꼭 주말농장정도는 해보길 바랍니다. 못해도 옥상이나 베란다에서 토마토나 가지라도 재배는 해보시길.
이후에는 방어전술입니다. 이미 인세마경의 상황에 다다랐으면 경찰이니 군대니 지랄이니 다 필요없는 상황이 되는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쉘터는 보통 으슥한 곳이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은,엄폐공간이 매우 풍부한 곳이 되겠지요. 이런곳에선 오히려 총포류보다는 냉병기가 절대적 위력을 발휘합니다. 총기류는 소음이 엄청나고 소형화기의 경우 확실한 살상력을 보장하기엔 부족합니다. 그런상황에서 전술사격에 특화되지도 않은 일반인이 총기류를 이용하여 갈기고 다니면 그야말로 "나 여기있소, 죽여주시오!" 꼴만 됩니다.
제가 추천하는건 일단 활입니다. 그것도 기계식으로 된 컴파운드 보우. 컴파운드 보우는 미들급만 되어도 굉장한 집탄능력을 자랑하고, 사용이 매우 용이하며 무엇보다 무성무기입니다. 적이 화살쳐맞고 멘붕해서 이리뛰고 저리뛰고 해봐야 여러분 찾으려면 한참 해메야 한다는 겁니다. 게다가 밤이면 맞는쪽은 그냥 납량특집입니다. 거기에 장검같은거 하나, 도끼같은거 두자루 들고다니면 근거리에서는 절대적 우위를 가집니다, 적어도 3~5미터에서는요.
총기만능설 주장하는 양반들이 있는데, 우리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적의 추적을 회피하는 겁니다. 우리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무장을 하고있으니 쫒아오지 말라고 적당히 위협할 목적으로 무장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이걸 지금당장 합법적으로 연마하기 위해서는, 무장을 하고 오밤중에 뉴트리아를 잡으러 한번 강변을 거닐어봅시다, 매복도 해보고, 산도 타보고, 다만 혼자서는 비추천입니다. 적어도 두명이상은 따라가는 것으로 하고, 초반에는 사람들이 자주 산행하러 다니는 낮은 산을 위주로 다닙시다.
운동도 되겠지만, 야밤에 산책나온 사람들이 여러분을 인지하지 못하면, 그리고 동물마저 여러분을 인지하지 못하게 되면, 특전사고 지랄이고 오든말든 절대로 여러분을 잡을 수 없다고 보면 됩니다. FLIR있는 UAV라도 띄우지 않는이상 추격은 커녕 흔적찾기도 힘듭니다. 추적회피만 할 수 있으면 끝이니까 웬만해서는 마주치지 않고 빠르게 도주하는걸 목적으로 해야하겠지요.
대략적으로 세팅해 본 제 장구류들입니다. 피복류 제외한 장구류들 세팅해봤습니다.
가방은 웬만해서는 몰리시스템이 적용된 물건으로 고르시는게 좋습니다. 위의 가방처럼요, 저러면 몰리클립이나 멜리스 클립을 이용해서 여러가지 파우치를 엮어달아 빠르게 원하는 물건을 빼다가 쓸 수 있습니다. 굉장히 유용합니다.
Bowtech社에서 제작한 FUEL 컴파운드 보우 한자루,
Carbon Express社에서 제작한 Predator 2 화살과 NATIV 100gr 양날브로드헤드.
Nikon社에서 제작한 Coolshot 시리즈 비가시레이져 거리측정기.
Benchmade社에서 제작한 Osborne SBK 풀탱 전술나이프 - 이건 다용도로 쓰입니다. 강재는 CPM S30V 입니다.
SOG社에서 제작한 Fasthawk 전술도끼 - 나무를 쪼개거나 전투용으로 사용됩니다. 강재는 포스코 420J2입니다.
United社에서 제작한 Tactical katana 전술검 - 리치가 길어 살상력이 굉장합니다. 강재는 탄소강 1060입니다.
하나같이 다 특징이 있다면 이들 모두 보급형이라는 것 입니다. 비교적 싼 편에 속하는 장비들 이지만, 이들 모두 제 기능을 제대로 해 주는 훌륭한 장비들입니다. 민수용으로도 이정도 장비들은 충분히 구할 수 있습니다. 아주 쉽게 성인이라면 누구나요.
뭐 물론 여기에, 저같은 사람들의 백화점이나 다름없는 공구상가를 방문하면, IED쯤은 뭐...기본이고, 드론에 IED를 달아서 격발시켜도 될테고, FLIR SCOUT이나 부쉬넬 야간투시경이라던지...민수물자로도 충분히 상상을 초월하는 무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살던 곳에서 빠져나와 숲속에 들어가야 할 일은 극히 드물겠지만, 이정도 지식이나 장비정도는 보유한다면 생각보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저번에는 금수저에게 추모하는 거 보내서 동정을 받자고 하지 않으셨나요?
갑자기 마음이 바뀐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