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 헬조선을 보면 한국사에 대한 논의는 헛물켜는 것처럼 취급될때가 많습니다. 소국으로서 대국의 역사에 휘둘릴 수 밖에 없었던 과거를 부정하진 않습니다. 박은식 선생도 헬조선분들과 같은 생각을 하셨는지도 모릅니다. 한국통사(痛史: 아픈역사) 를 집필하시면서 말입니다.
세계사의 중요성은 열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것이 인류의 보편적인 흐름이었고, 헬조선에 지대한 영향들을 미쳐왔다는건 자명한 일입니다. 그러나 아래의 글은 한국사의 필요성을 중점적으로 씁니다. 커뮤티니 분들이 세계사의 중요성은 익히 알고계신듯 하지만, 간혹 한국사의 중요성을 간과하시는 분들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헬조선의 특수성'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반도의 역사가 빛나던 순간은 많지 않습니다. 다른 국가의 역사와 비교해 본다면, 동토 끝에서 희미한 불빛이 깜빡거리는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국사에서 배워야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헬조선의 특수성이 녹아 있는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반도국가, 열강에 둘러싸인 소국, 외세와의 끝없는 연합-침략, 불교의 나라 고려에서 유슬람의 나라 조선, 일제 식민지 경험, 6.25 내전, 초단기 산업화, 남북분단현실 등.... 이렇게 특수한 나라를 이해하는데 그 나라의 역사가 빠질 수 없습니다. 21세기 조선의 모습이 이렇게 망가진 이유는, 한국사 속에서 찾아야합니다.
물론 중요한 세계사의 장면이 빠질순 없습니다. 중세 원나라의 정복전쟁 (그 과정에서, 고려정복), 근세 동북아 패권경쟁 임란과 호란, 산업화와 서구열강의 식민지정책 (이 과정에서 일본개항), 공산주의 선언 (사회주의 세력과 민족주의 세력의 갈등, 냉전의 시초), 일본 제국주의 팽창, 1929년 대공황 (1940년대 일제의 대공황 타개책으로 2차대전 선택), 연합군에 의한 주어진 광복, 냉전체제 (6.25 내전), 1970년대 데탕트 (남북 긴장완화), 브레튼우즈체제 붕괴와 달러의 기축통화, 오일쇼크, 신자유주의 기조확장, 2008 리먼발 금융위기, G2 시대 부상... 등
세계사의 주요순간마다 헬조선은 반등하기도, 휘청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세계사의 큰 흐름을 주도하는 세력은 우리가 아닙니다. 패권국과 열강들이지요. 우리는 약소국으로서 이 큰 흐름에 대처해야하고, 큰 흐름이 한국에 영향을 미친 사건들을 기억하고 배워야합니다. 결국, 반도에서 살아갈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의 룰 메이커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좌절하시고 자존심이 상할 필요 없습니다. 역사는 끊임 없이 대류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고 그 안에서도 충분히 최선을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잘 사는 것의 조건이 강한국가에 있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비록 패권국과 열강은 아니지만, 어찌보면 더 잘 살고 있는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과 같은 중견국가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말이지요.
한국사 속에서 헬조선의 특수한 문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국가로의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거기에 더해 세계사가 한국사에 미쳤던 영향, 세계사의 보편성, 철학적 사유까지 함께 공부 된다면.. 사람답게 사는 국가도 마냥 꿈은 아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