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매일경제
[단독] 부산 최대 농산물도매시장서 횡행하는 `바꿔치기`
기사입력 2016-05-2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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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최대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일부 중도매인들이 물건을 ‘바꿔치기’ 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불법 과정을 묵인한 경매사가 돈을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며 부산시의 부실 관리감독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20일 엄궁농산물도매시장의 한 중도매인에 따르면 팔리지 않은 감자와 고구마를 경매가 들어가지도 않은 새 물건과 바꿔치기 하는 중도매인들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경매가 들어가기 전의 새 물건은 생산자 소유로 경매가 끝나기 전까지 법적으로 아무도 손을 댈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일부 중도매인들이 부당이득을 취하기 위해 새벽 시간에 몰래 재고 물건을 새 물건과 바꿔치기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바꿔치기를 하는 CCTV를 확보한 모 중도매인은 “이런 바꿔치기가 수년간 불법으로 자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일부 중도매인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문제가 될까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도매인은 “물건을 바꿔치기 하면 당장 다른 중도매인들이 피해를 보고 생산자와 소비자도 제대로 된 가격에 물건을 사고 팔 수 없어 피해가 막심하다”며 “물건 바꿔치기는 엄연히 절도이며 상습적으로 했다는 것 자체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경매가 들어가기 전에 중도매인들이 물건을 바꿔치기 했는데 이건 담당 경매사가 묵인을 해야 가능한 일”이라며 “물건 바꿔치기 대가로 중도매인들이 경매사들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상납했다는 소문이 시장 내에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CCTV에 바꿔치기를 하는 영상이 찍힌 중도매인이 3명인데 엄궁농수산물도매시장 전체 450여 명의 중도매인들 중 얼마나 많은 중도매인들이 이런 바꿔치기를 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불법이 자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산시 산하 엄궁농산물관리사업소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어 관리감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엄궁농산물관리사업소 관계자는 “3교대로 매일 순찰을 돌고 있는데 물건 바꿔치기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실태파악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가 CCTV 의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뒤늦게 사업소측은 “물건을 바꿔치기한 중도매인이 전날 경매받은 물건이 상품인지 알고 받았는데 하품이라 바꿔갔다고 변명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매사한테 말하지 않고 물건을 바꿔가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고 절도행위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