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바나나
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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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자기가 구축한 세계가 바깥 세계와의 만남을 통해 붕괴했을 때 종교적 정신승리가 가능치 않을 때

길은 두가지다


세계에 테러를 가하는 것

자기 세계의 몰락을 지켜보는 것

 

전자는 일본의 전공투 옴진리교 같은 컬트 종교  한국의 몇 컬트화된 집단에서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세계가 무너지는 것을 세계의 종말이 도래한 것이자 자신들의 최후의 시련이고 고난이라 생각한다.

세계를 무너뜨리는 최후의 일격을 가해야 하고 그런 희생을 통해 정결한 세게로 넘어가야 한다 말한다.

 

그렇다면 테러가 가능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정신승리가 무너지는 순간을 일컫는 말은 멘붕이다.
자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삶이 이어질 때 멘붕에 빠지게 된다.

 

 


14.

멘붕이 공황상태로 직결되는 이유는 문제를 해결할 시스템 전체가 붕괴하기 때문이다.

제도적 장치를 통한 공적인 해법도 없고 요행수를 바랄 수도 없다.

 

개인적 돌파구마저 통하지 않는다.

 

멘붕이란 문제에 접근할 모든 통로 해법이 막혀버린 총체적 붕괴 상태를 의미한다.


멘붕은 개인의 심리가 붕괴된 것을 일컬으나 실제로 붕괴된 것은 사회 체제다.

 


 
근대 국가의 야심은 시민을 보호하고 삶의 안정성을 확보함으로 미래를 확실하게 만드는 것
삶을 기획하게 만드는 것


2000년대 들어 국가의 가장 큰 역할을 시민이 아닌 시장을 보호하는 것으로 탈바꿈했다.

 

잉여를 시민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 아닌 시민도 잉여로 만드는 것이 국가의 일이 되었다.


근대 시민의 삶을 받쳐주던 시스템 전반이 붕괴한 것이다.

 

시스템이 붕괴하고 돌파구가 봉쇄되면 멘붕은 개인들이 예방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 된다.


피할 수가 없다.


다만 모두에 찾아오는 멘붕이 나에게 오질 아니했다는 것에 감사해할 뿐이다.

 

 

 

15.

시스템이란 개인과 개인의 메트리스 같은 것

차사고가 났을 경우 경찰이 나를 대신하여 문제를 해결해 준다생각하면 상대와 그 자리에서 주먹다짐을 할 이유가 없다.

 

시스템은 문제에 대해 당사자들이 시공간적으로 대면치 않고 거리를 두게 하며 그 거리 사이를 개입하여 조종하는 매개체 같은

것이다.

 


 근대사회는 인간의 삶 전반에 이 매개체가 개입 개인과 개인 사이의 직접적인 충돌을 방지하는 체제였다 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이 붕괴하거나 사람들이 이 시스템을 믿지 아니하면 주먹이 바로 날아간다 언제 누군가가 무엇이 나에게 주먹을 날릴

지 모르는 상황.

 

 그 상황이 언제고 나에게 도래할 수 있음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자아가 곧 세계인 세대에 살고 있다.

사회라는 것은 없다

개개인의 남자 여자 가족이 있을 뿐

 


이제 사이의 세계는 해체되고 개인이 자신의 내부에서 자아에 몰두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개인이 세계이고 개인의 정신이 붕괴한 것은 개인에게는 당연히 세계의 붕괴일 수 있다.

 


멘붕된 사람은 무책임해질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대처 방안이 없다.


자아가 세계이기에 타인에 책임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

 

 

멘붕에 빠진 이는 잠수를 탄다.
한시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을 공공연히 알리는 상황의 모라토리엄이다.


주변 인들은 이 잠수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16.

자기 세계에 빠진 인간은 모든 이야기를 자기 세계에 맞추어 이해하고 듣는다.

 

타자로부터의 타자성을 제거하고 듣고 싶은 말만 들을 때 우리는 그 타자의친구가 되는 것이 아닌 개새끼가 된다.

 

 
우리는 남이 되어 보질 못했기에 나가 되지 못한채 공동의 침체를 도덕이라 부르고 공동의 나태를 평화라 부르며 공동의 타락

을 질서로 착각하게 된다

 


17.

부모 자식간의 관계에서 서로 다 안다 주장한다.

말하지 않았는데 어찌?

 

우리가 듣지 않고 생각하기를 멈출 때 우리는 또다른 나인 줄 알았던 친구에서 남인 개새끼가 된다.

친구와 개새끼는 한 뜻 차이다. 여기에 너가 들어설 여지는 없다.

 

 

이 사회는 타인의 안녕을 돌 볼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덕목이다.

 

직장에서 동료가 집단적으로 부당하게 해고당해도 내가 살아남기 위해 고통을 외면해야 한다.

 

 

 

18. 
고통에 대한 이야기는 넘친다.

힐링의 문제는 효과가 없거나 마약처럼 짧게 효과를 내고 더 강한 처방을 필요로 하며 사람을 중독시키는 데 있지 아니하다.

 

대중 강연을 듣거나 상담을 하며 자아를 단련하는 것은 모두에게는 아니나 분명 효과가 있다.

이런 것을 냉소적으로 말할 이유는 없다.

 


힐링이 지닌 진정한 문제는 출발도 나고 도착점도 나라는 것이다

문제의 근원도 나고 문제의 해결점도 나다


회피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나다.

 

여기에는 도무지 내가 지금 경험하는 고통을 다른 누군가와 연결지을 여지 고통의 사회성을 발견할 틈이 없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누군가에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힐링의 마스터 한 인간의 이야기만 듣고 한 사람을 향해서만 말한다.

 

 


그 마스터가 차지하는 자리는 신의 자리 정신 분석가의 자리다.

 

 역설적으로 자기의 주인이 되라는 마스터의 말을 듣고 복종할수록 나는 나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마스터에게 복종하는

노예가 된다.

 


 타인의 고통은 마스터의 말을 전해 듣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타자의 고통은 타자화 된다.

 

 

 이 타자화는 고통을 겪는 인간이 말을 통해 자신이 고통을 타자의 그것과 연결지으며 자신의 고통이 지닌 사회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타인과 둥글게 모여 앉는 것을 방해한다.

 

 한 사람만 말하고 한 사람만 듣는다.

 


19.

힐링은 성찬식이다. 서로 빵을 쪼개고 나누어 먹는 성찬식이 아닌 단 한 사람의 말만 듣는 성찬식이다.


힐링은 사람들의 고통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여기지 그 고통의 경험을 타인에 드려줄 만한 이야기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누군가의 고통이 타인에 참조가 되긴 한다


마스터의 영험함을 전달해주는 사례로 말이다.

 


 고통은 타인에게도 유용한 경험이 될 때가 아니라 마스터의 영험함을 전달해줄 때에만 유용한 것으로 도구화 되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마스터다.

 

 


힐링이 유행할수록 내가 타인의 경험을 참조하고 내 경험이 또 다른 이의 참조점이 될 여지는 줄어드는 역설에 빠진다.
마스터의 말씀을 듣고 새기기 위해 모일 때 우리는 힐링의 노예가 될 뿐이다.

 

 누군가가 우리의 경험을 추상화하여 인간 역사 등 거대 범주로 환원하려 할 때 진의를 의심해야 한다.

 

지배자들의 언어는 우리 경험 속에 존재하는 차이를 은폐하고 제거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경험과 존재를 억압하고 배제하는 방

식으로 작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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