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바나나
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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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이 오랜기간 일방통행의 독재 권위주의 시대를 거쳐 온 것과 관련이 있다.

독재시절 국민학생이 9시가 되면 운동장에 모여 국민의례를 치렀다

 

교장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중요했다.

 

말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자의 권력에 복종하는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권력은 사람을 말할 수 있는 자와 그 말을 군소리 없이 들을 수 있는 몸을 가진 자로 나누었다.


당시 말은 권력이었다.


몸으로만 존재해야 하는 인간이 말하는 것

말하는 자의 말에 이의를 제기함은 권력에 도전하는 불온한 일로 비쳐졌다.


막걸리 보안법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술에 취해 토로하는 말까지 검열되고 처벌받았다.

말 많은 빨갱이라는 말이 있듯 가장 불온한 것은 말이었다.

체제유지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독재정권은 시대와 역사를 초월 사람들이 모여 말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 했다.

 

 뜻을 따지는 머리 말하는 입이 아니라 듣고 순종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 교실에서부터 반상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말은 그저 따

라야 하는 지시에 불과했다.

 

말의 뜻은 중요치 않았다.
뜻을 아는 것은 위험했다.

그저 외워야 했다.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의 국민교육 헌장을 외워야 했던 것

 


8.
그 학생이 말하길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튀지 않는 것이라 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자기 주장이 뚜렷하다 추켜세우나 당사자가 자리를 뜨면 젊은 것들은 싸가지가 없다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문제제기라도 하면 삶이 피곤해진다는 것이다

 

 

 

 

9.

문화적으로 다양성 관용을 이야기하나 정치적으로 튀는 것은 자기 스스로를 공적인 공간으로 드러내는 것이기에 꺼려진다

이 학생은 사적인 공간에서는 튀나 공적으로는 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터득한 셈이다.


우리 사회는 공적인 의견을 공공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격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왔다.

 


우리는 가급적 일상 공간에서는 의견을 드러내지 않고 동료라 해도 조언과 충고를 삼간다.

 

삶의 공간과 이야기의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멘탈붕괴는 삶의 공간에서 온다.


그런데 바로 그 공간에서 문제의 당사자와는 결코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다
그랬다간 삶이 피곤해진다는 것을 체득해 왔기에


자신이 이야기 할 수 있는 다른 공간이 필요해진다.


이때 그 공간이 주어지면 앞서 강연장에서 만난 청중처럼 우리는 그 공간을 독점하려 한다.

 

내 하소연을 들어주는 멍석이 깔리면 끝도 없이 푸념과 하소연을 펼쳐놓는 것이다.


 

 


10.

영국의 경우

자신이 노동계급이 될 것을 알고 그들의 문화를 미리 댕겨와 부분적으로 선취하는 것이라면
한국 노동계급의 아이들은  자신들이 노동자가 될 것이라 추호도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대학진학취업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자신이 졸업하고 난 뒤 할 일의 구체적 면모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기회가 거의

없다.

 

우리 사회가 노동을 어떻게 조직하는지 그 조직된 노동에서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 지위는 무엇인지
내 노동은 어떤 취급을 받는지 어떤 감도 받지 못하고 노동의 세계에 진입하는 것이다.

 

자신이 막연하게 생각하던 노동과 실제 노동 사이에 커다란 괴리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 탓에 노동자가 된 다음에 처음 내뱉는 말이 내가 이 일을 하러 여기 온 것이 아니다.

이런 일을 하게 될 줄 몰랐다라는 것.

 

회사의 부당한 처사를 맞닥뜨리면 내가 그만두고 말지 하여 그만둬버린다.

 


한국의 학교는 노동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지만 노동자를 만들기 위한 훈육기관이기도 하다
이들이 훈육하는 것은 몸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체제에 걸맞는 몸을 만드는 것이다
지루함을 견디는 몸이다.

 


 류동민은 전기 자본주의 혹은 산업화 자본주의 시대의 경제 모델에서 필요로 한 노동자의 능력과 덕목은 지루함을 견디는 힘

이라 말한다.


 공장이나 회사의 규격화된 노동에 적응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로 했고 이에 따라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이 되어 지루함

을 잘 참을 수 있도록 길들여진 노동력을 만드는 곳이 학교라는 말이다


학교에서 관동별곡을 외우게 하고 암기를 기준으로 성적을 매긴 것도 지루함을 견디는 힘을 측정하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류동

민은 농담한다

 

학교는 교육기관으로서는 실패한 것으로 보이나 노동력 양성기관으로서는 완벽하게 성공했다 볼 수 있다.
노는 시간 10분을 위해 수업시간 50분을 참는 힘을 기르는데 온전히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식전달에 실패했다고 학교가 실패했다 말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학교의 가장 큰 기능을 은폐하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11.

모던 타임스에 나오는 것처럼 컨베이어 벨트 위의 노동자는 외롭다
말을 해서도 안된다 말을 할 수도 없다.


창의성 자율성은 찾을 수 없다.


2013년 광주 기아 자동차 강연에서 만난 노동자들은 말한다.


지금 대기업에 들어왔다 부모가 사준 양복 입고 한껏 부풀었겠지요

컨베이어 벨트 한 달만 타보세요


살아있는 눈이 동태눈이 될 것입니다.

내가 여기서 뭐하나


지금은 세상 다 가진 것으로 보이나 곧 쪼그라 듭니다.


그 시간이 지나면 내가 다른 데에서보다 돈을 많이 받으니 그걸로 됐다고 자위하며 살게 되는 것

 

 

 

 

12.


한국사회는 탈락하면 재기가 불가한 패자 부활전이 없는 사회로 전환했다.
 

바우만에 따르면 근대 자본주의는 언제나 본질적으로 잉여인간을 생산하고 관리한다.


 노동의 기계화 전자화와 맞물린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완성은 잉여인간을 단순히 일시적인 잉여가 아닌 영원히 쓸모없는 쓰레

기로 전락시킨다.

 

 
이들은 생산과 소비에서 모두 경제적인 효용가치가 없다.
모두 자신이 잉여가 될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린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에 대한 댓가로 해고된 노동자가 느낄 추방에 대한 공포는 상상을 초월한다.


 






  • 헬조선 노예
    16.02.29
    바나나님 헬포인트 20 획득하셨습니다. 헬조선에서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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