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바나나
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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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무리 훌륭한 목수라도 혼자만 간직하고 있다면 기술은 소멸하고 이세신궁 역시 당대로 끝나는 건축물이 된다

이세신궁(일본 3대 신궁 중 하나)은 20년에 한 번씩 새로 짓는다

일본인들이 생각하기에 전승해야 할 것은 건물이 아닌 건물을 짓는 기술이다

이세센궁을 짓는 데 참여한 목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을 만들어야 하고 동시에 그 기술을 후학에게 전수해야 한다

 

 

2.

학생들은 토론에서 냉소한다

토론을 하면 타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경험을 하는지 알 수 있겠으나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바뀌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하느냐는 반문이다


대학 강의실 내에 말에 대한 불신 절망이 깊이 자리잡고 있다

말은 힘을 잊었다

말이 그저 말일 뿐이라는 게 간파된 것이다


말은 그것이 이행되었을 때 점검이 뒤따라야 하고 이행되지 않았을 때 사과가 이행되어야 한다

즉 약속이 지켜지건 아니건 말 뒤에 이행되는 것이 뒤따라야만 말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지금의 냉소와 절망은 아무것도 이행되지 않는 사회가 됨으로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결과일 수 있다.

 

 

3.

학교폭력의 피해자에 왜 어른에 말하지 않았냐라 물어보면 말한다고 해결되기는 커녕 더욱 복잡해지고 이후에 더 큰 화를 불러

온다 생각하기에... 라 대답


이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단지 가해자들의 보복이 두려워서가 아니다
학교폭력을 해결한 선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 해결의 단위가 얼마나 비겁하고 무력하며 잔인한가 하는 것만 보았기 때문이다

대다수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폭력이후 교사나 학교가 보이는 반응은 고통을 호소하는 학생의 말을 흘려 듣는 것
문제의 당사자 이를 감지한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일이 가장 기본적인 조치일 텐데 아예 듣지 않는 것


가해자가 권력을 가지고 있고 피해자가 약자일 경우 열에 아홉이 이러하다
가해학생의 부모가 재력가이거나 학교에 영향을 미치는 운영위원회 등의 위치에 있는 경우
학교가 나서서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하고 피해자의 입을 틀어 막아 버린다


듣는다 해도 문제가 외부로 알려지면 사태가 심각해진다 생각 은밀히 해결하려 하기도 한다


모 지역에서 장애소녀를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른 사건이 대표적이다
가해자는 피해자와 합의를 했고 법원은 소년 보호 처분만을 내렸다.


학교는 징계에 미온적이었다.


가해자들 가운데 하나가 학교의 추천으로 서울의 명문대에 입학하는 일도 벌어졌다.


학생들은 학교가 문제해결의 단위가 아니라 돈과 권력에 무력하며 그것에 결탁해있는 것 자체가
바로 문제의 한 근원임을 간파하게 되었다.

 

 

 


4.

지금의 폭로가 겨냥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일을 가능하게 만든 구조와 권력이 아닌 그 사람의 도덕적 본질이다

지금의 폭로는 폭로되는 인간이 얼마나 개새끼인지에만 집중한다


십수년 전의 발언까지 폭로된다
정치가 가십이 되는 것을 넘어 가십이 정치가 된다


대부분의 폭로는 자질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추문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다

폭로가 권력이나 구조가 아닌 도덕을 문제시 하는 곳이 정치판 뿐이던가


하루가 멀다하고 신문지상이나 방송에 오르내리는   ..남 ..녀 사건이야말로 우리의 일상 역시 문제 해결이
아닌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를 폭로하고 매장하는 것에만 매몰되어 있음을 보여주지 않는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남을 폭로하고 도덕적으로 응징하는 것만 남게 된 정치 공동체는 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한 사회라 할

수 있다.

 

 

 

5.

성취의 정도가 사람과의 만남이 아니라 지표에 의해 특정되고 평가되는 사회에서 타인은 훼방꾼에 가깝다.

나 자신에의 몰입을 방해하기에

 

 
환대와 예의바름은 비슷한 어감과는 달리 실제로 매우 다른 행위다


환대는 낯선 이를 친구로 만드는 적극적인 과정이다
낯선 이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의 경험을 인생의 조언과 충고로 여긴다


이 시대의 예의바름이란 낯선 이를 친구로 만드는과정이 아니다
낯선 이가 내 삶에 다가가지 말고 낯선 이로 물러나 있을 것을 원한다.


아무리 친해도 타인의 삶에 충고 조언을 보태는 것은 사생활을 침범하는 무례하고 공격적인 일로 여겨진다.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개인을 공격하는 예의 없는 행동을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6.

개인이 되기 위해 중요한 것은 타인과 구별되는 자신의 독특한 사고, 자아의식을 갖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 없이 남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인간은 주체가 될 수 없다.


주체가 되기 위해 인간은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타자에 전적으로 빨려들어간 것은 주체적인 삶이 아니며 타자를 잊고 전적으로 내 안으로 침잠한 삶도 주체적이지 않다


내면에서 타자와 만나 대화를 나눈 자아는 타자들이 있는 공간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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