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나타난 '유령'…'홀로그램 집회' 무사히 끝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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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2·24 앰네스티 유령집회' 개최
"집회시위를 할 수 있는 것은 유령뿐…집회의 자유는 인권"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이주성 기자,윤다정 기자 = 박근혜 대통령 취임 3년을 하루 앞둔 24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시위의 자유를 요구하는 '유령집회'가 열렸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이날 오후 8시30분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홀로그램을 이용해 청와대를 향한 시민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2·24 앰네스티 유령집회'를 개최했다.
'유령집회'는 실제로 사람이 모이지 않고 홀로그램 영상을 띄워 마치 사람이 시위를 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4월에는 스페인에서 당국이 공공건물 주변에서 시위를 사실상 금지하는 새 법을 통과시키자 항의하는 차원에서 '홀로그램 포 프리덤'이 세계 최초로 홀로그램 시위를 시도한 바 있다.
한국지부 역시 지난달 25일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신고했지만 '교통방해'를 이유로 거부당했다. 한국지부는 이같은 홀로그램 영상을 통한 '유령집회'를 열고 집회시위의 자유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
시민 120여명이 참여해 만든 '유령집회' 영상에는 참가자들이 가로 10m, 세로 3m 크기의 홀로그램 스크린에 등장해 실제 집회와 같이 대열을 이루며 구호를 외치고 행진했다. 영상은 10분 길이로 같은 내용의 영상을 3차례 반복해 스크린에 상영됐다.
스크린에 나타난 참가자들의 모습은 모두 푸르스름한 회색빛을 띠며 외곽선이 뭉개져 뿌옇게 보이고 이목구비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이는 '유령집회'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연출된 모습이다.
참가자들은 영상 속에서 "평화시위 보장하라", "평화행진 보장하라", "집회의 자유는 불법이 아니다", "시민들의 권리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영상에 등장한 한 참가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가 서 있는 이곳부터 청와대까지 집회할 수 없는 금지구역이 됐다"며 "교통불편을 이유로 집회가 금지된 이 거리에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고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를 하는 건 우리와 같은 유령들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길을 걷고 싶다. 집회의 자유는 인권이다"며 "길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고, 소통의 길이 되어야 한다.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이제 그 길을 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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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령집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경찰 추산 50여명의 취재진이 모여들었고, 광화문광장을 지나던 시민들 역시 멈춰서서 신기한 듯 지켜보거나 휴대전화 카메라로 집회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영상이 나타난 스크린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홀로그램 집회를 방해하거나 소란을 피우는 모습은 없었다.
집회를 지켜보던 시민 황경아씨(23·여)는 "남자친구와 나왔다가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왔다"며 "정말 아이디어가 좋은 것 같다. 집회를 할 수 없는 곳에 홀로그램을 띄울 생각을 했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유령집회를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왔다는 장모씨(34·여)는 "집회의 자유가 워낙 제한되니까 이런 방식으로라도 집회를 하려는 것 아니냐"며 "기술이 발전하니까 집회문화도 그와 함께 바뀌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재성(22)씨는 "방금 유령집회에 대해 들었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할 정도로 집회의 자유가 제약되고 있었는지 미처 몰랐다"며 "좋은 취지로 새로운 방법으로 집회를 열었는데, 시민의 참여가 적어보여 아쉽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회원 이은영씨(36·여)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변하지 않겠지만 언제까지 같은 방법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어 보다 화제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며 "시민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앞으로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김희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은 "앰네스티는 2008년부터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해 왔고, 해가 갈수록 집회시위의 자유가 후퇴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특히 지난해 세월호 1주기 시위 이후 지나치게 제한되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이 자리에 나온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제대로 사과조치 받지 못한 농민 백남기씨 때문"이라며 "경찰은 집회가 불법이고 폭력적이란 말 외에 자신들의 책임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는 한국의 집회시위의 자유가 위축되는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유령집회를 시작으로 앰네스티는 집회시위에서의 경찰력 남용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을 올해의 중요한 목표로 삼고자 한다"며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진 뒤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농민 백씨에 대해서도 경찰에 청문감사를 요청하는 질의서를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장을 관리하기 위해 3개 중대 240여명의 경력을 광화문광장 인근에 배치했다.
요약
홀로그램 집회를 본래 청와대 부근에 설치하겠다고 신고했으나 교통방해를 이유로 불허가, 또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3개중대 240여명의 경찰병력을 광화문에 배치
그와중에 뉴스1 기사제목센스 홀로그램 집회 무사히 끝나
Kia~교통을 방해하고 시민을 위협할 수 있는 최첨단 5D홀로그램 기술이 한국에 있었습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