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헬조선도 코스타리카처럼 군대를 없애고,
그 비용을 복지에 투자하면 행복해 질까?
절대 아니올시다!
헬조선의 GDP 대비 국방비는 2.6%에 불과하다.
나머지 97.4%나 제대로 쓰라고 전해라.
세금이 부족한게 아니라 나라에 도둑놈이 많은거다.
경향신문 창간 70년 기획 ‘행복기행’ 취재팀이 찾아가 만난 중미의 섬나라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밝았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한결같이 “전쟁 대신 복지와 교육을 택한 덕분에 우리는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소득은 중간 수준이고 땅덩이도 넓지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인 이곳에서 행복은 스스로 선택하고, 연습하고, 지키는 것이었다. 산호세(코스타리카) | 김정근 기자 [email protected]
지난해 12월5일,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의 어린이박물관 앞에서 카를로스(47)는 딸 케렌(10), 여자친구 베레니스(45)와 함께 박물관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 “코스타리카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고 평화로운 나라라고 해서 왔다”고 하자, “푸라 비다(Pura Vida)”를 외치며 활짝 웃었다. “인생은 좋은 것” “다 잘될 거야”라는 뜻의 인사말이다. 카를로스는 “행복을 찾아온 거라면 정말 잘 왔다”고 했다.
‘군대가 없으니 두렵지 않으냐’고 묻자 카를로스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기서는 이웃끼리도 싸우지 않는다. 그런데 왜 다른 나라와 싸우게 될까 두려워해야 하지?” 곁에 있던 베레니스도 거들었다. “미국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 화려하지만 살기 좋은 나라는 아닌 것 같았다. 사람들도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카를로스는 전자제품 대리점에서, 베레니스는 정육점에서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늘 첫손가락에 꼽히는 나라, 국토의 4분의 1이 국립공원인 나라, 평화와 인권이 국가브랜드가 된 나라. 코스타리카는 외침과 내전이 끊이지 않던 라틴아메리카 한가운데서 1948년 군대를 없앴고, 국방비를 교육·복지 등 다른 곳으로 돌렸다. 연간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보건·의료·교육·친환경에너지 같은 ‘사회적 지출’에 GDP의 20%를 쓰는 덕에 삶의 질이 높고, 국민들의 생활 만족도도 세계에서 가장 높다.
‘헬조선’이란 자조가 공공연한 한국에선 ‘행복’이라고 하면 무엇을 먼저 떠올리는가. 한국은 전쟁으로 무너진 나라를 일으켜 세워 산업화의 성공사례가 됐고, 민주화도 이뤄냈다. 교육수준은 어느 나라보다 높고 모든 인프라가 세계 상위권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들 모두 살 만한가. 자연과 미래는 안녕한가.
경향신문 ‘행복기획’ 취재팀은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행복의 나라’를 찾아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 누구나 웃음 짓는 나라 코스타리카, 일과 가족의 행복을 함께 추구하는 스웨덴과 덴마크, 가난한 이들을 끌어안는 브라질과 콜롬비아, 여성들이 사회 재건의 주역을 맡은 르완다, 척박한 자연 속에서 느리고 안정된 삶을 사는 아이슬란드 등을 찾아갔다. 거기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길’과 ‘다른 삶’을 들여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