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닌 홍대도 제가 입학하기 전에는 절대평가였는데, 대학구조개혁인가 뭔가 해서 미대도 상대평가 도입해서 한때 시위도 났다는데, 결국 도입된 지금은 과제 하나도 상대방 따라잡으려고 별 지랄을 다해서 과제 하죠. 저야 뭐 작년 2학개 즈음에 아 공노비할 거임 하고 개발괴발로 하고 과제 내긴 했는데, 다른 학생들은 진짜 이거 아니면 죽을 거 같이 밤샘은 기본이고 ㅈ나게 퀄 올려서 과제 내는 거 보면 진짜 상대평가가 ㅈ나게 무섭긴 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과도한 경쟁을 통해 위로 향해야 하는 불만이 밑으로 내려가게 만드는데 일조하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경쟁에서 이긴자는 우월감과 교만에 빠지고 진 자는 우을감과 열등감을 가지게 되어 경쟁에서 진자들 끼리 또 경쟁하는 병신짓을 하게 되니 결국엔 기득권의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ㅋㅋㅋ 진짜 그래요. 학원 근처를 지나가면 진짜 무슨 괴상한 걸 그려넣는데, 미대 다닌다고 하는 제가 봐도 대체 뭘 그리려는지 모르겠어요. 정물화는 사물 그대로 그리는 거니까 이해하겠는데, 입시미술 1등 전액장학금 어쩌고 하는 사람 그림 보면 그 사람이나 평가한 교수들은 그림 좋네 하니까 그렇게 자랑하겠지만, 정말 미술 모르는 사람은 무슨 발로 그린 것도 아니고 하면서 무반응이죠.
뭐랄까, 저는 작년까지는 홍대에서 애니메이션 전공으로 대학 생활한 적이 있는데, (올해 휴학계 쓰고 내년에 공노비 시험 때문에 자퇴원서 던지고 나올 거임. 물론 그때는 고졸로 간주되긴 하지만) 제가 자기소개하면서 쓴 게 생각나네요. 저는 정말 지극히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남들하고 같이 수능점수, 아니, 모의고사, 학교 중간, 기말고사 점수에 일희일비하는 평범한 고딩이었는데, 고3 때 대학 선택할 때 제가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제가 좋아하는 수도권 대학 사학과, 아니, 적어도 지방대 사학과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가 아는 반 학생 중 한 명이 홍대에 원서 넣었다고 해서 저도 한 번 넣어보긴 했죠. 처음부터 미대를 가겠어 하고 미술학원 다니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미술 준비는 커녕 오히려 7~8교시 이후에 보충수업, 야자만 하는 제가 홍대에 원서 접수했는데, 수시(학생부 성적)은 2등급 후반이라서 괜찮았는데 최저등급(수능 점수에서 언수외 중 하나, 사탐 평균해서 매기는 것)도 간신히 붙어서 홍대 붙었습니다. 붙은 거는 뭐 좋긴 한데, 한 번도 미대 준비한 적이 없어서 수능 끝나고 나서 운전면허도 보고 뭐 하고 나서 미술학원 다니기 시작해서, 그 때 처음으러 연필을 쥐는 법부터 배우고, 저는 입시미술을 하는 게 아니라서 기초를 다진다는 생각으로 소묘도 하고 만화도 배워보고 하면서 기초 다진다고 2~3개월 간 학원에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서 그렇긴 한데, 입시미술에 대한 제 생각은 저도 그리 좋게 보질 않습니다. 그러한 주제로 제가 2학년 1학기 때 '애니메이션역사' 전공선택과목 시간에 애니메이션 하나 소개하면서 획일화된 입시미술에 대해 비판을 했는데, 사실 제가 발표하고도 민망한 게, 제가 대학 들어온 이후에는 홍대가 갑자기 비실기전형을 도입해서 입시미술의 폐해를 경험해 보지 않은 학생들이 다수였거든요. 아마 11학번 이전 세대까지가 입시미술로 들어온 경우였으니까요. 제가 발표했을 때도 이런 이야기를 했죠. 어차피 입시미술 배운다고 1~3년 배우고 나서 연합평가니 뭐니 해서 대학 교수들이 평가하는 게 있는데, 문제는 체육관 같은 데에 그림 좌악 깔아놓고 교수들이 한 번 훑어보고 탈락시킬 거는 그냥 집어서 휙 던진다는 걸 언급했죠. 저는 연합평가가 뭔지 잘 모르는 데다가 입시미술 배운 적이 없어서 왠지 거짓말하는 것 같았는데, 적어도 입시미술이 안 좋다고 하면서 발표를 마친 게 기억이 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