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현전우일
16.01.18
조회 수 1506
추천 수 7
댓글 3








여러 생각에 사로잡혀 며칠 동안 잠을 거의 못 자고 있습니다.

한국을 떠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까닭일까요.. 여태까지 어떤 일이 나에게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의 생각이 제 머리 속에 영상화 되는 듯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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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항상 공부와는 담을 쌓아온 사람입니다. 게다가 학창시절 교사들은 전형적인 꼰대들이라 반항심이 들었지만.. 저도 모르게 그들에 의해 세뇌되어 어느 순간 현장에서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을 굉장히 멸시하게 되어버렸고.. 그들처럼 되지 않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은 적이 있었죠. 그래서 2년 남짓 잠시 노오력을 조금 하여 지방 국립대 입학이라는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은 결과는 얻긴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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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방 국립대의 "전화기"라 불리우는 전공들 중 하나의 전공을 공부하게 되었고 나름 노오력을 하여 1학년 2학기부터 3학년 2학기까지 전액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매 학기 장학금을 받을 때마다 성취감과 기쁨을 느끼는 것은 아주 잠시였을 뿐, 대부분의 기간은 초조함과 예민함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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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때는 졸업을 앞두게 되어 그제야 졸업 후의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저의 미래와 군생활 시절이 오버랩이 되곤 했었죠. 우선 상사로부터 매일같이 받게 될 갈굼, 인격모독, 화풀이 샌드백 대상이 되는 나의 모습.. 그리고 각종 부조리, 정치질에 치이다 결국 짧은 사회생활을 뒤로 하고 쓸쓸하게 퇴직하는 모습이 명확히 스치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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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하지? 라는 물음을 끊임 없이 제기하다 작년 10월에 이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적나라한 이 썩은 나라의 치부를 집중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 후에도 물론 어떻게 해야하지? 라는 물음은 계속되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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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어느 순간 무언가가 저의 머리를 스쳤습니다. 이민을 결심하게 된 것이죠. 이민을 해서 최소 인간답게는 살자.. 이것이 저의 '어떻게 해야하지?' 라는 답이었습니다. 처음 1달 간은 직업의 귀천의식에 아직도 사로잡혀 이민의 길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직업의 귀천의식 따위 개나 줘 버려야 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슬슬 이민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윤곽이 그려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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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구체적인 계획을 잡았으며, 출국 날짜도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 정말 그냥 떠나기만 하면 되는건데 생각이 정말로 많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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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애초에 상식적인 곳에서 태어났더라면, 이러한 고민은 필요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조국에 태어난 사람을 기피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저의 마음을 복잡하게 합니다. 사실 중국인으로라도 태어났다면 조국에 태어난 사람을 기피할 필요는 없을텐데.. 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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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조선에서 살아온 것에 대해 말해보자면.. 저는 기계류를 정비하는 작업, 선반 등을 이용하여 제작하는 작업이 저의 적성입니다. 사실 이것 외에는 제가 잘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죠.. 단지 이 나라가 블루칼라를 대접하는 것이 너무 거지같은 점, 그리고 저 자신 마저도 한동안 직업 귀천의식에 사로잡혀 "이딴 일"이라 치부했던 점 때문에 4년제 대학에서 시간을 너무 낭비한 사실이 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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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때문에 고민을 해야 할 사실 또한 저를 몹시 분하게 합니다. 12년간 외국어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공부한다면 상당히 수준급이 되어야 하는게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여기의 영어 교육이 몹시 쓰레기 같아서 12년간이나 외국어를 공부했어도 겨우 돌 된 아기 수준으로 말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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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선진국 국민이었다면 이민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고.. 선진국이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상식이 있는 곳의 국민이었다면 이민을 하기 위해 이렇게 골치아플 이유가 없었을텐데.. 이런 생각이 점점 자주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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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술 먹고 글을 쓰느라 글이 많이 어지러워졌는데.. 그냥 읽어만 주셨다면 '매우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






  • 남궁덕배
    16.01.18
  • 몇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선반이라고 하시니 기계, 밀링, 캐드 이쪽인 거 같은데, 현재 저도 이쪽으로 공부하는 중이라, 이 분야에서 탈조선 팁 좀 주셨으면 합니다.

    우선 출국하신다고 하셨는데.. 해외취업하신건가요?

    또 작년 10월에 이 사이트에 대해 알게 되고 블루칼라를 시작하게 되셨다고 했는데, 특별한 경력 없이도 탈조선이 가능한가요?

    전 뚜렷한 방법을 몰라서 중소기업에서라도 경력 쌓고 해외취업을 노려볼까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너무 막막하네요..

    조언 좀 주셨으면 합니다.
  • 방문자
    16.01.18
    저는 빨라봤자 2020년에 탈출합니다.
    며칠 후에 출발하신다니, 축하드리고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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