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빨간토끼
1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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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ddanzi.com/ddanziNews/66238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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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집을 운영하며 만난 한국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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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손으로 호주에 온 교민들에게는 남자가 군에 입대하면 훈련소에서 받아야 하는 기본훈련과도 같은 일이 있다. 바로 청소와 하숙이다. 우리 집도 처음에 하숙생을 치는 일부터 시작해서 몇 해 동안 수십 명의 학생, 청년들이 지나갔다. 그런데 하숙생을 데리고 있다 보니 경제적으로는 도움이 되었지만 생겨나는 문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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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장 큰 한국인의 공통점은 '물, 불을 못 가린다'는 점이다. 이 말이 '용감하다.'는 뜻이면 얼마나 좋겠는가만은 유감스럽게도 그런 뜻이 아니라 전기와 수도를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즉 절약을 모른다는 뜻이다. 내가 경험한 것만 해도 빈 방에 불 켜놓기, 가뜩이나 물이 부족한 호주에 와서 삼천리금수강산 출신이 아니라고 할까봐서 사워를 할 때 물 많이 쓰기, 나갈 때 방문 열어 놓고 다니기 등등 여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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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는 밤에 동네를 다녀 보면 모두 빈 집 같이 느껴진다. 왜냐하면 집집마다 전등을 환하게 켜두지 않기 때문이다. 호주사람들은 방방 마다 불을 밝혀 집 전체가 환한 한국인들에 비해서 사람이 있는 곳만 불을 켜 놓는다. 그래서 주택가로 갈수록 어둡다. (반면 방범의 이유로 모든 공공건물은 사람이 없어도 전기를 켜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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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한국 아이들의 공통점은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호주에서는 아주 어린 자녀들도 청소나 저녁을 준비 할 때 식탁을 놓는다든지, 청소기를 돌린다든지, 화장실을 치운다든지 한 가지씩 일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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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4살짜리 아이도 자신의 침대정리는 기본이고 식기 세척기의 그릇 제 자리에 갖다놓기, 일주일에 한 번씩 쓰레기통 내놓기, 애완동물이 있는 경우는 똥 치우기, 산책 시키기, 밥이나 물 갈아주기, 큰 아이들은 잔디 깎기, 부모를 도와서 페인트나 담장 만들기 등등의 일들을 한다. 이렇게 아이들이 부모를 돕는 중에 자연스럽게 모든 일을 익히다보니 18세가 넘으면 쉽게 독립을 해서 나가고 남자애들도 요리며, 가사를 여자보다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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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생활해야 하는 하숙생에게서 이런 문제점이 보일 때 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어차피 돈 받고 하는 일이니 무관심하게 못 본 체 내버려두는 것이고 또 하나의 방법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부모를 대신해서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을 시킨다고 잔소리를 하면 한국에 있는 부모들은 무조건 아이들 말만 듣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이만 나빠질 뿐이다. 그래서 대부분, 아니 거의 모든 아이들을 무관심하게 내버려 둘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인지 교민들 사이에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있으면 관계가 나빠지기 때문에 절대로 친척이나 친구들 아이들은 데리고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 상식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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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생들을 보면서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부모님의 잔소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부터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사람은 잔소리를 들으면서 자라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잔소리'라는 필수 과목을 이수하지 못하고 자라는 유학생은 불행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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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보낸 부모들은 아이들이 필요한 것, 먹을 것, 입을 것 등등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만 부모가 할 수 있는 인격적인 가르침을 누가 해 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밖으로 드러나는 기준만으로 보면 문제될 것이 전혀 없는 모범적인 아이일지라도 성격적인 면에서 볼 때 아무래도 자라나는 아이이기 때문에 고쳐야 할 점이나 바람직스럽지 못한 점이 당연히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고쳐야 할 점을 이야기하면 잔소리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에 속으로 좋지 않게 생각하면서 그냥 지나가는 부정적인 관습이 생기게 된다. 결국 하숙생을 데리고 있는 것은 경제적인 면을 제외하면 잘해야 본전인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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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많아도 문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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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생뿐만 아니라 친척, 친지, 오가다 만난 사람, 아들 친구, 친구의 친구 등등이 우리 집을 거쳐 갔다. 그 많은 사람들을 겪다보니 나름대로 결론을 얻게 되는 것이 있었다. 생활이 어려운 가정에서 겨우 겨우 공부를 해온 사람들은 실수는 하지 않는데 너무 너무 여유가 없어서 옆 사람까지 숨이 막힐 지경의 환경에서 자란 아이나 돈 많은 집 자식들은 여유는 많아서 좋은데 옆 사람 정신건강에 해를 끼치는 일이 종종 있더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집에 돈이 없는 것 보다 있는 것이 백 배는 좋지만, 돈이 많은 것이 없는 것보다 천 배나 나쁜 경우도 가끔은 목도할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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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을 하면서 3년간 금요일마다 한인복지회의 'Director'로 일을 했다. 호주에서는 대부분 자원봉사는 단순한 일을, 'Director' 같은 명예직 자원봉사직은 권한과 의무를 가지고 보다 복잡하고 책임 있는 일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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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법에 의하면 정부의 지원을 받는 비영리 단체의 직원들은 공무원에 준하는 수당을 받지만 운영진은 운영에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함에도 무보수 자원봉사로 하게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엄격한 도덕성, 즉 떡을 만지면서도 손에 떡고물을 전혀 묻히지 않아야 하는 청렴성뿐만 아니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헌신적 자세가 필요하다. 동시에 모든 업무가 호주 정부기관의 수준에 맞추어야 하는 일이어서 대단한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덕분에 그 동안 복지회가 여러 번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고 운영을 잘못해서 몇 만 불을 변상해야 하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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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을 사회운동이나 자원해서 하는 단체 생활을 해왔지만 돈 때문에 문제가 되는 일이란 것은 항상 돈이 없어서 문제였을 뿐이다. 그런데 복지회는 정부로부터 받은 돈을 잘 써야하는 게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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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복지 프로그램은 철저히 공개입찰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 말은 한국 사람만이 한인들을 위한 복지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민족들도 능력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중국인들이나 호주인들이 예산을 따내서 한국인을 고용해서 한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그러니까 이런 경우는 우리에게 차려진 밥상도 제대로 찾아 먹지 못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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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한인복지회는 영주권자들을 위한 봉사기관이어서 불법체류 신분인 탈북자들은 서비스 대상이 아니지만 이들을 맡을 곳이 없어서 의뢰를 받아 취급한 일이 있었다. 비록 내가 직접 상담을 하는 것이 아닌, 실무자들이 상담한 것을 보고 받는 과정이었지만 그들을 통해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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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을 거치지 않고 호주로 온 탈북자라면 난민의 지위를 인정받아서 복지혜택을 받을 수가 있다. 그러나 배를 타고 호주로 밀항을 해서 오지 않는 한 실제로 그런 일은 벌어질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탈북난민은 한국을 거쳐 왔지만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예를 들면 비행기에서 여권을 찢어버리고 여권이 없는 상태로 들어온다거나-한국 국적임을 부정해야 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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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북한을 탈출해서 돌고 돌아 호주로 오기까지 그들은 체포, 구타, 살해, 굶주림, 겁탈의 위협 속에서 때로는 한 끼의 식사, 하루 밤 잠자리를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하는 한계를 넘나들어야 했었다. 그런 그들은 생존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용이나 체면 같은 것은 전혀 고려할 수 없고 조금이라도 더 얻어내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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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호주 정부에서 주는 예산에서 급여를 받으면서 제한된 시간에 가능한 한 많은 교민들에게 서비스를 해야 할 실무자들이 탈북난민의 수렁에 빠지면 헤어날 길이 없기 때문에 관리자인 내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실무자들에게 탈북난민 문제는 취급하지 못하도록 해야 했다. 이것이 현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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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사회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일지라도 원리는 똑같다. 복지 자체는 돈이 안 되니 어디서든지 돈을 끌어와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대부분의 예산은 호주 정부에서 받지만 일부는 문제를 발생시킨 당사자에게서 돈을 받아 집행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를테면 도박 중독 치료나 담배금연 운동 같은 일 등이다. 카지노에서 내놓은 돈을 가지고 도박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하고. 담배회사가 내 놓은 돈을 가지고 금연 캠페인을 한다. 그런데 회의 때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항상 예산을 얼마나 따 내느냐 하는 일이다. 카지노는 도박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담배회사는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는데 그들로부터 병아리도 아닌 벼룩의 눈곱만큼도 안 되는 돈을 타내기 위해서 복지관계자들은 머리를 짠다. 그렇게 사업적으로 머리를 쓰다 정작 돈이 필요한 이들은 외면하게 되는 이게 바로 복지 코미디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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