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술마셨다.
자세한 상황은..... 그래..... 비밀로 해두기로 하자.
이것저것 비밀이니까. 군대라는건....
아무리 싫어도 나는 자긍심을 가지고 행동할 수 밖에 없다.
안그러면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다칠 수 밖에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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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도,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은 너무나도 힘이 든다.
엄청난 양의 업무에 매일 시달리면서도
매일 술을 마시고
그러면서도 정해진 시간보다도 한참?일찍 출근해야되고,
그러면서도 멀쩡한 정신으로 일과를 시작해야되고
그러면서도 나보다 나이 많은 부사관들을 챙겨야 하는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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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힘들다고 그랬더니
울 아부지가 하지도 않던 꼰대질을 하더라
군대란, 전쟁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개판 떡판 치더라도
결국엔 그게 그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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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차라리 그냥......
무책임해지고 싶다.
나라가 망하든
나라를 팔아먹든
그냥 내가 편한대로 있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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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 밑에 사람들이 눈에 밟혀서
하루하루 버티면서 일을 해내는 내가
정말 야속할 뿐이다.?
내 자신이 너무나도 밉다.
무책임해질 수 없는 나 자신을 미워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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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싫다.....
이따위 인간들 때문에
자살하는 것도 자존심이 상한다.
그렇다고 그냥 살아가는 것도
시덥잖은 일에 나를 소모하는 것이기에
내 자존심이 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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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것을 이루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다.
일을 끝내고 돌아와 나의 시간을 갖는다는 그 소박한 소망이
이 나라에서는 사치라는 것에
나 자신을 크게 책망할 수 밖에 없기에
매일 매일이 크게 고통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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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핏줄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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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진심으로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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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를 떠날 수만 있다면
절대로 돌아오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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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쭙잖은?애국심과
어쭙잖은 정의감으로
이 땅에 당신의 발을 딛는 순간,
당신은 해나올 수 없는 지옥에 스스로를 던진 것이란걸
알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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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병역을 마치고 떳떳하리라 생각했건만
살아가는 한순간 한순간이 지옥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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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신분이 금수저이건만
그렇기에 더욱 의무를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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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는?의무를 다할 가치도 없다.
그 누구도 이 나라를 책임져주지 않는다.
?
나는 그냥 죽고싶다.
나의 핏줄을 저주하고
나를 이 나라에 낳은?부모님을 원망한다.
내 삶에 유일한 죄악이 있다면
이 나라에서 태어난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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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내 삶이 이토록 절망과 좌절에 휩싸이게 만들었을까.
?
신에게 기도해도
나의 몽롱한 정신에서는
그들의 답을 읽어낼 수가 없다.
단지 눈앞의 파멸과 고통만이 나를 기다릴 뿐이다.
?
아아아...........
?
?
니가 하는 고민은 그거는 사회에서 들어줄 고민이 아니란다. 단지 사회의 타락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