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주의력, 집중력을 잃고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과정 (첫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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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의 부족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한 곳에 오래도록 붙잡아 두지 못한다는 얘기를 했었다. 그것은 내 주변이 바쁘다고 느끼기 때문이며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그런 환경에?빠지게 만든다면 그를 바보로 만드는게 가능하다는 얘기도 했었다. <지난글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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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출산한 엄마들이 유독 건망증에 시달리는 이유는 그들이 아이를 낳는 순간 뇌세포에 문제가 생겨서가 아니라 시간적으로, 육체적으로 주변에 마음을 기울일만한 여유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남자들의 경우도 군대에서 비슷한 과정을 볼 수 있다. 이제 막 입대한 이등병들은 그들이 외워야 할 서열목록과 업무내용들, 해야만 하는 넘쳐나는 일들과 선임병들이 쏟아내는 언어적, 육체적 폭력에 오래도록 노출이 되면 당연하게도 늘 긴장에 휩싸이고 주변을 제어할 기력은 바닥이 나며 그러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새 누군가를 향해 터질지 모를 "분노" 가?쌓이게?된다.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독일교수가 어째서 자신의 똑똑하고 명석했던 학생들이 군대만 갔다오면 자신을 교주처럼 모시고 시키면 시키는대로만 하는 멍청이가 되어 돌아오는지 모르겠다고 책을 펴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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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에게나 그에게 "해야만 하는 일들" 을 넘쳐나도록 떠 넘기고 채찍질하면 곧 그는 만성적인 긴장과 불안상태에 묶이게 된다. 때문에 이러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즐거운 마음으로 집중을 한다는 게 가능할 수가 없다.?"빨리하기" (또 다른 급한 일이 기다리므로) 와 "대충하기" (주의력을 온전히 쏟을 수 없으므로) 그리고 "게을러지기" (무기력에 시달리므로) 의 생활태도가 자기도 모르는 새 습득이 될 뿐만 아니라 쌓이는 "분노" 는 만성피로,?만성스트레스를 불러오고 심한 경우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화" 를 느끼거나 "불안" 을 느끼게 된다.?게다가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결국 "습관" 으로 굳어지는데, 이쯤되면 제어력의 임계치를 넘어서 인격에까지 영향을 미친다.?자신의 "화" 를 푸는 방식을 기형적으로 습득하여 누군가를 억울케 하는 일에 묘한 쾌감을 느낀다거나 (신경증 연구에서 "복수" 라는 주제로 다뤄진다) 또는 자신이 겪는 불합리와 불공정은 인내해야 하고 순순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순교자적 신경증을 앓게 된다. 두 경우 모두 쌓여진 분노가 외부 또는 내부로 향하게 된 케이스일 뿐 "화"?그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뒤로는 자기비하라는 다음 단계가 입을 벌리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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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쁨은 '이해' 을 도태시키고 강요된 암기는 '복종' 을 의심없이 따르게 한다. 네 자신의 생각, 네 자신의 느낌따위는 중요치 않으며 다른 사람들을 흉내내거나 강한자에 의존하고?대중의 무리에?섞이는 게 힘 안들이고 사는 방법이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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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 집중력을 잃는다는 건 쉽게 말해 내 자신의 생각, 내 자신의 주관을 잃는다는 얘기다. 그렇게 휩쓸리고 동요하는 생활에 이리 치이고 저리 넘어지며 정신없이 순간순간을 소비하게?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으로 내 머릿속을 무장하고?무시당하지나 않을까?눈치보며 다른 이들의 행동을 흉내내는 동안 '내 본연의 개성' 은 무시되고 심적 갈증은 더욱 더 자극적인 문화에 목을 매게 하며 내 자신을 들여다보는 지성은 점점 힘을 잃어간다. 급기야 이 악질적으로 반복되는 상황 끝엔 극심한 무기력과 자기비하 그리고 분노가 기다리고 있다. 세상을 지옥같다 느낄 것이다. 마음의 공허는 무언가를 자랑해야만 내가 자랑스럽다 느끼고 무언가를 비난해야만 내가 열등하지 않다 느끼며 무언가를 가져야만 내가 풍요롭다 위안을 얻는다. 타인의 평가로 내 자존감이 좌지우지되는 꼴이라니, 결국 내 욕망이 아닌 타인의 욕망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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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집중을 하고 수분만 흘러도 머릿속은?생뚱맞은?잡념들의 경연이 펼쳐진다.?응팔의 택이가 이창호를 모델로 한 것인지, 오늘 저녁 반찬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글에서 내가 얻고싶은 정보 즉 어떻게 하면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지는 언제쯤이나 나오는건지, 이놈이 어디서 입에발린 소리나 읊어대는 건 아닌지..?머릿속은?지금 이 순간에 도통 머물지를 못한다. 이런저런 산만한 정보들이 들이닥치고 마치 웹서핑을 하듯 머릿속에 수없이 드나드는 정보들 중 하나에 링크를 타고 어딘가로 떠다니다가는 갑자기 엇??내가 지금 읽고 있던게 무슨 내용이었더라 기억조차 없어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아니, 어쩌면?원래 하려던게 무엇이었는지조차?잊어버리고 다른 일을 하고 있을지도?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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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을 훈련하기 위해 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사실 착각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뒷부분 생략





  • ㅂㅂ
    15.12.16
    저번글보다 약간 깊이가 얕아진듯 하지만 그래도 다시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글. 집중력 결여... 이게 문제인지 아닌지에 대한 토론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오늘날 만연한 주의력 결핍은 (낮은 강도의 스트레스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득보단 해악이 압도적으로 많은 대부분의 사람들(나를포함)이 고쳐야할 문제라고 생각함.

    게을러지며 산만해지고 이 모든것을 외부의 잘못으로 돌려버리는 자기합리화를 위한 책임회피... 이나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산업화된 국가의 청소년, 청년들이 겪는 현상. 이게 자기 잘못만은 아니라는건 너무나 명백하지만 할 수 있는일 마저 하지않게 되며 무기력이 스스로를 장악하게 만들고 있는게 바로 주의력 결핍인듯 하다.

    언제쯤 부터인가 나는 시간을 알지 못하면 불안감에 사로잡혔으며 시간을 몰라도 될때는 현실도피를 용이하게 하는 게임, 알코올 섭취할 때 뿐이었던 것 같다. 그냥 앉아서 책한권 여유롭게 읽어보거나 하물며 아무런 생각없이 지는 석양을 바라본지도 너무나 오래된 것 같다. 신문이나 잡지를 한페이지의 절반도 읽지않은채 넘겨버리고 내 취향에 맞지 않는다 싶으면 한순간도 주저하지 않고 눈을 돌리고 귀를 닫는 이 성향이 효율적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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