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육헬윤회
15.11.27
조회 수 424
추천 수 3
댓글 1








전에 民이 원래는 노예를 뜻하는 단어였다는 글(http://hellkorea.com/xe/board_GDUi27/341700)을 쓴 적이 있다. 한쪽 눈을 찔러서 멀게 만든 노예가 원래 民의 뜻이다. 한쪽 눈이 멀면, 생산활동은 계속할 수 있어도, 전투능력은 상실하기 때문이다. 전사 계급이라는 것이 따로 있다는 것이, 단순히 무기를 손에 얻기 위해서 상당한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 말고도, 어쩌면 그 당시에는 전투가 가능한 신체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지도 모르겠다. 전투가 불가능하다는 말은, 무력을 독점하는 지배계급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

하지만 계속해서 피지배민의 한 쪽 눈을 멀게 할 수는 없었다. 아마 그런 상황은 이미 춘추시대 초기에 찾아왔을 것이다. 한 쪽 눈이 먼 생산계급의 생산력이 양쪽 눈이 멀쩡한 생산계급의 생산량, 생산효율을 따라잡을 수 없는 시점. 그래서 안전하게 피지배민의 한 쪽 눈을 멀게 해서는, 자신의 나와바리가 이웃 나라의 지배계급 놈들에게 위협당하는 상황 말이다. 그리고 그 시점에 지배계급은 눈을 떴을 것 같다. 피지배민은, 무기력을 자신들의 자녀들에게 학습시킨다는 사실에.

?

현대의 피지배민들은 부당한 지배에 항거하지 않는다. 부당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폭력으로 저항한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그들의 한 쪽 눈이 날카로운 물건에 의해 훼손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저항할 능력을 상실한 民이다.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지배층이 되고자하는 욕구는 계속 가지고 있다. 나는 이것이 본능에 가깝긴 하지만, 또한 그런 욕망이 꺼지지 않도록 지배층들이 잘 관리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자포자기한 인간은 생산에 도움이 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

피지배민은 (폭력을 써서는 안된다는) 윤리와, (자기도 지배층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서로 모순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도록 관리되어야 한다. 지배층이 허락한 방법으로 지배층으로의 편입이 가능하다는 명백한 기만을 믿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말하는 자들이 다음으로 할 일은 당연히, 너무나도 자연스럽게도, 출세길을 막은 것일 테지만, 그런 사실을 지적하는 사람은 보지를 못했다.

?

출세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피지배민이 곧바로 위험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사회는 다원화 되었고, 피지배민은 서로 소통하지 않는 다양한 그룹으로 나누어져 있다. 피지배민의 좌절과 분노를 상호파괴로 유도하는 것은 이제 정치의 영역에서 행정의 영역으로 내려와 있다. 서로가 서로를 폭력적이라며 비난하도록 만드는 구조를 깨닫는 사람은, 그 중에서도 또 소수에 불과하다. 그리고 깨달은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또 분열한다. self-sustained hell-circuit 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

답답해서 적어 봤는데, 마무리를 어떻게 하지?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정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헬조선 관련 게시글을 올려주세요 73 new 헬조선 76644 0 2015.09.21
3560 영화 더 록 같은 상황 안 터지는게 신기한 헬조선 군대 2 new 高元龍 481 3 2015.11.30
3559 헬조선은 순진하고 정직,착한 사람이 살기 매우 힘듭니다 7 new 트윅스 515 6 2015.11.30
3558 탈조선 겟판에 sammy란 분 때문에 검색해봄<궁금하신 분 보세요> 1 new 후움움 417 2 2015.11.30
3557 롤 헬좆선 섭 해결책 3 new 심영의짜씩 443 6 2015.11.30
3556 갓한민국....또다시OECD 1위탈환.... 1 newfile 다이쪽본시대 348 6 2015.11.30
3555 디시위키에 헬조선과 헬본에 대해 재밌게 정리 되어 있네요. new 조세니스탄 582 4 2015.11.30
3554 제 생각에 이 나라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4 new 트윅스 434 6 2015.11.30
3553 헬조선의 특징 6 new 트윅스 719 9 2015.11.29
3552 도배 반복의 심리 ?? 2 new 헬리헬성 302 5 2015.11.29
3551 19 비밀스러운 욕망을 풀어주네요.. newfile 한죽아 344 0 2015.11.29
3550 1990년(흔히 살기 좋았다고 말하는 시기)나 지금이나 내집 마련은 매우 힘든 일인 것 같음. 1 new aircraftcarrier 483 0 2015.11.29
3549 '싸늘한' 연말 경제 성적표..곳곳 이상징후, 문제는? 3 new 민족주의진짜싫다 386 6 2015.11.29
3548 난 여기서 헬조선 실컷 까니까 3 new 기행의나라=헬조선 437 9 2015.11.29
3547 송곳의 정부장이 딱 그거다... 1 new 일뽕극혐 401 3 2015.11.29
3546 노브레인 - 호로자식들 2 new 박끼리 233 5 2015.11.29
3545 노브레인 - viva 대한민국 2 new 박끼리 253 4 2015.11.29
3544 노브레인 - 청년폭도맹진가 1 new 박끼리 240 3 2015.11.29
3543 나는 생각하고싶다 그리고 1 newfile gnothiseauton 215 3 2015.11.29
3542 노브레인 - 십대정치 1 new 박끼리 230 2 2015.11.29
3541 20년간 맞벌이해도 생활비만 겨우… 기형적 소득분배 '민낯' new 민족주의진짜싫다 358 4 2015.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