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라는 사람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프랑스 철학자이며 세계대전을 경험하며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하는 냉전시대를 살았다. 이 사람이 비판받았던 가장 큰 이유가 냉전시대에 공산국가에 대한 사랑때문이었는데 공산주의 사상에 매료되어 그것이 현실로 사회에 적용되는 것을 보자 인류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는 생각에 자본주의체제를 거의 매도했다. 체게바라 같은 공산국가의 혁명가들을 직접 만나는 대담한 행동을 보이기도 하며 공산국가의 좋은 홍보가 되어주었다. 말기에는 공산주의 이념이 실현되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체감하며 현실에 적용되었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하며 자신의 행동에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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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남긴 말중 가장 유명한건 당연히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L'existence precede l'essence' 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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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다양한 방면으로 여러 의미를 지니며 자신의 존재의미에 대한 설명을 하는 종교에 대한 부정을 하며 무신론자들의 사상에 박차를 가하는 의미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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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의 설명은?인간은 태어날 때 부터 자신의 존재가치가 정해진채 태어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며 그로 인해 다른 것들과 차별된다고 주장한다. 의자와 목수를 예시로 들었는데 의자는 목수의 의도에 의해 만들어 졌으나 목수는 자신의 의지로써 목수가 되었다는 얘기다. 니체의 사상과도 닮은점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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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의 의미는 자신의 삶속에서 스스로 내린 결정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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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대의 사람들이 공감하긴 어려울 수 있다. 이미 태어나기 전부터 정해진 역할로써 자신의 본질이 부모(그들 역시 정부, 기득권층, 주변인들 즉 환경을 통해)에 의해 정해져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너무나도 좁은 선택지?만이 주어지는데?그 안에서 인간의 실존이 존재한다는건 사르트르가 봐도 무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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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나라의 사람들은 이미 본질이 실존을 앞서고 있다. 자신의 존재이유는 나라나 부모나?미래세대나 사회에 공헌하기 위함이며 자기자신의 실존은 추구하지 못한다. 나라와 사회라는건 개개인이 모여있지 못하다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허상이다. 그 허상의 실존은 존재 하지도 않으며?인간의 목적에 의해 만들어진 본질 그 자체이다.?그것에게 자신의 본질을 규정당하고 있으니 더럽고 부패한 정치, 집중된 권력과 부,역설적이게도 본질이 본인을 위한것이 아님에도 남에대한 배려가 부족한 이 사회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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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도 자신의 본질이 자식들의 부흥에 있으며 스스로의 삶의 의미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식들 역시 부모의 사상에 엮여 본질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는것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양쪽다 망한다. 그리고 서로를 비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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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층도 실존이 본질을 앞서지 못한다. 그들 역시 태어나 저런 부모자식간의 악순환에 엮이며 그들에게 역시 역할이 주어진다. 그리고 그 본질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는다. 부모세대가 물려준 아래사람을 정복하는데서 오는 쾌감, 자본의 이용을 통한 물질적인 풍요가 본질이 되어버리며 그것 이외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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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탈조선을 꿈꾸는 자들역시 탈조선 자체가 목적이 되었다면 마찬가지이다. 규정된 삶안에서 몇안되는 대안을 찾아 나섰고 결국은 시대의 흐름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부적응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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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가 말한 실존은 본질에 앞서는 인간은 어떤건가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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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간단하다. 탈조선을 했든 이나라에 남아있든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정은 자신 스스로 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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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압으로 선택한것도 결정아닌가? 거기까지 가면 나무가 책상이된것도, 온몸이 벗겨진채 평생을 살아온 곳을 강탈당하며 인간의 눈에 띄어 톱으로 갈리어 분해당한채 팔은 다리가 있을 부분에 입이 있어야 할 곳에 주먹이 들어가게 되는 책상이 되는것도 스스로의 의지며 결정이며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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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존이 본질을 앞서는가? 이 나라의 이 시대를 사는?사람이라면 한번 생각해볼 만한 문제인것 같다.
저는 그러한 의미로 파악하기보다는.... 애초에 사람들이 탄생한 이유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다, 신에 의해 사명이 부여되었다와같은 관념을 논파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이라고 생각되네요.
외압으로 결정한 것을 실존주의적 관점으로 바라본다는 게 상당히 이상하군요. 헬조선 지배층에 대한 일종의 정당화인건가요? 그것 또한 일종의 '본질'에 해당한다고 생각해요.
애초에 '본질'이란 후천적으로 주어지는 개념에 불과하기는 하나, 사실상 헬조선에서는 이러한 '본질' 이 강요되는 사회입니다.
이걸 자유의사에 따른 결정이라고 한다니 일종의 넌센스로군요.
오히려 헬조선에서의 강요된 '본질'을 인식하고, 거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는것이 바로 '탈조선' 이에요.
기존의 이민과는 다른, 탈조선이야말로 자신의 실존을 찾기 위한 노력이라고 보아야 하겠지요. 그래서 비록 이민을 못갔을지라도 정신수양을 통한 정신의 탈조선이라는 말이 성립하는 이유이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