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끔 봉사활동 가는 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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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병신같은 놈들이 강사랍시고 시간당 50만원 받고 개소리하고 가는 그런 곳이다.
물론 할배/아재/아지매들 모두다?국뽕에 취한지라 강사들의 개소리는 교회 말로 은혜로운 말씀으로 들리나 보다.
"할렐루야" "아멘" 소리만 없었지 완전 교회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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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는 어떤 강사가 이런 소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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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어렵습니다. 나라가 어렵고 기업이 어렵고 청년들이 어렵습니다.
N포세대..... 네, 현실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고치를 뚫고 나오는 고통을?겪고서야 아름다운 나비가 되고,
껍질을 깨고 나오는 고통이 있어야 건강하고 튼튼한?새가 됩니다.
남이 깨준 껍질.... 그 새는 오래 못삽니다.
그러니 자제분들....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고통없이 성공 없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 아시죠??
고통을 이겨야 성공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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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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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이 끝나고 울리는 박수소리를 뚫고,?내가 케어하던 장애인이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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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님~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는 잘 알겠는데요.
그런데 강사님도 고통이라는 건 겪어보지 못하신거 같네요.
진짜 고생하신 분들은 그렇게 말하지 못할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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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구요.
나비는 고치를 뚫고 나오면 나비가 된다는 보장이 있고,
새는 알을 깨고 나오면 새가 된다는 보장이 있어요.
걔들은 운명이 그렇게 정해져 있어요. 유전학적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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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 청년들에게는 고통을 이겨내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요.
고치에서 나오니 번데기 삶는 가마솥이고,
알에서?나오니 후라이팬인게 한국청년들의 삶이예요.
뭘해도 다?되던 강사님의 젊은 시절 얘기를 요즘 청년들에게 하시면 꼰대소리만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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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가 더듬더듬 변명 비슷하게 말했지만,
이미 찬물을 끼얹은 듯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다들 자식 생각에 상념에 잠기고 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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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번 넘게 면접만 보다 포기하고 공사장으로 간 아들,
아예 면접볼 기회조차 못받고 결국 집에서 게임만 하는 아들,
8년째 취업도 연애도 않고 집에 틀어박혀 블로그/페북놀이만 하는?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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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불과 2시간 전에 한숨쉬며 걱정하던 이야기 아니었던가.....
강사의 강의에 잠시 현실을 잊었던 것 뿐이지.....
고통은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
앞으로도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이 거의 없는 고통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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