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샹그리라
15.11.02
조회 수 357
추천 수 6
댓글 10








제 사촌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사촌형은 84년생으로 31살입니다. 이 이야기는 10년 전부터 시작됩니다. 당시 서울에 있는 항공전문학교를 다니던 형은 3학년 1학기가 끝나고 휴학을 하게 됩니다. 자신이 본 공군 부사관 시험에서 합격했기 때문이죠. 그 후 훈련소에서 열심히 훈련받고 가게 된 곳은 성남이었습니다.?비록 성남은 형의 고항인 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아무런 연고가 없는 곳이었지만 형은 잘 적응했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형 전공은 항공정비여서 그곳에서 수송기 정비를 담당했었죠. 그렇게 차츰 그곳에 익숙해져갈 무렵 교회를 다니며 여자친구도 사귀고, 동호회에도 가입하면서 활기차고 희망이 가득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죠. 형은 그렇게 6년을 미래에 대한 걱정없이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이후 형에게 인생 최대의 시련이 찾아옵니다. 바로 장기근무에서 떨어지고 만 것이죠. 결국 형은 군생활 6년만인 2011년 11월에 군에서 나오게 됩니다. 공군에서 평생을 말뚝 박으려던 형은 그렇게 무참히 국가로부터 버림을 받습니다. 그때 나이 27살 이었습니다. 젊다면 젊고, 많다면 많은 27살. 뭘 다시 시작해보기에는 굉장히 애매한 나이였습니다.?


형이 그렇게 잘리자마자 여자의 이별통보가 이어졌고요.. 형은 결국 학교로 복학을 합니다. 겨우 1학기를 남겨놓은 시점. 근데 웬일인지 학비가 400만원으로 올라있었습니다. 그렇게 돈도 마음도 다 깨지고 맙니다. 졸업 후?항공사에 들어가겠다며 토익과 자격증,?면접준비를 위해 죽도록 노력을 합니다. 그때 토익학원에 든 비용만 수백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3년을 원서 넣고, 면접 보고 심지어 군무원 시험도 쳤는데 다 떨어젔습니다. 그래서 결국 있는 것이라곤 논밖에 없는 김해의 촌구석에 위치한 항공부품회사에 취직했습니다. 처음 전화했을 때 형이 하는 말이 기숙사 제공에 밥도 잘챙겨주고 소규모 팀별로 작업을 한다며 자기한테 딱 맞는 직장이라고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후에 또 전화를 했는데 요즘 일이 엄청 많아서 당분간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일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럼 월급 500정도 주겠네?" 라고 물어보니깐 형이 "그렇게 안주니깐 문제지." 라고 답했습니다. 전 사촌형이 어럽게 들어간 곳인 만큼 괜찮은 직장일 거라 내심 기대했고, 그러길 간절히 바랬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냥 헬조센의 흔한 좆소기업이더군요. 형처럼 경력도 있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 좋은 곳에 취직이 안되는거 보고 솔직히 좀 충격 받았습니다. 결국 노력해도 안되는구나를 다시한번 더 절실히 느꼈죠.?


그리고 형에겐 국뽕증상이 있습니다. 저렇게 경력도 있고, 노력도 했는데 다 떨어졌으면 한번쯤은 구조적인 문제를 탓할만도 한데 형은 끝까지 자기가 노오력이 부족했다며 꿈과 노오력만 있으면 원하는 걸 이룰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지 꼬라지가 저 모양인데도 틈만나면 한국은 살기좋은 나라라고 어찌나 씨부려샀던지. 그런데 형은 그렇게 노오력해서 좆소기업에 들어갔습니다. 즉 결론은 이 나라에서 아무리 노력해봤자 답도 희망도 없다는 걸 국뽕이자 노력충인 제 사촌형이 몸소 보여줬다는 것입니다.?






  • 바카닉
    15.11.02
    항공정비 준비하면 보통 경력쌓느라 부사관가죠?

    27살이 늦은나이가아닌데; 그 형이 착각하신거아닐까요 결국 잘 되셧는데 뭐가문제이신지...

    일에대한 열정은 직장에서 해결하시며 이직을 준비하셔도되고

    돈을 더 받고싶으시면 의대,법대를 가셔야죠...
  • 바카닉
    15.11.02
    항공정비 일이 굉장히 힘들다고들었네요 ㅠ

    항공쪽자체가. 힘내세요 이민하기 좋은직업인데

    국뽕이시면 어렵겟네요
  • 내가좆소
    15.11.02
    ㅋㅋㅋ 8시에서 10시까지면 양반이지. 돈벌려면 몸버려야하고 몸사릴려면 돈을 포기해야함.
  • 샹그리라
    15.11.02
    그렇다면 보통 몇시부터 몇시까지가 양반이 아닌거죠?^^;;
    진짜 궁금해서 그래요. 8시부터 10시까지 일하는 것도 지옥 중의 상지옥인데 이게 양반이라니요.....
  • 내가좆소
    15.11.02
    ㅋㅋㅋ 10까지 하고 바로 지방출장요. 또는 바쁠때 철야 논슬립 36시간 . 헬노예입니다......
  • toe2head
    15.11.02
    그 항공정비 경력 살리면 캐나다로 이민 오고도 남겠구만..
  • 캬! 이맛헬이다!
  • 할랄라야
    15.11.02
    국뽕에 취해서는 답이없어요 마약보다 위험한게 국뽕이거든요
    목적이 어디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님의 사촌형같은경우엔 그냥 저렇게 사는게
    맘에 편할수도 있겠네요. 여기있는 사람들같은 개몽이 일어나지 않는이상 탈조선은 물건너갔습니다
    나이도 있으니 좀더 늦으면 힘들다고 봐야겠네요
  • rob
    15.11.03
    국뽕 함 심하게 맞으면 약없다... ㅉㅉㅉㅉㅉ
  • 헬헬헬
    15.11.06
    국뽕만 걸러지면 충분히 잘 돼겠네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조회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헬조선 관련 게시글을 올려주세요 73 new 헬조선 9672 0 2015.09.21
24330 막장테크 탄 헬조선! 망하려면 빨리 망해야 할텐데... 1 new 맬더스인구절벽론 356 5 2016.09.18
24329 80대 어르신 노부부 스스로 목숨을 .... 1 new 국뽕충박멸 356 7 2016.09.16
24328 한국 화폐 vs 달러 8 new 아스페르 356 1 2016.08.28
24327 땅에 떨어진 법의식…“준법이 밥먹여줍니까?”... 6 new 진정한애국이란 356 9 2016.07.17
24326 다른집 아재들도 누구 찍었냐고 물어보냐? 5 new 다프 356 6 2016.04.13
24325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힘들었다고 봄 3 new 평등 356 3 2016.04.09
24324 1350원에 팔린 양심…지하철 부정승차 32% 급증... 1 new 진정한애국이란 356 3 2016.03.31
24323 헬조선 기업 내부 현황을 알수 있는 영화 new 이민가고싶다 356 3 2016.03.22
24322 조선인들 종특 2 new AndyDufresne 356 5 2016.01.31
24321 구직활동 하면서 느낀 대한민국 2 new 거짓된환상의나라 356 8 2016.01.10
24320 헬조선 먹거리 헬무원 2 new 고투더헬조선 356 8 2015.12.21
24319 도심 ‘쥐 떼’ 출몰…길거리 쓰레기통 골칫거리... 4 new 진정한애국이란 356 4 2015.11.21
24318 스티브 유가 욕먹는 이유를 모르겠다. 11 new 조세니스탄 356 5 2015.11.18
24317 일본은 더이상 한국을 필요하지 않는다. 2 newfile 이거레알 356 8 2015.11.18
24316 헬조선의 병신같은 민족성 3 new 기행의나라=헬조선 356 5 2015.11.16
24315 고3 인생 상담좀 13 new 폴리스 356 4 2015.11.10
24314 국뽕주의. 헬조선의 예술. 6 newfile rob 356 7 2015.11.05
24313 헬조선을 팔고 다른나라로 간다고해도... 7 new 양송이스프 356 7 2015.10.29
24312 역겨워지는 헬좆선 언론의 습관적 어휘선택 4 new 무간도 356 6 2015.10.29
24311 짜증나는 친척형.. 1 new 진정한애국이란 356 1 2015.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