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맬더스인구절벽론
15.10.08
조회 수 465
추천 수 3
댓글 3








뚠뚜니, 핑프, 세젤, 사바사, 낄껴…. 어느 나라 말일까? 최근 소셜 미디어에서 본 ‘20대가 많이 쓰는 용어 10개’에 포함된 말인데 내게는 외국어도 아닌 외계어 같았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기 전까지 단 하나도 무슨 뜻인지 몰랐다. (뜻을 일일이 소개할 수 없으니 관심 있는 분은 찾아보시길.)

대학에 근무해서 20대들과 부대끼며 사는 편인데 그들의 용어를 이렇게 몰랐다니 다소 충격이었다. 다행히(?) 주변의 20대 중에도 이런 용어를 모르는 청춘들이 제법 있어서 위안이 되긴 했지만. 젊은이들은 신조어를 너무 모르는 친구를 보면 ‘화석 발굴’이라고 부른단다.

사실 언어의 세대 차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세대 간의 언어 격차가 과거보다 더 많이, 더 빠르게 벌어진다는 느낌이다. 언어는 소통의 도구인데 세대 간에 말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용어가 다르면 이건 문제다. 남북 간의 언어 차이보다 세대 간의 언어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는 사람들도 있다.

신조어는 계속 만들어지는데, 나중에 뜻을 알고 이해와 공감이 가는 정도라면 그나마 괜찮다. 세류를 거스를 수는 없지 않나. 요즘 어르신들도 카카오톡을 하면서 이모티콘을 즐겨 쓰듯이 말이다. 그런데 뜻과 상관없이 단어를 마구 축약하거나 욕설 같은 상소리와 섞으면 같이 쓰기는커녕 듣기도 불편해진다.

예를 들어 멋진 이성을 만나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은 ‘심쿵’이라고 하고, 아주 재미있는 것을 ‘꿀잼’이라고 하는 것은 애교스럽다. 그러나 매우 잘 생겼다는 말을 ‘개존잘’이라고 하듯이 ‘개’나 ‘존’, ‘존나’와 같은 말을 붙여서 강조의 느낌을 더하는 것은 기성세대에게는 상스러워 보인다. 꼰대라는 말을 들어도 할 수 없다. 세대를 떠나서 좋은 느낌과 정서를 담은 우리말을 신조어에 사용하면 어떨까 싶다.

그러나 정말 걱정되는 것은 혐오와 비하, 갈등을 촉발하는 사회적 언어들이다. 예로도 쓰고 싶지 않지만, ‘지잡대’라는 말 앞에서 수많은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서울공화국에 대학서열주의의 중병에 걸린 사회임을 역설적이지만 이보다 잘 드러내는 말도 없다.

‘개한민국’ ‘망한민국’ ‘헬조선’ ‘지옥불반도’는 또 어떤가. 이 신조어들은 제 579돌 한글날을 앞둔 우리말의 부끄러운 현주소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현주소이다. 언어는 사회 현실을 반영한다. 실제로 ‘헬조선’은 2010년에 인터넷에 등장했지만, 많이 쓰이지 않다가 세월호 참사, 청년실업,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반감이 심화하면서 최근 들불처럼 번진 말이다. 7포 세대라고 불리는 요즘 젊은이들이 어찌 이 말에 끌리지 않겠는가 싶다.

한글날을 앞두고 이 글을 처음 쓸 때는 젊은이들에게 아름다운 우리말을 사용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생각을 거듭할수록 그 말로 결론을 짓기가 어려워진다. 극단의 사회적 언어들은 원인이 개선되지 않는 한 계속 재생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언어의 문제를 넘어서는 사회의 문제다. 그러니 우리 사회가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는 것이 먼저다. 그러면 젊은이들의 가슴도 자연히 희망과 사랑의 언어로 채워지지 않겠는가.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정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헬조선 관련 게시글을 올려주세요 73 new 헬조선 91751 0 2015.09.21
2173 킹석열 버러지새끼 스스로도 이미 루저인 병신새끼에게 본좌가 하고싶은 말. newfile John 192 0 2023.11.03
2172 "양념치킨서 나왔다"…양념 안묻은 바퀴벌레로 환불 요구한 배달거지=킹석열이 친구 MZ newfile John 184 1 2023.11.03
2171 헬쥬신 이대로 10년만 더 버티면 멸망이다. 씨발 멸망축하다. new John 221 0 2023.11.03
2170 지역별 차등 임금 적용하려면 9 new 노인 201 0 2023.11.04
2169 미국과 월가세력들에의해 싹쓸이 당한국가들 new 킹석열 176 1 2023.11.04
2168 헬조선은 군부가 다시 집권할듯 new 킹석열 636 0 2023.11.04
2167 수구집권세력들 여성징병추진하다가 2 new 킹석열 226 0 2023.11.04
2166 이준석은 다시 윤석열한테 돌아갈거다 new 킹석열 180 0 2023.11.04
2165 수구집권세력들 서울의 김포통합에대해 2 new 킹석열 296 0 2023.11.04
2164 김해시, 양산시를 부산시와 통합하자는 국힘 2 newfile 노인 177 0 2023.11.04
2163 헬조선멸망이 문제가 아니라 new 킹석열 503 0 2023.11.04
2162 빈대나 쳐 옮기고 댕기는 미국과 유럽 그지새끼덜. 4 new John 223 2 2023.11.04
2161 보지 인생은 애새끼를 낳아야 효용성이 느껴지는 인생이지. 자기부정해봤자 자신만 망가질 뿌운. new John 210 1 2023.11.05
2160 솔직히 백마보지새끼덜이 한국에서 적응하려면 하류부터 올라가야제. new John 215 1 2023.11.05
2159 비트코인은 멸망 중. new John 206 0 2023.11.05
2158 서울+김포 vs 부산+양산+김해 1 new 노인 271 0 2023.11.05
2157 한국경제 기레기와 윤서인이 알아야할 사실 : 쉽게 직원 해고되는 환경 1 newfile 노인 200 0 2023.11.05
2156 윤석열 되게 급했나 보네 공매도 전면 금지. 1 newfile John 344 1 2023.11.06
2155 역사, 연대표도 엉터리인 모조리 가짜. newfile John 226 0 2023.11.06
2154 공매도 폐지 후 대공황급 떡락 new John 214 0 2023.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