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페북 인싸"들에 의해 더더욱 퍼져나가고 있는 인싸/아싸드립을 들여다보면 한국 문화의 핵심이 담겨 있다.
이 드립에서는 한 집단 내에서 임의로 주류와 비주류를 나눠놓고 스스로 양 쪽의 아이덴티티를 정의하는 현상이 발견 되는데,
인싸와 아싸드립에서 주류에 속하지 못한 비주류는 사회성이 없으며 어떠한 가치도 공유 할 수 없는 병신으로 묘사되며
인싸들은 최근에 유행하는 모든 술게임과 화제들에 대해 해박하며 여러 명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광대를 자처하는 인간으로 표현한다.
그런데 이게 웃긴게 뭐냐면 이 두 개의 극단적인 아이덴티티를 인싸와 아싸들이 스스로 자칭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20~30대들은 이 주제에 대해 큰 괴리감 없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인싸/아싸 현상은 아예 토착화 되어 있으며 젊은 층에서는 인싸/아싸의 분류가 메인스트림화 되었다는 것.
이 드립이 인터넷에 떠도는 수 많은 드립과 별 다르지 않다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이 사회의 젊은 층들이 가지고 있는 주류에 대한 선망, 질투, 집착 등의 감정을 엿 볼 수 있다.
아싸들은 인싸들이 즐기는 술자리들과 인간관계들에서 시기를 느끼며 그렇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비관하고
반대로 인싸들은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아무 의미도 없는 인간관계에 집착하며 자기가 속해 있는 집단을 유지하려 애 쓴다.
가만보면 아싸들만 인싸들을 선망하는 것 같아도 더 가까이서 관찰하면 소위 인싸라는 인간들이 얼마나 외로운지 알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을 주류라 자위하며 자기가 일궈 놓은 인맥을 자랑 하듯이 말하지만 알다시피 카톡/인스타/페북에 친추 되어 있다고 진짜 내 친구라고 하기 어렵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열등감을 한 집단으로 만들어서 주류라 자칭하고 그 이외는 비주류라 배척하는 현상은
고압적인 알콜 중독자 아버지에게 밤 마다 매질을 당하는 아들이
학교가서 자기보다 덩치가 작은 아이들을 때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과 별 다를 바가 없다.
인생에 단 한번도 자신이 생각하는 "주류"에 껴본적이 없는 이들이 대학교나 새로운 사회 환경에 처하게 되면서
두 번 다시는 비주류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싫어 발버둥 치는 상황을 희화화하여 자신의 상황에 대해 안도를 느끼고
겉으로는 같이 웃어주며 자신은 한번도 "아싸"가 아니였던 척을 하는 것.
마치 헬조선의 유구한 돌림빵 역사를 숨기고 늘 잘나갔던 것처럼 으스대는 한국인들의 모습처럼
인터넷에서 치는 인싸와 아싸드립은 이미 산산히 부숴진 자신의 자존감을 마주하기 싫은 이들이 도피 수단으로 만든
셀까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