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노인
18.06.24
조회 수 465
추천 수 0
댓글 0








B8B9495C-A1A4-49D8-A90C-92FD400D91FC.jpeg

 

[Why] '헬조선'은 불평분자들 마음속에

 

나도 서울대 가고 싶었다. 일단 폼이 난다. 누가 어느 대학 다니느냐고 물으면 별로 밝히고 싶지 않다는 듯 시큰둥한 목소리로 "S대요"라고 하거나 "울대요" 대답하는 것,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은가. 그러나 성적표에 적힌 아래위 숫자 중 어느 것이 전체 인원이고 어느 것이 등수인지 구별할 수 없으므로 다소 파렴치한 욕심이었다. 당연히 못 갔다. 그래서 서울대 아래 아래 그 밑에 또 아래 아래에 있는 대학에 갔다(성적이 그 지경이면서 어떻게 대학에는 갔느냐고 물으신다면 국어와 영어가 암기 과목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강했기 때문이다). 대학에 가서 알았다. 중·고등학교 시절 신나게 놀아 젖힌 대가가 얼마나 가혹한지를. 사람대접을 받지 못했다. 소개팅 자리에서는 석조(石造) 인간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실력이 없어서 못 간 것이라 하나도 분하지 않았고 서울대 다니는 애들이 대접받는 것을 시샘해 본 적도 없다. 서울대 못 간 놈이 비슷한 대접을 바란다면 그건 정말 나쁜 놈이다. 최소한 나쁜 놈은 되고 싶지 않았다.

나도 삼성 가고 싶었다. 같은 이유로 역시 못 갔다. 대신 정규직이라는 사실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직원 열 명 미만의 회사를 전전했다. 대접 못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인격적인 모독이나 불합리한 근무 조건을 감수해야 했고 임금은 수시로 떼였다. 거래처에 갈 때 든 교통비를 정산받지 못했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고 억울했지만 반복되다 보니 견딜 만했다. 어지간한 거리는 걸어서 다녔다. 사장은 어디서 놀다 들어왔느냐고 타박하기 일쑤였고 늦을 수밖에 없는 그럴듯한 이유를 개발하는 게 중요한 일상이었다. 야근하다가 차가 끊기면 택시를 타는 대신 사무실에서 잤다. 처음에는 바닥에서 잤지만 요령이 생기니까 책상을 싹 치우고 그 위에서 자는 비법도 터득했다. 난로에 석유가 떨어지면 파카를 두 겹으로 입고 버텼다. 한번은 너무 추워 석유를 주문했는데 당연히 내 돈으로 냈다. 다음 날 빤히 알면서도 사장은 줄 생각도 안 했다. 물론 받을 엄두도 못 냈다. 그냥 그렇게 살아야 하는 줄 알았다. 운이 닿아 처음으로 직원이 100명 정도 되는 회사를 다니게 되었을 때 역시 처음으로 교통비 정산을 하면서 눈물이 났다.

청년 실업이 심각한 문제라고 하는데 100% 동의하기 어렵다.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라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다. 학교에 부스를 설치하고 취업 상담을 하는 업체들에 물어보면 작은 회사에는 전혀 관심을 안 보인단다. 작은 데다 지방이면 절대 안 간다. 학벌이나 실력에 따라 차등의 대접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피나게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눈앞의 즐거움을 희생해가며 도서관을 들락거린 애들에 대한 모욕이다. 노력의 대가를 바라는 것이 당연하듯 노력하지 않은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고교생의 70~80%가 대학에 진학하는 기이한 현실에서 단지 4년제를 나왔다고 좋은 일자리를 고집한다면 거울부터 다시 볼 일이다.

'세상은 고수들에게는 놀이터고 하수들에게는 지옥이다'라는 영화 대사가 있다.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이 대사에 정신이 번쩍 들어야 한다. '헬조선'은 분수(分數)를 상실한 불평분자들의 마음속에 있다. '헤븐 조선' 역시 마음속에 있듯.

조선일보 B7면

 

출처

http://m.chosun.com/svc/article.html?sname=news&contid=2015101602318&Dep0=www.google.co.kr&utm_source=www.google.co.kr&utm_medium=unknown&utm_campaign=news#Redyho

 

 

 

그러면 눈을 낮춰 봐도 직장 못구하는 자는 뭐라고 해야 함?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정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헬조선 관련 게시글을 올려주세요 73 new 헬조선 117069 0 2015.09.21
17123 조센숭과 미국인의 인식 차이와 노래 가사. 3 new 슬레이브 825 1 2017.06.15
17122 한국군대(독) 빠질수 있는법 중고등학생 해외대학 유학 2 new oldanda 742 2 2017.06.15
17121 헬조센 부모. 5 new 슬레이브 737 7 2017.06.15
17120 日, 韓독도훈련에 수용못해 억지…해군 우리땅, 훈련 당연.... 4 new 진정한애국이란 799 1 2017.06.15
17119 왜 해외로뜨라는글이많은지아냐? 7 new 시발넘아 865 4 2017.06.15
17118 여기는 민족주의 안 까나 보네 7 new Uriginal 653 1 2017.06.15
17117 절대 대답 할수없는 질문일수도 있는 질문ㅋㅋ 10 new 좀비생활 769 1 2017.06.15
17116 그런데 물어 볼 게 있지만 73 new Delingsvald 740 1 2017.06.15
17115 헬조선야생국립공원(암컷) 13 new 헬한민국 772 8 2017.06.15
17114 "갈로우"같은 반일오따꾸 날조 선동꾼은 팩트로 조지고 나가야 하지 않겠노!. 4 new 安倍晴明 827 6 2017.06.15
17113 뭐아무튼 정신들차려라 18 new 강하게공격하고탈조선하자 744 3 2017.06.15
17112 남욕해서 득이 되는건 뭔데 8 new 생각하고살자 781 2 2017.06.15
17111 시급 만원으로 올리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해 2 new 생각하고살자 649 2 2017.06.15
17110 혁명만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를 위한 해결방법이다 new 생각하고살자 685 0 2017.06.15
17109 지금 전쟁나면 우리나라는 질수밖에 없어 5 new 생각하고살자 791 1 2017.06.15
17108 다문화를 거부하는 헬조선인 7 newfile 노인 854 2 2017.06.15
17107 생각하고살자 넌도대체 무슨환경에서 7 new 강하게공격하고탈조선하자 787 1 2017.06.15
17106 생각하고살자야 생존기념 질문하나있다 4 new 갈로우 836 1 2017.06.15
17105 '명성황후'가 돌아왔습니다 . 13 new 명성황후 842 2 2017.06.15
17104 세종이 존경해야할 성군? 개소리 작작 지껄이길. ㅡ 존경해야할 진정한 성군은 바로 당 태종 이세민. 7 new 볼온한개인주의자 996 4 2017.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