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20代 무전취식 증가
‘공짜’학교식당 모니터링 치열
18~24세 빈곤율 19.7% 달해
60~64세 노인 20.3%와 비슷
수도권 B전문대에 다니던 정모(26) 씨가 무전취식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였다. 군 제대 후 취업이 되지 않아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다 너무 배가 고파 일단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먹은 뒤 돈을 내지 못했다. 한두 번 어쩔 수 없이 시작했던 무전취식은 점점 잦아졌다. 불법적 행위인 줄 알지만 그다지 처벌이 세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씨는 결국 지난 6월 12일 인천의 한 식당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번엔 상습성이 인정돼 결국 구속까지 됐다. 정 씨는 14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모든 것이 힘들었다”며 자포자기한 목소리로 진술했다. 청년 취업난이 장기화하면서 배고픈 20대들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동년배 취업 경쟁자들과의 비교에서 열등감을 느끼는 상대적 빈곤에 시달렸다면, 최근에는 끼니를 거를 정도로 극단적 빈곤에 시달리는 20대가 적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대학가에서는 끼니를 무료로 해결할 수 있는 ‘학교식당 모니터링단’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교내 식당 식사의 맛과 질을 정기적으로 평가하면서 규정에 따라 일주일에 2∼3차례 무료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S대의 경우, 총학생회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학식 모니터링단을 모집하려 했지만, 7일 오후 모집 공고가 나자마자 지원자가 몰려들면서 조기 마감됐다.
청년 빈곤율은 노인 빈곤율에 버금간다는 조사도 주목된다.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만 18∼24세는 5명 가운데 1명꼴(19.7%)로, 만 25∼29세는 10명 가운데 1.2명꼴(12.3%)로 상대적 빈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만 60∼64세의 빈곤율(20.3%), 만 50∼59세의 빈곤율(11.4%)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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