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끝마다 궁중궁중궁중 하는 사람들에게
한식 세계화를 떠드는 많은 사람들이 궁중궁중궁중 한다.
듣기 정말 민망하고, 이젠 지겹고 지겹다.
조선은 계급사회였다.
그 계급은 크게 나누면 왕족/ 양반/ (중인/) 평민/ 노비이다.
보통의 역사책에서는 왕족을 계급에 넣지 않는다.
왕족은 그냥 당연히 있는 것이고, 양반부터 나누기한다.
이런 생각은 잘못되었다.
왕족은 조선의 한 계급이었고 한반도에서 최고위의 수탈자로 500년을 군림하였다.
조선은 건국초 600만 정도의 인구였고 망할 때 1700만 정도 되었다.
그 중에 왕족이라 할 수 있는 계급은 극소수였다.
전주이씨라 하여 다 왕족인 것이 아니다.
적어도 왕궁이나 왕궁의 부속 건물에 기거하며 왕가의 예산으로 먹고 살아야 왕족이라 할 수 있다.
조선 500년 동안 이 왕족의 수는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왕족이 늘면 권력 집중에 장애가 될 수 있으니 최소의 인원으로 유지하였다.
이 조선의 왕족은 일제에 병합당하면서 일본의 왕족과 합쳐진다.
조선의 왕족은 일본의 왕궁으로 들어가 일본 왕족으로 생활하였다.
모든 예법은 일본식으로 따랐으며 신사참배도 하였다.
조선 왕족의 음식에 대한 관심은 이 일제시대에 생긴다.
일본에서 공부한 한 신식 여성 학도가 조선의 상궁에게 왕족 음식의 흔적을 듣고 기록한 것이 그 시초이다.
나는 그 기록이 조선 왕족의 음식인지 그 상궁(또는 그 상궁의 집안)의 음식인지 따질 생각도 없다.
또 그 한 상궁의 기억이 조선 500년 모든 상궁의 기억을 총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싶지도 않다.
단지 그 음식이 조선에서 살았던 수많은 삶들과 과연 무슨 관련이 있는 음식인가 하는 것이다.
그게 조선을 대표할 수 있는, 나아가 이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음식인가 하는 것이다.
전주의 외식업소에서 개발된 그 오방색의 비빔밥을 두고 궁중비빔밥이라 억지를 부리고 떡을 간장에 볶아놓고 궁중떡볶이라 고집한다.
동아시아 민족들이 다 즐기는 신선로를 두고 조선의 궁중에서만 있던 것인양 떠벌리고 왕족에게 공출당했을 뿐인 특산물을 두고 궁중에 진상하였다고 자랑한다.
이 한반도에서 수천 년을 살아온 대다수의 평민 이하의 사람들에게 아직까지 그 한 줌도 안 되는 족속들의 음식에 대해 경의를 표하라 한다.
그 왕궁 안에서의 탐욕이 우리들의 것이 아니었던 게 그리 아쉬웠는가.
노비로라도 왕궁에 들어 그들의 탐욕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이 시대가 못마땅한가.
정신 좀 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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